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이자 고고학자인 前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총장 고세진 박사는 아내 세라와 국제결혼을 했다. 그리고 아내의 뜻에 따라 한국에서 아들 제이슨과 딸 수지를 입양했다. 수지 양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도 잘 알려져 있다. 두 자녀 모두 어릴 때 심각한 건강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 박사 부부는 기도와 간구로 시련을 이겨냈다. 그리고 항상 화목한 가정의 모습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본이 되고 있다. 고 박사는 평소 자녀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강조해왔다. 그래서 제이슨은 23살에 결혼해 자녀 2명을 키우고 있고, 수지는 26살이 된 올해 결혼을 했다.
두 명의 입양아를 훌륭히 키워내고 출가까지 시킨 고 박사가 생각하는 입양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자녀교육과 화목을 위해 강조한 부분은 무엇일까? 고 박사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비결'을 물어보았다.
Q. 지금이 있기까지 입양 가정이기 때문에 겪은 어려움이 있나요?
A. 입양 가정이라서 더 힘들거나 어려운 것은 없었습니다. 부모 사이에 태어난 아기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자녀를 주문 제작해서 낳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별도, 키도, 성격도 부모가 고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생각과 상관없이 오직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선물로 오는 것입니다. 입양한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별을 선택할 수 있긴 하지만, '하나님의 섭리'가 있어서 아이를 만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겪는 어려움은 입양가정뿐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열려 있는 문제'입니다. 자녀가 공부를 안 하고 사고를 칠 수도 있고, 부모님의 가르침을 거스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건 그 문제를 붙잡고 씨름을 해야지, 입양아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일 뿐만 아니라 해결도 되지 않습니다.
Q. 자녀들로 인해 무슨 어려움을 겪었나요? 그 과정에서 체험한 은혜가 있나요?
A. 주로 아이들의 건강문제로 고생했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 10개월 된 제이슨을 입양했습니다. 제이슨이 저희에게 온 지 두 달 만에 아이의 온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퉁퉁 부어올랐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5만 명 중에 1명이 걸리는 불치의 신장병(Malicious nephritic syndrome)이라고 했습니다. 한국에서 온 입양서류를 자세히 보니, 출생 당일부터 콩팥이 제 기능을 못 해서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병을 타고 난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아이가 불치병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입양했습니다. 그때 '한국에서는 병을 치료하지 못하고 죽을 테니,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서 책임지라고 보내셨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찾아간 모든 의사는 '고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말을 듣고 '왜 하필 우리 가정에 불치병을 가진 애가 왔나'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내가 낳은 아이도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을 고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미국, 이스라엘, 한국에서 유명한 의사들을 다 찾아다녔지만, 모두 불가능하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그 의사들은 제이슨이 10살이 되기 전에 죽는다는 절망적인 말을 했습니다. 치료제가 없으니 억제제인 스테로이드를 다량으로 먹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테로이드는 6개월 정도 먹으면 키가 안 자라거나, 눈이 실명되거나, 머리카락이 다 빠지거나, 뇌 기능이 저하되는 등 결국은 부작용 때문에 죽는 무서운 약입니다. 약을 먹이면서 기도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주변에 있는 모든 분도 함께 기도해주셨습니다. 제이슨이 15살이 되던 해, 하나님의 은혜로 병이 기적적으로 완치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스테로이드를 14년이나 먹었는데, 부작용 현상 없이 살아났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은혜를 신유의 은사라고 합니다. 제이슨은 지금 서른 살에, 아이가 있는 가장입니다. 그 애는 여호와의 신유 능력을 증명하는 걸어 다니는 증인입니다.
