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단체 국제 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 이하 국제 ADF)은 튀르키예가 외국인 기독교인 추방에 관한 유럽의회 결의안을 거부한 것을 규탄했다. 비판론자들은 튀르키예의 이러한 정책을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당국에 적법 절차와 종교의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유럽의회 결의안은 N82 및 G87 보안 코드로 알려진 행정 조치에 따라 추방되거나 재입국이 거부된 최소 300명의 외국인 기독교 목사, 선교사 및 그 가족과 관련된 사례에 초점을 맞췄다.
앞서 튀르키예 외교부는 유럽의회가 이달 초 502대 2의 압도적인 표차로 해당 결의안을 채택한 다음 날 입장을 발표했다. EU 의원들은 "해당 결의안은 국가 안보라는 명분을 내세워 종교의 자유를 포함한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자 튀르키예 외교부는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러한 비판은 튀르키예와 유럽연합 간의 관계 개선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유럽의회를 포함한 어떤 외국 기관도 튀르키예 내 사법 절차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 ADF의 성명에 따르면, EU 의원들은 해당 조치가 개인을 증거, 재판 또는 효과적인 항소 수단 없이 국가 안보 위협으로 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쟁은 유럽인권재판소가 이달 초 튀르키예에서 추방되거나 재입국 금지된 외국인 기독교인 20건의 사례를 조사하기로 합의하면서 더욱 격화됐다. 대부분의 사건에서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국제 ADF는 "테러 용의자에게만 적용되는 보안 코드가 오랫동안 합법적으로 거주해 온 평화로운 외국인 기독교인 거주자에게 적용됐다"고 주장했다.
유럽 의원들은 해당 사건들에서 사법 심사의 제한, 투명성 부족, 증거 접근 제한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의회 토론에서 유럽인민당 소속 토미슬라브 소콜(Tomislav Sokol) 의원은 "튀르키예에서 국가 안보를 이유로 기독교인들을 추방하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박해받는 종교적 소수자인 기독교인들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이라고 말했다.
결의안은 또한 해당 정책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추방이나 재입국 금지 조치를 받기 전까지 수년간 튀르키예에 거주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영국, 독일, 한국, 라틴아메리카 및 유럽의 다른 지역을 포함한 여러 국가 출신의 외국인 기독교인들이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거나 추방당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가족과 함께 오랫동안 튀르키예에 거주했으며, 범죄 기록이나 계류 중인 법적 소송도 없었다.
미국 개신교회협회(Association of Protestant Churches)가 발표한 '2024년 인권 침해 보고서'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는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132명이 자의적으로 입국 금지 코드를 부여받았다. 보고서는 이러한 피해자의 총수를 303명으로 추산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튀르키예 전역에서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발생한 여러 폭력, 협박 및 차별 사건들을 기록했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은 목사 중 한 명은 스페인 출신의 개신교 지도자 카를로스 마드리갈(Carlos Madrigal)이다. 그는 튀르키예에서 30년 이상 합법적으로 거주하며 21년 동안 교회를 이끌었다. 마드리갈의 거주 허가는 당국이 그를 국가 안보 위협 인물로 규정한 후 2022년에 취소됐다.
마드리갈은 복음주의 전문지 「에반젤리컬 포커스」에 게자한 칼럼에서 "튀르키예의 대응은 조직적인 전략을 숨기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공식적으로 '추방'하지는 않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이 거주 허가를 취소함으로써 우리를 강제로 떠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이번 결정이 자신과 변호사 모두 열람할 수 없었던 비밀 정보 파일에 근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EU 결의안을 지지한 네덜란드 출신 의원 베르트 얀 루이센(Bert Jan Ruissen)은 튀르키예 당국에 정책 방향을 바꿀 것을 촉구했다. 루이센 의원은 "우리 결의안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튀르키예 당국은 교회와 선교사들의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기독정당(이하 ECPP)은 카야 칼라스(Kaja Kallas) 외교정책 고위대표를 비롯한 유럽연합 기관들이 앙카라와의 정치적 대화에서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을 촉구했다. ECPP는 "만약 유럽연합 측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오랜 교착 상태에 빠진 튀르키예의 EU 가입 절차에 대한 재검토를 포함한 추가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ADF는 튀르키예 당국에 안보 조치를 국제 인권 의무에 부합하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향후 유럽 법원은 계류 중인 사건들을 검토해 추방 조치가 유럽인권협약에 따른 종교의 자유, 가족생활 및 적법 절차에 대한 보호를 위반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