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 목회와 설교를 결정짓는다 

사고력은 목회와 설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리더는 먼저 지적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지적 리더십을 키우는 것은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리더인 설교자는 지적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지적 리더십을 갖춰야 하는 이유는, 리더라면 사고력의 크기와 넓이, 그리고 깊이의 여부를 결정하는 지적 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창의성의 시대에, 리더는 남과 다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 리더인 설교자 또한 세상, 그리고 교인보다 남다른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설교자는 설교를 할 때 통찰력 있는 성경 해석과 의미를 담아내는 설교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교인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지적 안목을 갖춰야 한다.

설교에서 서론의 차별화, 낯선 적용, 글의 역동적인 전개, 개념을 활용한 설교 글쓰기 등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해낼 수 있으려면 남다른 사고력을 갖추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아트설교연구원'은 모임 때마다 글을 쓴다. 글이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지루하지 않으며, 창의적인 글을 쓰도록 유도한다. 이런 글을 쓰려면 먼저 갖출 것이 남다른 사고력이다. 결국 차별화된 설교를 만드는 것, 교인들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설교는 사고력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설교자가 해야 할 훈련 중 하나가 사고력을 키우는 훈련이다. 이 사고력을 키우는 훈련에 인문학 독서가 필수적이다. 그것은 인문학이 생각하는 법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사고력은 어휘력으로 이어진다

'아트설교연구원'에서는 사고력을 길러주는 과정을 매우 중요시한다. 매주 과제 중 사물과 언어의 '특징 찾기', '공통점 찾기', '차이점 찾기'를 한다, 이런 훈련이 사고력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또한 어휘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사고력에 문제가 있으면, 어휘력이 문제가 있다. 어휘력에 문제가 있으면, 설교에 문제가 발생한다. 나는 예전에 설교 문제로 아내로부터 핀잔을 자주 들었다.

첫 번째는 "설교가 매일 똑같다"는 것이었다.

그 때마다 내가 이렇게 답했다. "설교 본문이 다르고, 제목이 다르고, 등장인물이 다르면, 날짜가 다르고, 사람이 달라졌는데 무슨 말이냐?"

두 번째는 "매번 사용하는 어휘가 신앙적 어휘와 반복되는 어휘를 사용하니, 다르게 들리지 않고 똑같이 들린다"는 것이었다.

세 번째는 "다른 설교를 만드느라 고생하지 말고, 전주에 했던 설교를 또 다시 하라"고 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설교가 이번 주나 전주나 다르다고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말은 교인들에게서도 몇 번 들었다.

내가 아내로부터 들은 말을 다른 설교자들도 듣는가 보다. 최근에도 한 목사가 나와 동일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설교가 끝나면, 아내가 설교가 전과 다르지 않다고 똑같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는 설교자의 사고력의 폭이 넓지 않은 반복되는 어휘 사용 때문이다.

많은 설교자들이 성경적 어휘를 반복해 사용한다. 그럼 교인은 반복되는 단어로 설명한 설교를 듣기가 힘들다. 이는 좋은 말도 듣기 힘든 것이 사람들의 본성인데 반복되는 어휘로 하는 설교 듣기 좋을 리 만무하다.

예수님은 설교 때마다 어휘가 같지 않았다. 그 이유는 매번 일상의 다른 어휘를 사용하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설교를 하셨으니, 당시 사람들이 예수님의 설교를 듣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최근 한 목사가 세상 강사들의 강의를 몇 번 직접 듣고 깜짝 놀랐단다. 그 강의를 들을 때 엄청 감동을 받았음은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맨 앞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 일찍 와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본 한 목사는 그 뒤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 강사와 같이 설교를 하면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 확실하다. 그러니 나도 저렇게 설교를 잘 해야겠다.'

강사의 좋은 콘텐츠와 낯선 어휘 사용, 즉 남다른 사고력이 감동에 감동을 준 것이다.

반면 많은 설교자들은 어휘가 반복된다. 지난 주에 사용한 어휘가 계속해서 등장한다. 또한 주로 신앙적 어휘인 믿음, 은혜, 사랑, 감사, 축복, 사명 등만 듣게 된다.

그러면 결과는 뻔하다. 교인들이 진리의 말씀을 듣는데, 한 귀로는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려보낸다.