Q. 수지 양의 재능은 언제 발견하셨나요?
A. 수지는 제가 이스라엘에서 교수로 있을 때 한국에서 입양해서 데려왔는데, 잘 듣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크게 불러도 반응이 미약했습니다. 그 당시는 제이슨이 고통스러운 투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낙심도 되고, 비참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지를 놓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하는데, 기도가 삼 년이 꽉 차니 하나님께서 저에게 '수지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라'는 계시를 주셨습니다. 너무 엉뚱한 응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음악에 관한 관심이나 가르칠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내에게 이야기했더니, 굉장히 반대했습니다. 청력에 문제가 있는 아이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내를 오랜 기간 설득해 결국 시켜보기로 하고 4살인 수지를 예루살렘에 있는 바이올린 학원에 데려갔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셨기 때문에 순종한다는 마음으로 맡긴 것입니다. 2주 정도 지났을 무렵, 수지를 가르치던 이스라엘인 교사가 저를 불렀습니다. 우려했던 대로 '가르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거로 생각했는데, '수지는 대성할 아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나이에 바이올린의 정확한 음을 내기가 어려운데, 수지는 모든 음을 정확히 낼 수 있고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얘기를 듣고 속으로는 '귀가 안 들리는 애가 무슨 절대음감이지?'라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정말 하나님은 속속들이 아심'을 깨닫게 됐습니다.
Q. 바이올린을 통해 청력 문제가 치료된 건가요?
A. 수지가 바이올린을 배우고 1~2년이 지나면서 놀랍게도 청력 문제가 완전히 치료됐습니다. 그래서 의사한테 물어봤더니 '수지는 원래 귀에 문제가 있던 게 아닌 것 같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젖 먹이들도 다 생각과 지능이 있는데, 고아원에서 배고프거나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울어도 누가 와주지 않고 돌봐주지 않으면 아이들이 세상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누가 말을 해도 반응을 안 하는 것입니다. 이게 얼마나 비참한 이야기입니까. 이러한 문제가 있던 수지는 바이올린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고 치료가 되었습니다. 수지가 고1이 될 때 고등학교 3년 과정을 건너뛰고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했습니다. 지금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것은 정말 하나님의 계시라고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수지나 제이슨은, 여호와가 응답하시면 완치된다는 확신을 주는 산 증인입니다.
Q. 모든 어려움을 기도로 극복하셨네요.
A. 사람이 돈이나 인맥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그렇게 하지만, 막다른 골목에서 사람이 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길 땐 하나님께 매달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책을 읽을 수 있는데 안 읽고 '이 책 내용을 제 머릿속에 다 넣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죠. 내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할 것은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어떤 것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두 아이의 건강문제가 다 기적을 요구하는 문제였기 때문에 기도하고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Q. 입양한 자녀들을 통해 얻은 행복에 대해 나눠주세요!
A. 무언가 특별한 행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나이마다 그에 맞는 귀엽고 영특한 행동과 말을 합니다. 그때마다 사랑스럽고 행복합니다. 때로는 반항도 하고 자기 생각을 고집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성장의 과정입니다. 저도 그렇게 자랐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이해하고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이해하면 문제가 더 이상 문제가 아닌 게 되고 기쁨이 됩니다.
자녀가 1등을 해서, 상을 받아서 느끼는 행복은 진짜 행복이 아닙니다. 아이와 부모가 인간 대 인간으로 교류하는 것이 행복입니다.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고 부모의 소원과 욕구를 충족시킬 때 행복을 느끼는 일이 많은데, 그건 아주 잘못된 것입니다.
