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집단 학살'을 공식화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30일 '2020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너무 많은 이들이 2020년 잔혹한 상황 속에서 계속 고통을 받았다. 중국에선 정부 당국이 무슬림이 대다수인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면서 "위구르족을 포함한 다른 소수민족에 대한 감금·고문·강제불임·박해 등 반인륜적 범죄도 자행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을 미국 외교 정책의 중심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약속했고, 우리는 인권을 유린하는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권 문제)는 우리가 중국을 겨냥해서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라며 "다만 기본 원칙, 기본권, 그리고 룰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옹호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어떤 나라든 이를 훼손하면 강경하게 말할 것이고, 특히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나라들과 같이 행동할 때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를 언급해 왔다. 그러나 이를 정부가 공식 문건으로 남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인권보고서는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 후 미·중 관계가 급격히 나빠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민감한 양국 관계에 가져올 영향을 상관하지 않고, 중국의 잔혹 행위를 조명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사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전문가인 소피 리처드슨은 "다음 단계는 독립적 수사를 재시할 전략을 세우고, 중국에 책임 소재를 묻기 위해 증거를 모으는 일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집단학살'은 반중국 세력의 가짜 정보와 거짓말에 기반하여 조작된 것"이라며 "국제관계에서 어떤 국가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조작해 다른 나라를 비난해선 안 된다. 중국의 소수민족에 대한 정책은 미국보다 훨씬 더 공정하며, 중국 소수민족들은 미국 내 소수민족에 비해 훨씬 더 평등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