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총회신학연구위원회가 8일 ‘코로나19 사태와 이에 따른 목회환경에 대한 합신 교단의 대응 방안에 대한 제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대규모 전염병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예배와 교회 활동을 할 수 없는 슬픈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교단산하 목회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목회를 해야 하는 지에 관한 지혜로운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이런 사태로 인하여 임시적인 방안으로 온라인 예배 및 각종의 대응 방안을 당회가 결정하여 시행해 왔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사태가 짧은 시일 안에 종식되지 않고 비슷한 사태가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에 대한 사회적인 염려가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된 상태와 관련하여, 목회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대안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즉 임시적 방편으로 해온 것을 지속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 적법한 목회 원리 아래 상황에 따른 변화를 반영하는 목회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상황이 회복된다면 본래의 목회로 돌아가는 것이 마땅한 줄로 알고, 이를 위하여 간구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사안을 고려하여 총회 임원회의 요청에 따라 신학 연구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제언을 드린다”고 했다. 다음은 전문.
1. 합신 교단의 교회 이해와 목회의 기본 원리
합신 교단의 목회는 성경이 가르치는 기본 원리를 따릅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기본 원리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과 장로회 정치와 권징조례와 예배모범을 교의와 규례의 표준으로 삼습니다(헌법 제9장; 헌법선언문). 우리의 목회원리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가 달라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항상 성경에서 가르친 대로 교회를 이해하고, 목회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목회의 기본적인 원리는 동일하며, 언제나 같아야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드러난 바와 같이, 인간의 삶의 상황은 복잡하며 목회적 환경도 변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초대교회, 중세교회, 종교개혁 교회, 그리고 근대와 현대교회의 목회적 환경은 각각 달랐습니다. 하지만 성경이 가르치는 교회의 이해와 목회의 원리는 본질에서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개혁신앙을 믿는 우리의 고백입니다.
2. 코로나19 사태가 목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1) 부정적 영향
첫째, 면대면 접촉을 피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여 비대면 신앙생활에 안주하는 교인들에 맞추어 예배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현장 예배의 본질과 중요성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둘째, 대인 관계를 기피하는 사회 현상에 따라 개인 전도가 위축될 수 있으며, 해외여행 제한으로 인해 해외 선교도 상당히 약화될 수 있습니다.
셋째, 상담과 심방의 내용에 따라 대면이 필요할 경우조차 편의적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갖는다면, 성도의 영혼을 돌보는 목회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넷째, 경제적 위축과 온라인 예배로 인하여 성도의 헌상의식이 약화되어 헌금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를 염려하여 헌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르치기보다 지나치게 헌금을 독려함으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비대면 예배가 일상화될 경우, 수세자와 수찬자가 현장에 없는 상태에서 온라인으로 세례와 성찬을 시행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현장 예배나 회집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성도의 교제는 물론 교회의 공동체 의식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2) 긍정적 영향
첫째,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교회는 그동안 당연시 여겼던 공예배와 주일성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본질적인 것의 필요를 더욱 절감하며, 교회 공동체가 함께 성경을 묵상하고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둘째, 어떤 경우에는 부득이 영상으로 예배드리는 기회를 통해 영적 가장의 역할을 맡은 자가 자신의 책임을 소홀히 했음을 절감하고, 선지자와 제사장과 왕의 직분을 잘 수행해야하는 이유를 각성하는 뜻밖의 유익이 있었습니다. 또한 온 가족이 함께 가정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영적인 교제를 나누어야할 필요성과 유익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셋째, 어떤 이들에게는 개인적으로 참된 신앙의 본질에 따라 자신의 신앙생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과정에서 자신의 신앙생활이 나태해지고 편의에 따라 상황에 쉽게 타협하는 연약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모이는 교회 안에서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신앙이 얼마나 부실한 것인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넷째,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드러나는 일부 교인의 연약한 신앙의 모습을 보고 목회의 본질적인 사명에 더욱 힘을 다하여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다섯째, 교회는 한 지교회의 잘못이 교회 전체의 잘못으로 돌려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반면에 지역 사회와 어려운 교회를 돕는 지교회들의 상호 협력을 보면서 교회의 공교회성을 각성하게 되었습니다.