Q. 가정의 교육방법, 그리고 화목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제 교육방법과 화목의 비결은 모두 '이야기'입니다. 보통 부모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얘기 좀 하자'라고 하면 겁을 냅니다. 저는 아이들을 다그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빠 생각엔 이 방법이 더 좋은 것 같은데, 왜 그런 선택을 했니?'라고 물어보고, 아이들이 하는 말과 생각을 듣습니다. 그 후에 '다 계획이 있었구나, 괜찮네! 아빠가 오해할 뻔했네' 이런 식으로 항상 대화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합니다. 아이들이 1~2살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TV나 비디오 등의 물건을 만지려고 할 때 '제이슨, 이건 만지면 안 되는 거야. 위험한 거야. 이거는 아빠 장난감이야. 아빠는 너의 장난감 가지고 놀지 않잖아. 그러니까 너도 아빠 장난감 가지고 놀면 안 돼 알았지?'라고 정확하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후에 놀랍게도 아이가 그 근처에서 놀면서 전자기기들을 만지지는 않았습니다. 말을 못 하는 유아기에 떼를 쓰면 정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렇게 해야 원하는 것을 줬습니다. 이렇게 교육하면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생떼를 부리지 않습니다. 말 못 하는 아이라고 말 못 하는 아이로 대우하면 교육에 실패하는 겁니다. 이야기를 통해 서로 교류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Q. 행복한 부부 사이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아내와도 마찬가지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많은 부부가 죽고 못 살아서 결혼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가워집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멀리서 바라만 봐도 무선으로 전기가 오는데, 20년 이상 살면 손을 잡아도 전기가 안 옵니다. 그 이유는 '이야기의 결여' 때문입니다. 과거에 저희 부모님이 대화를 별로 안 하시는 것을 봤습니다. 눈빛으로 대화를 하셨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하면 점점 표현이 없어집니다. 지금은 세상의 문화가 달라졌습니다. 시대가 복잡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표현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해나 싸움이 생기고 헤어지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대화는 서로 '대' 놓고 '말한다'는 뜻이지만, 이야기는 서로 말하는 것이므로 저는 이야기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이야기하면 행복해집니다.
Q. 자녀를 양육할 때 강조하신 것이 있나요?
A. 강조한 것, 딱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직해라'입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아침에 밥 먹을 때마다 정직하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머리가 좋은 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정직해야 한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매우 많은데, 그 사람들이 사회와 교회를 망치고, 하나님 나라 망친다. 그러니 정직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강조한 배경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쓰신 책의 영향이 컸습니다. 이분이 하신 말씀 중에 '우리 조선인은 머리도 좋고 정도 많고 일도 잘하는데, 큰 문제가 하나 있다. 정직하지 않아서 사회가 혼란스럽고 사람답지 못하게 산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민족이여 정직하라. 죽더라도 정직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영향을 많이 받아서 아이들한테도 정직을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는 '스무 살 넘으면 결혼해라'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은 성경 말씀에 충실해야 합니다. 창세기 1장 28~29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생육하고 번성해서 온 땅에 충만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20~30년 전부터 사람들이 결혼을 늦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30·40대가 넘어서 결혼하는 사람들이 늘고 교회 안에서도 미혼인 사람들이 많아져서 중매해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건 잘못된 겁니다. 또 젊은이들이 돈 걱정 때문에 애를 못 낳겠다고 합니다. 창세기 1장 29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씨 맺는 열매를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씨가 있는 것을 준다는 건 계속해서 생산된다는 의미입니다. 먹는 것을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아이를 낳으라는 겁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이를 1~2명 낳는 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를 모르는 무지 때문이고, 더 나아가서는 여호와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불신앙 때문입니다. 모든 아이는 하나님께서 자기 먹을 것과 쓸 것을 태워서 부모에게 내보내십니다. 입양 가족에게도 똑같이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믿음이 있어야 하나님을 기쁘게 하시고, 모든 것을 받아 누릴 수 있습니다. 교회와 성도들이 성경 말씀을 편리한 대로 취사선택해서 부담되는 것은 버리는 식으로 믿으면 안 됩니다. 목사님들 중에서도 자녀들이 결혼을 안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가르친 대로 그 길을 가기 때문에 부모들이 지혜롭게 잘 가르쳐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20살 넘으면 빨리 결혼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은 23살에 결혼했고, 딸은 공부하고 일하느라 조금 늦긴 했지만 올해 26살에 결혼했습니다. 결혼한 뒤에는 아이 5명을 낳으라고 말했는데, 아이들이 다 그렇게 한다고 약속했습니다(웃음). 이 외에도 헌금 잘해라, 형제간에 우애해라 등의 이야기도 했지만, 중점적으로 강조한 건 이 두 가지입니다.
