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간담회를 가졌던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 당국이 '교회 모임 금지'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행정 소송으로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정 총리는 최근 교회들의 자체적 방역 노력에 대해 확인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교총은 15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14일 국무총리와의 면담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공동대표회장 김태영 목사, 문수석 목사와 합동 총회장 김종준 목사가 자리했다.
한교총은 "정 총리가 교계 지도자들과 대화하고 싶다고 해서 처음에는 거부했다. 이미 발표한 것을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긴급히 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 총리 측에 "정부의 방침에 교회에 대한 모욕과 탄압으로 분노하고 있다.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한국교회가 매우 힘든 한 주를 보냈다는 것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 총리가 한국교회와의 소통을 이야기했지만,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은 점에 대해 항의했다. 특히 지난 2일 교계가 회의와 기자회견을 통해 각 교회에 여름행사, 캠프, 수련회 등을 모두 취소 혹은 연기, 축소해 달라고 한 조치를 정 총리는 인지조차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지 채 일주일이 되기도 전에 (교회 모임 금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매우 실망하고 분노했다"고 전달했고, 정 총리는 "그런 조치가 있었는지 몰랐다. 송구스럽다, 유감스럽다.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강화하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이들은 또한 중대본의 조치를 바탕으로 구리시에서 종교 모임을 신고할 시 포상하겠다는 지침을 하달하고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교회에 가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과잉 대응을 하고 있는 점에 대해, 헌법상 종교의 자유에 침해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 정부가 교회를 대상으로 한 행정 지침을 근거로 활용하는 통계를 공유해 달라는 요청에는 "대외비라 공개할 수는 없다"는 답변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한교총은 "그러한 통계는 오류가 있으며, 불공정한 조치"라고 항의했다.
이에 한교총은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고 "이번 주말까지 별다른 조치가 없을 시 행정소송을 비롯한 법적인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