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가 매니지먼트에서 소개한 '우리의 가장 위대한 자원은 사람이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많은 사람이 '사람이 답이다'라는 말을 하지만 사람에 대한 탐구와 연구 성과는 별로 없다. 기업의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문제의 중심에 있고, 골치 아픈 대상이기도 하다.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사람의 업무는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도 사람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기업의 자산이다. 이런 인간에 대해서 우리는 사람을 관리해 온 전통적 리더십과 기존의 인사 관리를 뛰어넘는 경영자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사람에 대한 리더십
근로자가 '목표 성취'를 이루게 하려면 경영자들은 노동자를 문제나 비용, 또는 억지로 눌러야 할 '적'이 아니라 '자원'으로 여겨야 한다. 경영자들은 인간적인 장점이 효력을 발휘하도록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인사관리에서 사람에 대한 리더십으로 방향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사람을 관리하기 위한 전통적 접근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사람에 대해 도움을 제공해줘야 할 '문제'로 바라보는 복지 접근법이다. 사람들은 실제로 '문제'가 되기도 하고, 또한 도움을 필요로 한다. 복지접근법은 진정으로 절망에 빠진 직원들을 관리할 때에는 대단히 높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둘째, 많은 직원이 함께 작업을 진행해야 할 때 반드시 수행해야 할 활동이자 잡일로서 노동을 바라보는 인사관리 접근법이다.
셋째, 노동을 비용이자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비용 통제와 '위기' 방어를 주된 업무로 생각하는 접근법이다. 인사관리는 사람들이 각자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복지 접근법이나 인사관리 접근법, 또는 통제 및 소방수 접근법은 이런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
인간은 나약하다. 우리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약한 존재다. 인간은 문제를 야기하고, 절차를 필요로 하며, 성가신 일을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비용이며 잠재적인 '위협'이다. 그러나 인간을
고용하는 이유는 이런 약점 때문이 아니다. 장점이 있고 업무 수행 능력이 있기 때문에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다. 조직의 목적은 직원의 장점을 생산적인 것으로 바꾸고 약점을 생산과 무관한 것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다.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이다
최근 국내 모 기업의 광고 슬로건이 '우리의 미래는 사람이다'였다.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용한 외부 광고에서도 즐겨 사용하는 카피라이터이다. 이런 기업조차도 모 기업의 경영 상태가 어려워지자, 희망퇴직을 받는 중 신입 사원도 포함시켜 사회적 논란에 휩싸였다. 이처럼 경영자들은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다"라고 즐겨 말한다. 그들은 자기 조직과 다른 조직의 유일하고 진정한 차이점은 직원들의 성과라는 진부한 표현을 자주 쓴다.
인간을 제외하고 한 조직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은 다른 조직과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 그리고 대다수 경영자는 모든 자원 중에서도 인간이 가장 적게 활용되고 있으며 어떤 조직이든 인간의 잠재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 결국 '사람은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주장하지만, 인사관리에 대한 전통적 접근법을 가지고 사람을 자원으로 보는 대신 문제나 절차, 비용으로 바라보는 경영자들이 상당수다.
최근에 사람을 기업 재무제표의 '자산' 계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깨달음을 반영해 준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회계 처리 방법은 사람을 '비용'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인간은 언제나 정보나 측정방법이 알려주는 방향을 따르게 마련이다. '사람이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이다'라는 공언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측정방법과 통제 수단을 개발하는 것은 경영자들에게는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우리는 회의나 세미나, '감성 훈련', 설교, 연설보다 더욱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는 '실천'이 필요하다. 실천은 비전이나 태도를 바꾸는 것보다는 훨씬 쉽다.
첫째, 가장 먼저 업무 및 노동 집단에 대한 책임과 목표 성취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 어떤 업무를 수행하든 근로자는 경영자와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경영자는 근로자의 목표 성취가 가능하도록 일에 생산성을 부여해야 하며, 책임에 대한 요구와 규율, 동기를 부여받아야 한다.
