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케냐의 라무 지역 해안 마을에서 테러가 발생해 최소 6명의 기독교인이 무참히 살해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소말리아의 극단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인 ‘알샤바브(al-Shabaab)’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케냐 기독교인 5명을 참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오전, 라무 서부 지역의 윈두 마을에서 사건을 목격한 스테판 실라 목사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ICC)’에 “사람들의 시체가 죽은 채로 누워 있었고, 집들이 불타는 참혹한 장면이었다”면서 “이것은 분명 끔찍한 테러 공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 7채가 불에 탔고, 집 안에서는 4명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면서 “불타고 있는 집 바로 밖에는 총에 맞아 죽은 시체 한 구와, 그 옆에 참수된 시체 한 구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실라 목사는 “주민들이 모여 소말리아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기독교인을 보호하기 위해 보안군이 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를 묻고 있다”라며 “더 많은 경찰이 도착해 시신을 수습하고 응급 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케냐 유력 매체 ‘더 스탠더드(The Standard)’는 살해된 6명 중 5명이 참수되기 전 손이 뒤로 묶인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역 내 여러 가옥 및 재산들이 불에 탔다고 경찰 보고서를 인용하여 전했다.

삼손 마차리아 라무 군의원은 테러 공격이 모든 주민이 잠든 3일 새벽 4시경에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며, 케냐 보안군이 인근 숲에서 알샤바브 반군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케냐의 북동부 지역은 알샤바브 테러 단체의 끊임없는 위협에 노출되어 왔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수년간 반정부 활동을 펼쳐 왔고, 케냐 정부가 소말리아에 지원군을 파견한 뒤 보복을 공언해왔다. 이후 이 단체는 케냐와 소말리아 국경 양쪽에서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

2015년 4월, 알샤바브는 케냐 북동부에 위치한 가리사 대학교를 급습해 무슬림과 비무슬림을 분리한 뒤, 기독교 학생과 경찰, 군인 등 148명을 처형했다.

케냐는 기독교 지원 단체 ‘오픈도어스’가 선정한 2021년 세계 기독교 감시 대상국 중 49위에 올라 있다.

오픈도어스에 따르면, 케냐는 기독교인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케냐 북동부와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무슬림 출신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픈도어스는 “기독교인들이 공격을 받아 마을을 떠나야 했고,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얄샤바브가 지역 주민들에게 잠입해 지역 내 기독교인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부패한 (케냐) 공무원들은 종종 박해자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기독교인들에 대한 추가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지적했다.

라무 서아프리카 내륙 교회를 감독하는 한 교회 지도자는 ICC에 케냐에서 기독교 신자들은 여전히 위험 가운데에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적들은 여전히 우리 지역 내에서 자유롭게 배회하고 있다. 기독교인 6명이 목숨을 잃고 가족을 떠나 그리스도의 몸 전체가 아파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우리는 정부가 이 위대한 케냐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약속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