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사도행전에서 등장하는 고넬료, 루디아 그리고 고린도의 디도 유스도,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이방인들입니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경건한 이방인(Pious gentile)'입니다.사도행전을 연구하는 신약신학자들은 이들을 '하나님 경외자(God-fearer)' 혹은, '하나님 경배자(God-worshipper)'라고 부릅니다.

하나님 경외자들은 이방인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입니다. 이방인이 하나님을 섬기면서 할례를 받고 개종자(Proselyte)가 되면 유대인으로 간주됩니다. 유대인은 혈통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유일신 하나님을 향한 신앙과 개종절차를 통해 누구나 유대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경외자(God-fearer)는 이방인과 유대인 사이에 존재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혈통은 이방인이었지만 신앙생활은 유대인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하나님 경외자'들은 유대인들과 꼭 같이 안식일을 지키고, 회당을 출입하였고, 율법을 읽었으며 예배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경외자는 신앙생활에 유대인과 구별하기 어려웠습니다. 

유대인 백과사전은 1세기에 경건한 이방인(Pious Gentile), 즉, 하나님 경외자(God-fearer)들이 백만 명 이상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펄러서(David Flusser)나 헹겔(Martin Hengel)과 같은 학자들도 유대인 백과사전의 통계에 동의합니다. 이는 유대인들이 바벨론 포로와 강제이주를 통해서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삽니다. 그들은 각처에서 이방인 사회에서 유일신 하나님을 적극적으로 전했기 때문입니다. 아시아와 유럽 전반에 뿔뿔이 흩어진 유대인들이 현실에 함몰되지 않고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을 가르치고 전했습니다.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전도를 받고 많은 이방인들이 유대인으로 개종했습니다. 개종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경건한 이방인들도 상당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건한 이방인들이 기독교 복음을 쉽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복음을 받아들인 그들이 이방인 선교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초대 교회 선교에 그들이 크게 기여를 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들이 백부장 고넬료, 자주장사 루디아 그리고 고린도 회당 옆집에 살았던 디도 유스도입니다. 이들이 1세기 기독교 선교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토마스 핀(Thomas M. Finn)박사는 사도행전에 이방인을 "하나님 경외자(God-fearer) 혹은 하나님 예배자(God-worshipper)라는 표현이 11번 등장한다고 주장합니다. 사도행전을 전공한 대부분의 신약신학자들은 공감하는 사항입니다. 11번의 경우 모두 이방인 이었는데 개종하지 않고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하나님 말씀을 듣고 변화됩니다.

사도행전에 11번 등장하는 '경외하는'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 구절을 정리해 보면 10장 2, 22 그리고 34~35절입니다. 13장 16, 26, 43, 그리고 50절입니다. 16장 14절, 17장 4, 17절입니다. 18장 7절입니다. 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 활동했던 지역이 광대합니다. 가이사랴, 비시디아 안디옥, 빌립보, 데살로니가, 아테네 그리고 고린도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경외자' 혹은 '하나님 경배자'라는 표현은 없어도 이런 조건에 꼭 들어맞는 사람이 8장에 등장하는 에티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내시입니다. 하나님께 경배하기 위해서 에티오피아에서 예루살렘으로 예배하러 왔던 이방인이었지만 진정한 예배자입니다.

학자들은 '하나님 경외자'는 로마 사회에서 각계각층에 있었다고 봅니다. 낮게는 노예에서 해방된 사람들로부터 로마 황실의 실력자까지 다양했습니다. 문맹자도 있었지만 아테네 철학자들도 있었습니다. 혹자는 사도행전의 수신자 데오빌로도 '하나님 경외자(God-fearer)'였다고 주장합니다. 데오빌로는 상당한 지위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약신학 학자들은 복음서에 등장하는 두 백부장도 '하나님 경외자(God-fearer)'였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한 사람은 부하를 위해 예수님께 찾아와 믿음을 고백한 백부장이고, 또 한 사람은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장을 경비하며 "이 사람은 정녕 의인이었도다"라고 고백했던 백부장입니다. 

'하나님 경외자' 그룹은 오랫동안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선교학에서는 하나님 경외자의 존재도 몰랐습니다. 신약신학계에서도 하나님 경외자에 대한 관심을 갖지 못했습니다. 19세기 후반에 비로소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하나님 경외자에 대한 관심을 가졌습니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하나님 경외자에 대한 첫 관심은 어이없게도 유대교 학자가 발견했습니다. 1877년 랍비 야코프 버네이즈(Jacob Bernays)박사가 예배자들을 분류하면서 '하나님 경배자(God-worshipper)를 언급했습니다. 독일계 유대인인 그는 유대인의 관점에서 1세기 회당 예배자를 연구했습니다. 그는 이방인으로 회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율법을 배웠던 하나님 경외자(God-fearer)를 발견했던 것입니다.

신약신학은 사도행전 독자구분(Clarification of the audience)을 위해 하나님 경외자가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사도행전 독자는 이방인(Gentile), 하나님 경외자(God-fearers), 유대인, 그리고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런데 선교학에서는 '하나님 경외자'들을 1세기와 2세기 이방인 선교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사람들로 봅니다. 구약을 알고 하나님을 섬겼던 그들은 복음을 잘 받아들였고, 이방인들을 전도하기에 적합한 사람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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