여섯째,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 인간이 이룬 모든 문명과 영광의 헛됨을 다시금 목도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참된 소망이며 위로가 되는 것임을 절감하며, 헛된 정욕에 빠진 세속주의와 물량주의로부터 벗어나 목회의 방향을 바르게 설정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한 인도를 보았습니다.
3.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목회적 변화에 따른 대응 방향
(1) 교회와 목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회집이 어려운 상황이 장기화됨으로 한 몸인 교회 공동체의 성격에 대한 신앙 이해와 활동이 약화 될 우려가 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 한 몸으로 모이는(WCF 25장 1절) 그리스도의 왕국(WCF 25장 2절), 하나님의 권속(엡 2:19), 하나님의 집(딤전 3:15)입니다. 각 신자는 교회 구성원으로서의 한 신자일 뿐 교회 자체는 아니므로 교회로부터 홀로 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 연합된 성도는 은사와 은혜를 서로 나누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WCF 26장 1절). 그러므로 교회 회원으로서 하나님을 함께 예배하고, 서로를 섬기며 거룩한 교제와 교통을 해야 합니다(WCF 26장 2절). 비대면 예배라는 특별한 상황 때문에 신자 개인이 지교회로부터 자신을 분리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함께 예배하고,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사명을 함께 감당하며, 함께 성화되어 갑니다. 지교회의 한 회원이 되어 양육 받고, 생활의 살핌을 받으며, 예배하고, 성례에 참여하는 것이 모든 신자의 의무입니다.
1) 예배와 성례
가. 예배
교회의 공예배는 원칙적으로 교회 공동체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다함께 모여 하나님께 공동체로 예배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말미암아 온라인이나 예배문으로 각처에서 예배하는 일에 익숙해져 공예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거나 이것을 온전한 예배로 알아 만족하며 현장에 모이는 공예배를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됩니다. 각 지교회 회중이 한 자리에 함께 모여 성 삼위일체 하나님을 예배드리는 일은 모든 신자들이 지킬 의무입니다(출 24:6-7; 사 56:6; 행 2:42; 히 10:25; WCF 21장 6절과 7절, 신학연구위원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예배의 신학적, 목회적 제안” [이하 “신학위원회 1차 제안”] 1항).
그러나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있을 경우, 이를 고려하여 공예배를 드려야 합니다(“신학위원회 1차 제안,” 2항). 지교회의 당회는 현장에 출석할 수 없는 교인을 위하여 동영상 또는 설교를 포함한 예배문과 같은 방편을 마련하여 이들로 하여금 제한적이나마 공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신학위원회 1차 제안,” 5항과 6항). 이러한 상황에서라도 신자들은 함께 모여 드리는 현장의 공예배에 참석하여 예배하기를 사모하며 그런 형편을 주시기를 긍휼의 하나님께 간구해야 합니다(“신학위원회 1차 제안,” 7항).
나. 성례
교회의 성례는 원칙적으로 온 회중이 다함께 모여서 행하는 거룩한 예식이므로 집례자와 수세자 혹은 수찬자가 한 자리에 모여 행해야 합니다.
세례의 경우, 교회 공석상에서 시행함이 원칙이지만, 부득이한 사정의 경우 별도로 고려될 수 있다는 총회헌법의 규정(예배모범 9장 6절)을 반영하여, 비록 회중이 현장에 다 모이지 못한 공예배에서라도 수세자가 현장에 있을 경우, 집례자는 세례를 베풀 수 있습니다.
성찬의 경우, 무엇보다 성경이 함께 모일 것을 명합니다(고전 11:20, 11:33). 따라서 회원 다수가 참석할 수 없고 극히 일부만 참석할 때 성찬식을 하는 것은 “많은 우리가 한 몸이니 한 떡에 참여하는”(고전 10:17) 연합의 의미에 맞지 않습니다. 이러한 의미를 고려하여 상황이 허락될 때까지 성찬을 연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교인이 다함께 모일 수 없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연합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성찬 참여의 기회를 몇 차례 제공하여 온 교인이 성찬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찬식을 행할 때, 성찬의 떡과 포도주를 위생적으로 준비하여 나눌 수 있도록 교회 사정에 따라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온라인을 통해 성찬식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은 허락될 수 없습니다. 성찬은 예식이 거행되는 시간에 그 자리에 참석한 교인에게 나누어주는 것인데 현장에 참석하지 않은 자에게는 나누어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WCF 29장 3절).
