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WFP)과 공동연구
21% 학업 불안정, 11% 가족 분리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세계식량계획(WFP)과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를 통해, 난민 및 강제이주 가정의 자립 역량이 아동 보호를 위한 핵심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지역 8개국 난민 및 강제이주 가정 약 3,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최근 전 세계적 인도주의 지원 감소와 식량난 심화로 아동들이 영양 결핍과 학업 중단, 조혼, 가족 분리 등 복합적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가구의 57%는 최근 한 달 동안 가족 구성원이 굶주린 채 잠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21%는 자녀가 학교에 정기적으로 출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11%는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부모와 자녀가 분리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식량 불안 수준이 심각한 가정의 아동은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동보다 조혼 위험이 약 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식량 위기와 빈곤이 단순한 생계 문제를 넘어 아동의 안전과 권리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가정의 자립 역량은 아동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립 역량이 높은 가정의 아동은 △음식이나 돈을 구걸할 가능성이 56% 낮았으며, △생계를 위한 학업 중단 가능성은 38% △조혼 가능성은 33% △가족 분리 가능성은 3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드비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일시적인 인도적 지원을 넘어 난민과 강제이주 가정이 안정적 소득과 생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기적 접근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아만다 라이브스(Amanda Rives) 월드비전 국제 인도주의 정책·옹호·협력 담당 선임국장은 "전 세계 많은 아동들이 분쟁과 강제이주, 식량 위기로 인해 반복적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성장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긴급구호뿐 아니라 가족이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자립 기반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월드비전은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에 △난민의 노동·교육·사회보장 접근권 확대 △예측 가능한 양질의 인도적지원 재원 확보 △인도주의·개발·평화 구축을 연계한 통합적 지원 강화 등을 촉구했다.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인도주의 지원이 감소하는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아동"이라며 "식량 위기는 단순히 먹을 것이 부족한 문제가 아니라 교육 중단, 조혼, 아동노동, 가족 해체 등 아동의 삶 전반을 위협하는 복합적인 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월드비전은 앞으로도 가장 취약한 환경에 놓인 아동들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해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월드비전은 분쟁, 기후위기, 감염병 등 복합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가족을 위해 식량 지원, 긴급상황에서의 교육과 아동보호, 재난 위험 경감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긴급구호 단계 후에도 가정이 지속가능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농업 기술 교육, 소상공인 역량 강화 교육, 지역사회 역량 강화 사업 등을 통해 자립 기반 마련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