둘째, 경영자는 부하직원들을 '자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경영자는 직원을 자신의 업무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경영자는 직원에게 책임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해야 한다. 그들이 책임을 인정해야 비로소 경영자는 더 훌륭하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는 부하직원들의 직무에 상향적 책임과 상향적 공헌을 구축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부하직원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제시하고 답을 구하는 것이다. "당신의 경영자로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당신의' 직무에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려면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경영자인 나와 기업이 하는 행동은 '당신의' 업무에 어떤 지장을 주고 있는가?" "당신은 경영자인 내가 기업을 위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가?"
위의 질문들은 경영자와 부하직원들 모두가 공동의 성과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질문들은 경영자와 부하직원들이 서로 관계를 이루는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준다. 또한 이 질문들은 경영자가
새로운 시각으로 휘하 직원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경영자는 부하직원들을 자원으로 바라보게 될 뿐만 아니라, 부하직원들 역시 경영자를 자신들의 자원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인력 배치
사람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직원이 장점을 발휘해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적절한 장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배치를 잘못하게 되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벌어진다. 새로운 신입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는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다. 경영자로서 잠재력을 갖춘 사람을 찾아내려면 어떤 특성을 살펴봐야 하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성과 결과에 집중하는 것은 성과 외에는 이런 잠재력을 시험할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인력 배치는 변화의 여지가 크다. 두 사람의 장점과 약점이 똑같은 경우는 절대 없다. 또한 장점이 하나밖에 없는 사람도 없지만, '팔방미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원을 최적화하는 것은 경영자의 직무다. 그리고 값비싼 자원인 인간을 최적화하기 위한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 인력배치의 이상적인 모습은 마치 모든 것을 다 잘 알고 있는 '대부'가 장막 뒤에서 체계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주된 직무 중 하나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조직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적절한 직원을 찾아내기 위한 '책임'을 부여하고 이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성과 평가를 담당하는 경영자는 '양심차원'에서 훌륭한 성과를 달성해서 회사의 신뢰를 받는 중견의 직원들을 육성해야만 한다. 또한 '미성과자'에 대해서도 조직 전체에 해를 입히기 때문에 조직 내에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그는 동료 직원들에게 부담이 된다. 그들의 성과에 그들에게도 맞는 업무가 있기 때문에 경영자는 생산적이며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심사숙고하면서 "당신한테는 그 업무가 맞지 않아. '이 자리'가 맞아"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젊은 지식근로자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이런 실천은 새로운 신념과 기본적인 태도 변화를 부르짖으며 전통적인 인사관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분명 경영자가 직원을 자원으로 다루면서 인력을 배치할 때 효과적인 강점 활용에 중점을 두는 것은 '실천'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실천은 진부한 설명보다 더 많은 것을 달성해준다. 이런 실천은 어렵고 까다로운 작업이다. 또 이런 실천은 유토피아 조직을 만들어주지는 않지만, 조직이 '순응'이 아니라 '성과'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러한 실천은 따분한 업무를 맡은 따분한 직원들에게는 흥미를 유발시켜 주지 못한다. 그렇지만 흥미로운 업무가 따분한 업무로, 열정적인 직원이 따분해하는 직원으로 바뀌는 것만은 미연에 방지해준다. 이러한 실천들은 조직의 기본적 직능이나 긴장을 감소시켜 주지도, 조직의 경제적 문제 및 권력과 관련된 문제를 없애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신뢰 구축과 목표 성취를 가로막는 방해요인들을 상쇄시켜 줄 수는 있다. 물론 이런 실천들은 사람을 '문제'이자 성가신 일, 비용, 위협으로 간주하는 전통적인 접근법을 불필요한 것으로 바꾸지는 못한다. 비록 첫걸음에 불과할지라도, 이러한 실천들을 통해 경영자와 경영이 인사관리를 넘어 사람에 대한 리더십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하영목 교수(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국제물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