이처럼 성찬을 정상적으로 시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애통히 여기며 다시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성찬을 행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구해야 할 것입니다.
2) 교인 교육과 심방
가르치는 일은 비대면 사회에서도 결코 포기될 수 없는 교회의 가장 중요한 소명 중 하나입니다.
먼저, 교회는 개인적으로 성경읽기와 기도생활에 힘쓰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가장(남편이 믿지 않는 경우는 아내)이 가정예배를 통하여 성경과 교리를 가르치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교회는 가정예배서와 성경읽기문제, 설교 영상과 교육 자료 등을 만들어 배포해야 합니다. 소그룹 모임을 활성화하여 성경과 신앙서적을 읽고 나누도록 해야 합니다. 공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가능하다면 몇몇 교회들이 힘을 모아 언약의 자녀들을 위하여 홈스쿨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기주도학습형 기독학교를 설립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방과 관련하여, 하루에 여러 가정을 짧게 심방할 때 혹 발생할지 모를 감염의 위험성을 감안하여 한 개인과 가정을 집중적으로 심방하는 일도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화상 또는 음성 통화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개인 혹은 가정별로 가르치고 심방하는 일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3) 성도의 교제
성도는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어 한 공동체를 이룬 형제들입니다. 성도의 사귐과 교제는 어떤 상황과 형편 속에서도 미루어두거나 포기해서는 안 되는 고귀한 가치입니다(WCF 26장 1절).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창궐하여 서로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만나기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형제들의 안부를 물으며(롬 16장), 이들과 함께 하기를 즐거워하며(수 1:14), 가능한 모이기를 힘써야 합니다(히 10:25). 이런 상황에서는 위생관리에도 각별히 유의하여 형제를 시험과 위험에 처하게 하거나 공동체 전체의 유익과 아버지의 이름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형편에 있는 형제들의 필요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고후 8:1-5). 성도 사이의 이런 친교야말로 하늘 아버지를 기쁘시게 하는 향기로운 제물입니다(빌 4:18).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인주의적 신앙이 더욱 강화되고 서로 면대면(面對面)하여 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더 만연해 간다면, 성도의 교통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잃어버리는 큰 손실이 됩니다. 따라서 이 사태를 통하여 오히려 성도의 교통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생각하면서, 이전보다 더 마음을 쏟아 성도의 교제에 힘써야 합니다.
4) 전도와 선교
코로나19 사태가 전개되는 상황에서 교회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천국 복음을 전하는 일은 계속되어야 할 교회의 지상사명입니다. 현장에 모이지 못함으로 전도 대상자를 예배에 초대하지 못할지라도 개인별 또는 비대면 접촉을 통하여 복음을 증거해야 합니다. 예배당에 교인 다수를 모아 전도 방식을 가르치고 교인들로 하여금 전도하도록 하던 방식과 더불어 목회자 또는 교인이 대상자를 개별적으로 찾아가는 방식의 전도 활동이 필요합니다.
선교와 관련하여 지교회는 해외 선교지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으로 인해 선교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파악하고 기도하며 후원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비자발적 철수를 해야만 하는 선교사들을 지교회에 초청하여 선교지 상황을 듣고, 함께 기도하며 사역을 격려해야 합니다.
역병이 발생한 시대마다 헌신적으로 이웃을 돕는 교인들의 모습을 보고 감화 받은 사람들이 후에 복음을 받아들인 일이 많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5) 교회 행정과 회의
목회는 단순히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과 하나님의 교훈을 가르치고 영혼을 돌보는 목양에 본질적 의미를 두고 있으므로, 목회 관련 업무는 가볍게 비대면으로 처리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필요할 경우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회의 각종 서식의 발급과 재정처리 요청 및 결과에 대한 결재, 예배당 관리, 목회자 사례, 선교 및 전도 사업에 관한 후원 관리, 각종 구제 사업과 관련한 일부 업무 등은 비대면 영상으로 또는 비대면 문자 통신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들을 강구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교회 회의와 관련하여서도 동일한 원리에 따라 회의 방식을 대면과 비대면의 방식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비대면으로 처리할 경우에 가장 주의 깊게 고려할 사항은 회무를 각 회원들에게 정확히 알리는 일과 회원의 의사를 수렴하는 방식의 정당성을 적절히 확보하는 것입니다.
