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악의 박해 국가 중 4위로 꼽히는 리비아의 기독교인들이 어느 때보다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국제 기독교 선교 단체 ‘오픈도어즈’가 밝혔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오픈도어즈에 따르면 리비아는 과거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사망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다양한 반(反) 카다피 단체들 간에 갈등이 고조돼 현지 기독교인들을 위협하고 있다.

‘오픈도어즈 월드워치 리서치’ 분석가인 마이클 보쉬는 “특히 급진 이슬람 단체들이 활동하는 지역에 있는 기독교인들이 안전에 취약하다”며 “국가 차원에서 무장단체, 구 정부 내 다양한 파벌 등을 포함한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터키와 러시아를 포함한 국제 강대국의 영향력”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들이 여전히 평화와 자유를 희망하지만, 12월로 예고된 선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리비아 국민은 중간에 끼어있는 격”이라고 우려했다.

24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중순부터 대선 후보 등록을 시작하며, 대선 1차 투표는 12월 24일에 실시되고 2차 투표는 총선과 함께 추후에 치러진다.

보쉬는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전체 종교인의 97%가 무슬림인 리비아에서 기독교인들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밝혔다.

그는 “리비아인들이 중앙정부 수립에 성공한다 해도 종교와 신앙의 자유가 보호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이는 12월 총선과 동시에 국민투표를 할 예정인 2017년 헌법 초안에 의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헌법 초안에 따르면, 리비아는 이슬람 공동체 헌법인 ‘샤리아’ 이외의 다른 법적 근거를 인정하지 않으며, 종교의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 또한 모든 리비아인은 무슬림으로 간주되며, 종교를 개종해선 안 된다.

리비아의 인구 670만 명 중 기독교인은 0.5%에 불과하며 종교 개종자와 가족에게는 매우 폭력적인 압력이 가해진다.

다른 아프리카 국적 출신의 기독교인들도 리비아 내 다양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범죄 조직의 공격을 받고 있다. 또한 구금 시설 내 이민자 구타 및 강간 사건이 증가하고 있어, 기독교 난민에 대한 처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오픈도어즈 UK의 이사인 데이비드 랜드럼 박사는 “이 나라에 법과 질서를 부여할 단일 중앙 정부의 부재는 기독교인들의 상황을 위태롭게 만들었다”라며 “리비아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수준은 현재 ‘극심한 상태(extreme)’로 분류된다”고 지적했다.

랜드럼 박사는 12월 대선이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의 종식과는 무관하다며 “중앙 정부가 리비아 내 외국인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억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슬람교에서 개종한 사람들의 상황은 여전히 매우 민감하고 불안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