Q. 최근 '정인이 사건'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파양 발언이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일정 기간 안에 입양을 취소하든지, 아이와 맞지 않으면 입양 아동을 바꾸는 방식의 대책도 필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심히 우려를 표합니다. 이는 문 대통령이 하나님이 누구신지,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 입양이 뭔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발언을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간은 물건도, 상품도 아닙니다. 아이를 물건처럼 가지고 왔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다른 물건으로 바꾸라는 말을 대통령이라는 분이 한 것은 매우 잘못된 일입니다. 참으로 실망스럽고, 비인간적이고, 비가정적이고, 비신앙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부모가 제대로 된 마음을 가지고 입양을 했으면, 하나님의 사랑을 가지고 입양을 했으면, 입양한 자식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내가 낳은 자식과 입양한 자식의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내가 낳은 자식에게 문제가 있다고 해서 옆집 아이와 바꿔 올 수 없듯이, 한 번 입양한 자식은 입양 부모가 철저히 책임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Q. 입양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A. 우선 '입양'이라는 단어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입양은 '데려다 기른다'라는 뜻입니다. 이는 조선 시대에서 비롯된 개념입니다. 조선 시대는 아들이 없는 양반 가문에서 대를 잇기 위해 대리모를 들이거나, 양자를 데려와 이 사실을 숨기면서 길렀습니다. 이때 사용한 단어가 입양입니다. 아주 안 좋은 단어여서 바꿔야 하는데, 좋은 단어가 없어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어로는 입양이 'adoption'입니다. 이 단어의 의미는 '접붙임'을 한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부모가 아이에게 서로 접붙임을 받는 것으로, 부모가 입양한 아이를 나의 자식으로 맞아들이고 아이도 자기 부모로 맞아들이는 개념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아이가 어리니까 부모를 받아들일 능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자기 의사에 의해 '아이를 데려온 것'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말 못 하는 아이도 생각과 지능이 있고, 자기의 뜻이 있습니다. 입양을 기다리는 두 살 이하의 아이들은 말은 못 하지만, 아이를 데려올 때 아이가 나를 바라보면서 저 사람을 나의 부모로 모신다는 의식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를 완전히 의지하고 따르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물론 조금 더 큰 아이를 입양한다고 하면 그때는 진짜로 그 아이가 나를 아빠로 엄마로 인정을 해야 합니다.
입양은 쌍방으로 연결돼야 하지만, 아직도 한국은 일방적으로만 생각합니다. 이 일방적인 생각에 문제가 있습니다. 입양할 사람은 아이의 인격을 100% 존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인간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의 인간이 또 다른 하나의 인간을 만나서 인간 대 인간으로 하나의 가정을 이룬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입양이고, 가정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이미 뉴스에서 보았듯이, 입양을 자기 선행의 선전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잘못입니다. 입양은 오직 하나님의 섭리를 완성하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접붙임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입양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접붙임'이라는 단어를 쓰자고 합니다.
Q. 입양을 고민하는 분들께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A. 입양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입양해서 생기는 좋은 일, 힘들고 어려운 일, 재밌는 일, 복된 일은 모두 내가 낳은 아이로 인해 겪는 것과 똑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또 하나님이 도우시기 때문에 더욱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루라도 빨리하는 것이 잘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힘을 주시고 지혜를 주십니다. 만약 어떠한 문제가 생겨서 감당 못 할 정도로 돈이 많이 들면, 그것도 하나님이 다 해결해주시고 돕는 자를 붙여주셔서 공동으로 함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십니다.
그리고 입양한 아이가 잘되고 못 되는 것은 부모의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부모가 입양한 아이를 데려온 아이 취급하면 아이가 그렇게 자라는 것이고, 그러한 생각 없이 내가 낳은 아이처럼 대하면 아이도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를 인간 대 인간으로,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으로 생각하면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입양한 가족에게 주시는 기쁨과 행복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 큽니다. 무엇보다도 '접붙임한' 가족은 여호와 하나님의 사랑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입니다. 그리고 '접붙임'은 사람이 자기 핏줄에 집착하지 않고 세계를 품으라는 하나님의 선언을 이해하는 지름길입니다.
고세진 박사가 들려주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의 비결’
[인터뷰] 前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총장 고세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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