설교자는 예수님과 같이 일상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어휘를 반복되지 않고 다른 어휘를 사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사고력과 어휘력을 확장하는 훈련을 남다르게 해야 한다.

사고력에 대한 설교자들의 인식

설교자들은 사고력이 설교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리의 말씀만이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설교자가 매주 진리의 말씀을 전하는데, 교인들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 설교자의 문제, 즉 사고력의 문제다.

교인들이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설교를 하기 위한 사고력을 확장하려면, 결국 설교자들이 인문학 독서를 해야 한다. 설교자가 인문학 독서를 하지 않는 사고력으로는, 설교에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설교자들은 오직 성경과 신학만으로 설교하는 것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한 분야를 10년 정도 하면 사고력은 좁아질 대로 좁아져 있다. 그러므로 사고력을 확장하기 위해 인문학 독서를 해야 한다.

필자도 20년 이상 오직 성경과 신학만으로 설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문학 책을 중심으로 몇 천 권의 책을 읽었을 때, 나의 오만함이 극에 달했음을 깨달았다. 그 동안 나는 하나님의 일반 은총을 무시했음을 고백했다.

많은 설교자들이 특별 은총만을 사용해 설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오만의 극치 아닌가?

예배에 처음 참석한 새신자들, 세상에 아주 익숙한 교인들을 어떻게 하나님께로 인도할 수 있는가? 예수님과 같이 일반 은총도 사용해야 한다. 우리의 구주 예수님께서도 사용하셨다면, 우리는 설교에서 일반은총 사용이 당연하다.

설교자의 인문학에 대한 인식

많은 설교자들이 인문학을 말하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 인문학이 하나님을 드러내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은 결코 하나님을 드러내는데 방해되지 않는다. 하나님을 영광 가운데 드러내는 게 디딤돌이 된다.

만약 예수님께서 인문학을 하나님 드러내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셨다면, 이를 사용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매번 설교 때마가 사용하셨다. 그렇다면 인문학은 거치는 돌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돌이다. 단 지혜롭게 사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설교자들이 가장 잘 하는 것이 '카피 설교'다. 진리를 전하는 설교자가 말도 안 되게 다른 설교자의 설교를 카피해서야 되겠는가?

이 역시 결국은 인문학에 대한 부재 현상 때문이다. 인문학의 꽃은 '글쓰기'로 귀결된다. 설교자가 인문학의 부재 즉 글을 쓰지 못하니 설교를 베끼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글을 쓰려면, 사고력이 좋아야 한다. 이 사고력을 좋게 만들기 위해, 인문학 독서를 해야 한다. 만약 설교자가 인문학을 원숭이처럼 대하면, 교인들이 자신을 원숭이처럼 대하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약 10년째 설교 글쓰기 세미나를 하면서 설교자들로부터 아주 많이 듣는 말이, '인문학 무용론'이다. 이는 좋은 사고력을 갖추는 것을 포기하는 태도다.

전 개그맨이자 거룩한빛광성교회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는 최형만 전도사가 모임에 참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목사님! 제가 신학을 하면서 인문학 책 6,000권을 버렸습니다. 다시 '아트설교연구원'에서 설교 글쓰기를 공부하면서, 인문학 책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인문학 책을 읽고 있으니 아내가 왜 그런 책을 읽느냐고 합니다. 이제 신학을 했으니 성경과 신학 책만 읽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많이 버린 인문학 책을 다시 읽으랴고 하는데 왜 읽어야 합니까? 이유를 말해주십시오. 저는 이것이 심각한 고민입니다."

그 때 해준 말이 있다. "인문학을 해야 하는 이유는 사고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해주니, 그럼 다시 인문학 책을 읽겠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성경, 신학, 인문학 독서를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설교자는 사고력, 어휘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이 사고력과 어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문학이 대단히 중요하다. 아니 결정적이다. 그러므로 신학과 인문학의 균형 잡힌 독서를 해야 한다.

김도인 목사/아트설교연구원 대표(https://cafe.naver.com/judam11)
저서로는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 CLC》, 《설교를 통해 배운다/ CLC》, 《출근길, 그 말씀(공저)/ CLC》,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 좋은땅》, 《아침의 숙제가 자녁에는 축제로/ 좋은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