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국가간 백신 공급 불평등 해결 촉구
요르단, 터키, 우간다 등 총 8개국 난민들과
국내 실향민 등 2천여 명 대상 설문조사 진행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에서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두고, '난민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불평등 보고서'를 발표했다.
<높은 위험, 낮은 우선순위: 난민과 국내 실향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이 필수적인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는 난민들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코로나19의 악영향과, 백신 및 보건서비스 접근 제약에 의한 어려움을 전하면서, 코로나19 진단과 치료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호소했다.
이번 보고서는 요르단, 터키, 베네수엘라,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등 8개국 난민들과 국내 실향민 339 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난민과 국내 실향민들은 코로나19로 가장 높은 위험에 처해 있지만, 백신에 대한 접근성은 가장 낮은 상황이다. 또 고소득 국가가 전체 백신의 84%를 보유한 반면, 난민 4천만 명 이상을 수용하고 있는 저소득 국가들은 전 세계 백신 공급량의 3%만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조사 대상 1,914명 중 단 1명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상태였으며, 전체의 68%는 백신접종 계획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현재 수백만 명의 난민들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단을 갖추고 있지 못하며, 난민 수용국의 40%는 난민에 대한 백신 공급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고 있었다.
이번 보고서는 코로나가 가정과 아동의 발달에 미치는 2차 영향력에도 주목했다. 설문조사 결과 8개국 응답자 73%는 지난 12개월 동안 소득이 감소했고, 40%는 실직을 경험했으며, 77%는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생계 수단과 소득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자녀를 결혼시킨 가정의 비율은 우간다 50%, 콩고민주공화국 33%, 요르단 16% 등이었다. 우간다에서는 여성 및 여아 폭력이 38% 증가했고,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아동 폭력 발생률이 15% 증가했다.
난민 아동들의 경우 열악한 주거환경, 보호자 부재 등으로 폭력과 방임, 학대 등에 더욱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월드비전 앤드류 몰리 국제총재는 "매일 현장에서 활동하는 월드비전 직원들은 코로나19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아동과 그 가족들에게 미치는 피해를 매일 목격한다"며 "오늘날 세계에는 2차 세계대전 직후보다 더 많은 난민이 있고, 그 절반은 어린이다. 세계는 더 이상 이러한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노력과 관심이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삶을 재건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주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세계 정상들은 2022년까지 전 세계에 10억회 분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기부를 약속했다.
월드비전은 해당 국가들이 약속을 현실화하고, 난민과 국내 실향민들에게 우선적인 백신 제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