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을 갈릴리 사람들이라 불렀습니다. 사도행전은 예수님과 그 제자들을 갈릴리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갈릴리는 예수님 생애를 이해하는데 중요합니다. 갈릴리는 예수님의 고향이자 공생애 활동 무대였습니다. 아울러 갈릴리는 12제자들의 고향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주요 행적이 갈릴리에 있었습니다. 33개의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표적) 중에 25개가 갈릴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이스톤(Easton) 성경 사전에 의하면 예수님의 32개의 비유 중에 19개가 갈릴리를 배경으로 합니다. 예수님의 첫 기적을 베푼 가나도 갈릴리에 있고, 예수님의 명설교인 산상보훈이 행해진 곳도 갈릴리입니다.
예수님께서 재판받으시던 법정에서 베드로는 신분이 노출됩니다. 저들이 베드로에게 "당신도 저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마26:69) 혹은 "당신이 갈릴리 사람이니 참으로 그 당이다"(막15:70)라고 말합니다. 마태도 마가도 베드로를 향한 사람들의 질책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가 맹세하고 부인하자 "...곁에 있던 사람들이 나아와 베드로에게 이르되 너도 진실로 그 도당이라 네 말소리가 너를 표명한다."라며 베드로를 질책합니다. 아마 베드로의 갈릴리 사투리가 베드로를 노출시킨 것 같습니다.
19세기 전후로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가 활기를 띠면서 갈릴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가 펼쳐진 갈릴리를 살핌으로 예수님 삶의 실제를 알아보려는 노력이었습니다. 그래서 갈릴리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들이 신약 신학계에서 활발하게 나타났습니다.
예수님 당시 갈릴리 지역은 중요한 교통의 요지 이면서 아름다운 경치와 기름진 옥토를 갖고 있어서 인구가 매우 많았습니다. 로마시대에는 헤롯 안디바가 건설한 디베랴가 갈릴리 지역의 수도이며 상업 중심지였습니다. 헤롯 안디바는 헤롯 대왕의 아들입니다.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헤롯이 헤롯 안디바입니다. 헤롯 안디바는 아버지 헤롯 대왕처럼 건설공사에 몰두했습니다. 그가 건축한 대표적인 건축물이 디베랴입니다. 안디바는 갈릴리 지역 수도였던 파네이온을 확장하여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에게 헌정하려고 디베랴라고 불렀습니다.
갈릴리 지역은 갈릴리 바다를 포함하여 길이 약 96km, 폭이 약 48km입니다. 이곳은 높은 언덕들과 매우 비옥한 평지를 포함하는 여러 지역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갈릴리라고 하면 북부 갈릴리, 그리고 갈릴리 호수 그리고 남부 갈릴리를 통칭합니다. 이 지역 내에는 가데스(도피성), 고라신, 벧산, 므깃도, 나사렛 가버나움 등의 도시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갈릴리는 바나나, 목화, 오렌지, 올리브 등 갖가지 농산물이 풍부하게 재배되고 있으며 갈릴리 호수의 물은 전 이스라엘 땅의 음용수,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생명선입니다. 갈릴리 바다의 물은 흡사 사람 몸의 혈관같이 연결된 수로를 통해 전 국토에 공급됩니다.
갈릴리는 성경에 76회 언급되고 있습니다. 구약에 6회, 사도행전에 6회를 제외하면 64회가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신약의 갈릴리는 사도행전 몇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예수님의 행적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지역 회당들을 방문하면서 공생애를 시작했습니다. 공생애 대부분이 갈릴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갈릴리가 구약에서 처음 등장하는 것은 여호수아 20장 7절과 21장32절에 등장합니다. 여기서는 갈릴리가 도피성 중에 하나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왕상 9장에서 성전 건축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두로(Tyre)왕 히람(Hiram)에게 솔로몬 왕이 갈릴리 지역 20개 도성을 하사합니다. 게다가 왕하 15장 29절에 갈릴리를 비롯한 여러 도성이 앗수르 왕에게 점령당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선지자 이사야가 이방의 갈릴리가 영화롭게 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사9:1).예수님보다 700년이 앞섰던 이사야가 갈릴리가 영화롭게 되리라고 예언합니다. 이 예언을 마태가 다시 인용하면서 예수님 사역과 연결합니다. 이 이방인이 거주하는 역사를 가졌던 갈릴리가 예수님의 사역으로 말미암아 영화롭게 되었던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갈릴리는 앗수르의 침략 후에 한동안 이방인들이 거주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바벨론에서 귀환하는 유대인들의 새로운 정착지가 되면서 갈릴리는 유대인들의 거주지가 되었습니다. 프레데릭 브룬너는 "유대땅에서 이방문화가 가장 성행했던 땅이다"라고 합니다. 당시 갈릴리는 정통 유대인들은 선호하지 않은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제자들을 선택하셨습니다. 주님은 비천한 갈릴리에서 사역을 시작하셨습니다.
갈릴리 지역은 갈릴리 호수의 물과 비옥한 토지로 유대 땅에서 유명한 곡창지대였고 많은 농사들이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주 농부의 비유를 사용했습니다. 고대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Josephus)는 비옥한 땅에 문화적인 사람들이 거주했다고 전하면서, 당시 갈릴리에 3백만 명이 거주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천 명이 예수님의 청중이었음이 합리적입니다.
예수님의 무덤을 찾은 여인들에게 천사가 예수님께서 갈릴리로 먼저 가실 것을 알려 줍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며 남기신 말씀도 "갈릴리 사람들아!"로 시작합니다. 갈릴리 사람들에게 남긴 유언이 재림의 약속입니다. 갈릴리는 예수님 공생애의 처음과 끝을 장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