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탄생하신 베들레헴은 창세기(창35:19, 48:7)에 등장하는 오래된 도시입니다. 아울러 베들레헴은 현대까지 도시로 남아서 예수님 출생지의 위용을 과시합니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 근교(약 6마일)에 자리 잡아 예루살렘을 방비하는 성읍들 중에 하나(대하11:5~6)였습니다.
귀향하던 야곱이 베냐민을 출산하고 죽은 아내 라헬을 베들레헴에 묻고 갑니다. 슬픈 라헬의 죽음과 기쁜 베냐민의 출생이 대비되는 베들레헴은 훗날 예수님의 슬픈 출생을 예언하는 듯한 복선이 깔려 있습니다. 여호수아시대에는 스불론지파에게 베들레헴이 주어졌고, 사사 시대에는 미가의 집 제사장의 고향이 베들레헴이며, 에브라임 지방의 한 레위인의 첩의 고향도 베들레헴이라고 소개됩니다.
또한 베들레헴은 룻기의 나오미와 보아스의 고향이기도 하고 보아스의 자손이며 이스라엘의 제2대 왕인 다윗왕의 고향입니다. 역대하에서는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이 견고한 성읍을 베들레헴에 건축했습니다. 그리고 미가 선지자가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서 아기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할 것을 예언했습니다. 그리고 예언대로 베들레헴에서 예수님이 탄생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베들레헴은 유다 땅의 조그마한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는 소중한 성지 입니다. 베들레헴은 알려진 대로 빵집(혹은 떡집)이라는 뜻을 가진 도시입니다. 의미부여하기 좋아하는 학자들은 '생명의 떡'되신 예수님의 출생지 이름에 합당하다고 말합니다.
로마의 황제 시저(Caesar Augustus)가 인구조사를 명하자 요셉과 마리아가 본적지 베들레헴을 찾아와 출산합니다. 이때는 헤롯 대왕이 분봉왕이었습니다. 당시는 권력욕이 강했던 헤롯은 자신의 뜻대로 세력을 확장하지 못해서 애를 태우고 있었습니다. 헤롯은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아기 예수의 탄생 소식을 듣고 당황합니다.
이성을 잃은 헤롯이 베들레헴 지역에 남자 유아들을 살해합니다. 윌리엄 바클레이(William Barclay)는 여러 역사 자료를 살핀 후에 이 때 살해된 남자 유아들이 25명이라고 합니다. 이런 아픔을 겪은 베들레헴에 크리스천 공동체가 세워졌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유는 1세기 말엽의 교황 에바리스투스(Evaristus:5대 교황)가 베들레헴 출신이었습니다.
베들레헴은 여러 전쟁을 겪습니다. 132년부터 135년 까지 있었던 유대인 3차 반란, 즉 바르코바(Bar- Kochbar)반란 기간에 로마 군인들이 베들레헴을 황폐하게 했고. 모든 유대인들은 도시 밖으로 추방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외에도 수차례 이슬람세력의 침공으로 베들레헴은 수난을 당합니다.
콘스탄틴 황제가 그리스도교를 로마 국교로 선언하자 예루살렘 주교였던 성 마카리오가 황제에게 성지에 교회를 세워주기를 요청했습니다. 콘스탄틴 황제는 어머니 헬레나에게 유대 땅 방문해서 상황을 알아보게 합니다. 유세비우스에 의하면 헬레나는 78세의 고령에 유대 땅을 답사했습니다. 답사후 헬레나는 유대 땅에 3개의 교회당을 세워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세 개의 교회당이 세워졌습니다. 하나는 예루살렘 예수님 무덤 위에, 또 하나는 예수님 탄생지인 베들레헴에, 그리고 세 번째는 올리브 산에 세웠습니다.
베들레헴의 예수님 탄생 교회당은 예수님 탄생 동굴 위에 339년 5월 31일에 세워졌습니다. 이 첫 번째 예수님 탄생 교회를 콘스탄틴 교회당이라고 부릅니다. 이 교회당은 6세기 사마리아 반란시기에 불타버렸습니다. 그 후 6세기 중엽에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더욱 화려한 탄생 기념 교회를 재건합니다. 그리고 십자군 전쟁 때에 여러 보조 건물들이 보강되었습니다..
지금의 탄생 기념 교회는 531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527-565)가 완공한 건축물이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여러 차례 침공을 받았지만 건재를 과시합니다. 614년 페르시아 군대가 점령했을 때, 탄생교회에 있는 모자이크에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러 온 동방 박사들의 복장이 페르시아 사람의 복장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638년에 이스라엘을 점령한 회교 군주 오마르 역시 이 탄생교회를 허물지 않았습니다. 오마르는 오히려 이 예배당에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이유는 코란에 동정녀 마리아가 예수님을 종려나무 아래서 낳았다고 하는데, 이 종려나무가 바로 베들레헴에 있었다는 회교 전설 때문이었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탄생 기념 교회는 지금까지 남아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건축물 중의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예수님 성탄 교회는 현재 천주교,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 간의 공동소유로 운영됩니다. 종교간 갈등을 막기 위한 현상유지법이 적용되는 공간으로 세 종교가 교회당의 소유권과 사용권을 공유합니다. 이런 공동 소유와 공동 관리는 예루살렘에 있는 예수님 무덤 기념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주교, 개신교, 그리고 정교회가 복잡한 규정과 법을 지키며, 공동의 소유와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베들레헴은 세 개의 대학교와 다수의 박물관이 있는 기독교 문화 도시입니다. 또 매년 수많은 성지순례자들이 찾는 주요 관광지입니다. 탄생 기념 교회와 4세기에 제롬(Jerome 혹은 Hieronymus)이 세운 수도원이 인기 있는 성지 순례 코스입니다. 그런데 이슬람세력이 베들레헴을 차지할 때마다 세웠던 모스크도 유명한 유적지로 베들레헴에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