아동 최소 75명 사망, 우크라이나 아동 5명 중 1명 난민
홀로 국경 넘는 아동들 인신매매, 학대, 폭력 위험 높아
월드비전, 아동친화공간 통해 정신적 충격 극복 지원 중
3월 24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0일째를 맞이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한 달 만에 최고조에 달함에 따라, 아동들이 목숨을 잃고 인신매매와 학대의 위험에 놓이는 등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UN OHCHR)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아동 사망자가 75명, 부상자가 99명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전체 아동 750만 명 중 150만 명의 어린이들이 안전을 위해 국경을 넘어왔다는 최신 추정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20% 즉 아동 5명 중 1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엘리너 몬비엇 월드비전 중동·동유럽 대륙사무소 총 책임자는 "단 한 명의 아동이 사망하는 것도 비극인데, 우크라이나에서 한 달간의 싸움 끝에 최소 75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것은 정말 참담한 일"이라며 "아동들은 아동기에 보장받아야 하는 삶과 미래를 도둑맞았고, 포격에 대한 두려움과 피란으로 가족과 헤어지고 인한 슬픔에 잠겨 있다"고 말했다.
몬비엇 책임자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보호자 없이 국경을 넘는 아동들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아동인신매매가 일어날 가능성, 학대와 폭력, 착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난민 아동들 중 일부는 심한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고,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부모와 친척들을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등 정신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드비전은 이러한 아동들의 심리적 피해를 우려해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인 후시(Husi), 이아시(Iasi), 시레트(Siret)에서 아동친화공간을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이 외에 15개의 아동친화공간을 추가로 설치 중이다.
이 공간은 아동들이 안전하게 머무르며 전문가들과 함께 안전한 공간에서 놀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도록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아동친화공간을 구성하는 텐트와 장비는 독일 월드비전을 통해 루마니아에 전달됐고, 현재 피란민들이 가장 많이 들어오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설치하고 있다.
미하엘라 나바르 루마니아월드비전 회장은 "자신이 아끼는 장난감, 옷, 심지어 반려동물까지 남겨두고 떠나야하는 급박한 상황이 성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매우 큰 스트레스가 된다"며 "특히 며칠 동안이나 추운 날씨에 장거리를 걸어온 아이들도 있고, 임시대피소를 계속 옮겨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어 아이들에게는 더욱 가혹한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나바르 회장은 "루마니아에 도착한 아동들 대부분이 피난 과정에서 싸움을 목격하거나 더 심한 상황을 목격했고, 자신이 고향이 파괴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 동안 많은 분쟁상황들이 아동들에게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놀이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놀이공간이 아니라, 피난 과정에서 극심한 공포를 경험한 아이들에게 자신이 안전한 곳에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동친화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월드비전은 이러한 심리사회적 지원과 아동보호활동은 물론, 피난 아동들이 추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수용국 정부와 협력하는 장기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루마니아에서 30년 이상 활동한 루마니아월드비전 직원 350명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시작되었을 때 가장 먼저 대응한 NGO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는 곳과 가까운 곳에 물과 식량, 위생키트 및 아동 친화적인 도구, 아동친화공간, 모자 휴게소 난방기 제공 등 피란민들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