6) 총회 산하 지교회의 상호 협력
우선 총회와 노회의 회무 처리를 위한 대규모 회집 자체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를 대비한 방안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총대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화상 프로그램 또는 문서에 의한 투표방식을 이용하는 방안입니다. 또한 강도사 고시를 위한 회집도 몇 노회를 권역별로 묶어 총회 고시부의 주관 하에 시행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총회나 노회가 지교회와 협력할 사항 가운데 중요한 일은 재정 자립도가 약한 지교회를 돕는 일입니다. 특별히 두 가지 사항에서 돕는 일을 모색하여야 할 것입니다. 첫째, 재정 자립도가 약한 교회의 경우, 필요하며 가능한 목양 사역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으며, 기술적인 이해가 있어도 실행할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총회나 노회 차원에서 이런 교회를 위한 도움의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둘째, 코로나19로 인하여 교인 또는 헌금 수입의 감소 때문에 발생할 교회의 재정상의 어려움에 도움을 주는 일의 모색이 필요합니다. 목회자의 생활의 어려움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하여 처음 발생한 일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하여 재정적 어려움을 나누며 섬기는 방안과 협력을 구하는 일에 애를 쓸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테면 총회와 노회, 그리고 지교회의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와 관행을 바꾸고, 일정한 비율 또는 규모를 어려운 지교회를 돕는 일에 우선적으로 내놓는 새로운 관행을 세우는 일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변화가 정착이 된다면 이것은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여러 교훈들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를 깊이 깨닫고 적용하는 훌륭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2) 교회와 사회
1) 정부와의 관계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교회와 국가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통치 아래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성경은 모든 신자에게 하나님을 예배할 특권과 의무가 주어졌다고 가르칩니다. 주일에 드리는 공예배는 하나님께서 모든 시대에 걸쳐 신자들에게 명하신 절대적이고, 도덕적이며, 영구적인 계명이며, 세상의 끝 날까지 계속 지켜져야 할 명령입니다(출 20:8; 사 56:2; WCF 21장 7절). 정부는 교회의 공예배를 함부로 금하거나 교회 안의 영적인 치리에 간섭해서는 안 됩니다. 대한민국의 헌법 또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며 종교와 정치는 서로 분리된다고 천명합니다(헌법 제20조). 요컨대 교회 공동체가 드리는 예배의 합법성은 행정부의 허락 여부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한편, 성경은 각 사람에게 정부의 권세에 복종하라고 가르칩니다(롬 13:1). 하나님은 정부에게 “칼의 권세”를 부여하셨습니다(WCF 23장 1절). 정부는 악을 제어하고,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며, 국민을 보호할 책임과 의무를 수행합니다. 정부의 합법적 명령에 순종하고, 이들의 권위에 복종하는 것은 모든 국민의 의무이고, 여기에는 신자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WCF 23장 4절). 특히 코로나19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마련한 정부의 방역조치를 교회는 협조적으로 준수해야 하며, 방역조치를 불이행함으로 정부의 행정명령을 초래하지 않아야 합니다. (참조. 신학연구위원회 2차제안서, “교회와 정부의 관계에 대한 이해와 교회의 실천사항에 대한 제언”)
2) 사회와의 관계
재난의 때에 지교회는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를 테면 마스크를 구입하여 이웃에게 나누고,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이 어려운 이웃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상시라면 행하였을 교회 행사들을 자제하고 삼가면서 정부의 지침을 잘 반영하여 사회의 지탄을 받지 않도록 하는 일도 소중합니다. 도리어 교회는 이 어려운 시기를 선한 행실로 교회를 비방하는 자들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마 5:16; 벧전 2:12).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성경과 개혁신학이 가르치는 성경적 교회를 지속적으로 이루어가자는 뜻을 담아 이상의 제안을 올립니다. 아무쪼록 많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교단 산하 지교회에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