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과 행복론을 수용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도 아리스토텔레스처럼 행복이 인생 최고의 목적이요 최고의 선이라고 말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게 행복은 그 자체를 위해 추구되는 궁극적 목적(finis ultimus)입니다. 궁극적 목적이라는 말은 더 이상 아무 것도 바랄 것이 남아있지 않도록 인간의 욕구를 완전하게 충족시키는 것입니다. 행복이야말로 인간 삶의 궁극적 요소입니다. 행복이 이루어지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삶을 누리는 것입니다. 인간의 궁극적 목적으로서 행복은 인간 본성의 완전한 실현상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간의 완전한 선이요 인간 삶의 궁극적 목적인 완전한 행복은 세상에서는 도달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 완전한 행복은 내세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생의 궁극적 가치인 행복은 하나님 은혜로 누리는 영생 안에서만 실현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런 참된 행복을 설명하기 위해서 당시에 통용되었던 8가지 행복에 이르는 길들에 대해 반박을 합니다. 다시 사람들이 행복에 이르는 길들이라고 믿었던 여덟 가지는 재물, 명예, 건강, 영광, 육체의 선, 영혼의 선, 감성의 선, 그리고 창조된 선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추구하면서 행복을 누리려 하였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행복이 이런 것들로 말미암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는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설명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행복에 대한 잘못된 접근법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행복할 줄 알고 권력을 추구하고 행복을 위하여 재물을 탐하고, 쾌락에 빠져서 더 불행한 삶을 살아갑니다. 동일한 이유로 행복을 위하여 건강과 인생의 영광을 찾아 헤매지만 행복으로부터 멀어진 삶을 삽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시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당대의 사람들이 행복의 길이라고 믿었던 8가지 요인을 하나씩 열거하면서 그 한계들을 소개합니다. 그는 인간이 지향하는 최고의 선인 행복은 세상적이고 인간적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것임을 말합니다. 따라서 악행으로 행복에 이를 수 없는 것이 명확한 것은 물론이고 인간들의 선행으로도 행복에 도달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하면 인간의 노력으로는 절대로 행복에 이를 수 없습니다. 심지어 영혼의 충족마저도 완전한 행복을 누리는데 충분한 조건이 될 수 없다 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무엇이 인간의 행복을 누리는 길일까요? 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하면 영생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완전한 행복은 하나님의 은혜로 누리는 영생의 삶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러면 지상의 삶에서 행복은 도무지 누릴 수 없을까요? 토마스 아퀴나스는 지상의 인간이 완전한 행복 가까이 다가가는 길은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는 것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중적 행복(duplex beatitudo)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두 가지 행복은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음으로 이 땅에서 이미 영생의 삶을 누리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이런 점에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생들이 지상에서 누리는 완전한 행복 근사치를 누리는 구체적인 비결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온전히 인식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면 행복을 누릴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퀴나스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성경적 도덕관을 매우 강하게 주장합니다.
결국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간의 행복이 다른 어떤 것이 아닌 창조주 하나님께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행복에 대한 긴 논의를 통해서 아퀴나스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님 품속에 인간의 완전한 행복이 있고, 하나님 품속에 있는 행복을 누리는 길은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