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은 예수님의 고향입니다.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태어난 예수님은 헤롯의 박해를 피하여 애굽으로 피난 갔다가, 주의 사자가 이르는 대로 이스라엘 땅에 되돌아와서 정착한 곳이 나사렛입니다. 나사렛은 예수님 육신의 부모인 요셉과 마리아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복음을 전파하실 때는 나사렛을 떠나지만, 예수님의 이름 앞에는 항상 나사렛이라는 말이 붙어 다닙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은 '나사렛 사람'(마2:22~23, 요 19:19) 혹은 나사렛 예수(행26:9)로 불리고 있습니다.
나사렛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예수님의 고향 나사렛에서 예수님을 배척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장면에서 선지자가 고향에서 존경을 받을 수 없다는 유명한 말씀이 그 때 인용되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 설교가 거슬려서 예수님을 언덕으로 끌고 가서 떨어뜨리려고 했습니다.
나사렛의 동,서,북 세 방향은 높은 언덕으로 둘러싸여있고 남쪽 면은 열린 절벽입니다. 나사렛은 분지의 언덕에 자리 잡은 도시입니다. 나사렛은 미미한 도시였습니다. 빌립이 나다나엘에게 예수님을 소개하자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선한 것이 나겠느냐?'고 반문합니다. 그만큼 나사렛은 특별할 것이 없는 무명의 도시였습니다. 예수님의 고향이 이렇게 초라한 것은 예수님의 말구유 탄생과 동일한 의미를 갖습니다.
나사렛은 예수님 이전에는 완전한 무명의 도시였습니다. 구약에는 단 한군데에도 나사렛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여호수아 19장 10절이하 16절 까지에는 스블론(Zebulon)지파 사람들이 이 지방에 정착하는 과정이 기술되어있고, 이 기록에 12개의 읍촌(邑村)들과 6개의 마을 이름들이 나오지만 나사렛이라는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 탈무드에도 나사렛이란 이름이 없습니다. 탈무드는 갈릴리 지방의 63개 지역들의 이름을 언급하지만 나사렛이란 이름은 없습니다. 그 어느 랍비들의 문헌에도 나사렛이란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 역사가 요세푸스도 예수님 생애와 관련된 도시들을 언급하지만 나사렛이란 지명은 언급되지 않습니다. 바울조차도 나사렛에 대하여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나사렛은 철저히 무명의 도시였습니다.
예수님 시절 나사렛은 갈릴리 지역에 있는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나사렛은 갈릴리 산간 지방에 속하며 산간의 분지로 해발 약 375m입니다. 나사렛은 갈릴리 바다와 지중해 중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나사렛은 가파른 언덕에 형성된 도시입니다. 나사렛은 예루살렘에서 사마리아 산간 지방을 거쳐 북쪽으로 약 134Km 지점, 텔아비브에서 동북쪽으로 약 105Km, 하이파에서는 동남쪽으로 약 35Km 되는 지역에 있습니다.
나사렛은 예수님 승천 이후 300년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로마의 콘스탄티누스(Constantinus AD324~337) 황제가 나사렛을 주목합니다. 그래서 황제에 의해 성지가 되었고 많은 교회들이 세워졌습니다. AD700년경 나사렛은 이슬람의 정복으로 많은 박해와 핍박으로 대부분의 교회들과 수도원이 파괴되었습니다. 나사렛은 십자군 운동 기간에 잠시 해방되었으나 1200년 경 맘룩시대(노예 전사로 이루어진 군대)에 함락되고 결국 멸망했습니다. 이후 터키 지배하에 있었으며 약 400년간 잊혀졌습니다. 1918년 영국이 나사렛을 함락하였고 현재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기독교인들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나사렛은 천사 가브리엘이 다윗의 자손 요셉과 정혼한 처녀 마리아에게 아들을 낳을 것을 계시를 받은(눅1:26-38) 장소입니다. 그래서 나사렛에 수태고지 교회가 있습니다. 수태고지교회는 천주교 성당입니다. 세워진 첫 교회는 페르시아에 의해 파괴되었고, 십자군이 다시 대 규모의 교회를 지었지만 이슬람들에 의해 또 다시 파괴 되었습니다. 17세기에 3번째 교회가 건축되었고 현재는 이태리의 유명한 건축가 지오바니 무지오(Giovanni Muzio)의 설계로 지어 1969년에 봉헌된 5번째 교회입니다.
또 같은 울타리 안에 수태고지를 받은 요셉을 기념하는 성 요셉 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 역시 수태고지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성요셉 교회는 그리스 정교회 소속 교회입니다. 성요셉 교회는 요셉이 목수 일을 했던 집터 위에 세워진 교회라고 알려집니다. 이 근처에 마리아의 우물교회가 있습니다. 이런 교회들이 중요한 성지순례장소입니다.
지금 나사렛은 갈릴리 호수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습니다. 예수님이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가나'는 나사렛에서 6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현재는 나사렛은 아랍계 그리스인들이 사는 도시입니다.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아랍계(系) 기독교(천주고, 기독교, 정교회)인입니다. 그래서 동네마다 수도원이나 성당 건물이 눈에 띄고, 길거리에는 히잡을 쓴 무슬림보다 자유 복장에 십자가를 달고 다니는 아랍 사람이 많습니다.
나사렛은 공생애 이전 예수님이 살았던 고향입니다. 아울러 예수님의 부모들이 정혼했고 예수님의 잉태를 고지 받았던 마을입니다. 그래서 수태고지 교회가 있습니다. 수 차례 파괴되었다가 복귀된 수태 고지 교회는 나사렛의 명물입니다. 현재 남아 있는 '수태고지 교회'안에 예수님 집안이 거주했던 동굴식 집이 남아 있습니다. 이 땅에 오셨던 예수님의 삶은 나사렛이란 이름으로 소설, 시 그리고 뮤지컬에서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나사렛은 역사와 이 땅에 실제로 오신 예수님의 흔적과 향기를 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