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Photo : )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신사참배 80년 회개 및 3·1 운동 100주년을 위한 '한국교회 일천만 기도대성회'가 28일 오후 서울 감리교 회관 앞 광화문 사거리에서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기도대성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연합, 한국교회총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제외한 한국교회 연합기관들이 모두 동참한 가운데 '오라! 여호와께로 돌아가자(호 6:1)!'는 주제로 80년 전 신사참배의 죄를 회개하기 위해 열렸다.

연합기관 대표들은 이날 기도대성회에 앞서 그 역사적 의미와 취지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기도대성회는 1부 '여호와께로: 천대의 복을 누리기 위해', 2부 '민족에게로: 민족복음화와 세계 교회로', 3부 '세계 선교로: 750만 디아스포라 섬김과 선교로 전진' 등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특히 과거 '신사참배와 우상숭배의 죄를 회개하며(임준식 목사)', '3·1운동과 순교정신 계승을 위하여(김정환 목사), '분단과 분열의 죄를 회개하며(원종문 목사)', 현재 '민족 복음화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감사하며(고영기 목사)', '대통령과 정치, 경제, 사회 지도자들을 위해(김효종 목사)', '1천만 성도, 6만 교회, 한국교회 일치를 위해(정학채 목사)', 미래 '3만 선교사와 세계에 흩어진 750만 한민족 디아스포라를 위해(심평종 목사)',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상생의 시대를 위해(김동근 장로)', '민족 복음화와 복음통일의 새날을 위해(고시영 목사)' 등을 놓고 합심기도했다.

이 외에도 기도대성회 실무총무들의 공동기도, 공동회장단의 회개 선언, 공동회장과 실무총무들의 용서·화해의 포옹과 구호제창, 강종근·양용근·주기철 목사에 대한 순교자 기념 추서 등의 순서도 마련됐다.

 

▲기도대성회 공동회장들이 '용서와 화해의 포옹'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Photo : ) ▲기도대성회 공동회장들이 '용서와 화해의 포옹'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대표대회장 정서영 목사(세기총 대표회장)는 "한국교회는 일제의 신사참배에 저항해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순교의 피를 흘렸으나 결국 무릎을 꿇는 과오를 범했고, 그로 인한 민족적 고난은 조국 광복 이후 참혹한 민족상잔의 비극적 전쟁으로 이어졌다"며 "한국교회는 전후 폐허 속에서 실의와 절망에 빠진 백성을 위로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줬다. 경제 부흥과 민주화 시기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과오에도, 하나님은 한국교회에 넘치는 은혜를 부어주셔서 나눔과 섬김, 세계 선교의 도구로 사용하셨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우리는 하나님 말씀 안에 들어와 철저한 자기 개혁과 갱신을 실천함으로써 한국교회를 다시 회복하고 성령 안에서 참된 일치와 연합을 이루는데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며 "뜨거운 나라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여,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와 사랑의 정신으로 남북으로 남북의 평화통일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자"고 권면했다.

'한국교회 연합과 미래를 위한 제언'을 전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한국교회가 잘못한 부분도 많다. 신사참배도 마찬가지이지만, 한국교회는 신사참배를 하지 않으려 얼마나 저항하고 기도했는지 모른다. 이 사실을 아시는가"며 "사실 타종교는 쌍수를 들고 신사참배를 환영했다. 기독교를 제외하고 모두 찬성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하지 않으려고 저항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도 알아달라"고 말했다.

소 목사는 "신사참배는 우리 민족의 수치이자 대한민국의 수치였다. 한국교회의 수치였다. 일부 반대도 있지만, 오늘 우리가 민족적으로 회개하고 반성하는 이 일은 잘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늘 모임은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할 기회이다. 이제 우리가 3·1 정신과 순교 정신으로 평화의 꽃길을 회복하자. 신발끈을 동여매고 이 민족과 교회를 위해 다시 새벽의 힘찬 발걸음을 함께 정진하자"고 강조했다.

 

▲소강석 목사는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 속에서 열변을 토했다.
(Photo : ) ▲소강석 목사는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 속에서 열변을 토했다.

 

 

기도대성회를 주도한 윤보환 목사(감리회 중부연회 감독)는 '거룩한 총회, 여호와께로 돌아가자'는 메시지에서 "1919년 3·1 운동 이후 우리 민족은 교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과 함께 급격한 부흥을 경험했으나, 신사참배 우상숭배 이후 2백여곳의 교회가 폐쇄되고 2천여명의 성도들이 투옥됐다"며 "신사참배 이후 수많은 기독교 계통 학교가 폐교당하고 수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옥고를 치러야 했다. 한국 땅에는 2개의 신궁과 1,141개 신사가 설치됐고, 신사 부적을 온 민족에게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윤 목사는 "예수님과 바울도 말한, 아담으로부터 온 조상의 죄를 회개하고 구원의 은혜 앞에 나오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부름에 순종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 이곳에 모였다"며 "하나님 앞에 온 성도가 모여 총회가 된 시간이고, 온 땅을 거룩하게 우상의 죄를 벗기는 연합의 시간이다. 우상의 죄값은 이제 하나님께서 정리시켜 주실 것"이라고 했다.

'신사참배를 넘어 3·1 정신으로'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한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는 "신사참배의 아픔을 바로 알고, 확실히 회개하고 끊고 가야 재앙을 벗어날 수 있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며 "새롭게 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믿음의 바탕 위에 서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삼일정신이다. 우리 모두 신사참배를 넘어 삼일정신으로 민족 통일을 완수하고, 8천만 민족 복음화를 이룩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자랑스러운 한국교회를 만들기로 결단하자"고 전했다.

 

신사참배 기도대성회
▲순서자들이 모두 등단해 파송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대웅 기자

 

격려사를 전한 풀러신학대학원 마크 래버튼 총장은 "하나님께서 이 시간 우리를 귀하게 사용하고 계시며, 여러분을 위하시고 신실하게 역사하실 것"이라며 "한국교회에는 많은 순교자들과 위대한 신앙의 선배님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 분들이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사랑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래버튼 총장은 "하나님께서는 한국교회를 사용해 세계 각국에 복음을 전하고 계신다. 우리가 받은 사랑을 전하는 것 역시 귀한 일"이라며 "이 나라는 하나님께 진실하게 헌신하는 여러분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세계 각지 교회들도 여기 한국교회 성도님들을 필요로 하고 계심을 기억하자"고 격려했다.

기도대성회 전에는 라이프오브워십 팀이 찬양을 인도했으며, 서울신대 앙상블은 주기철 목사의 '일사각오'를 다룬 뮤지컬 '두려워 말라(작곡·연출 윤유영)'를 공연했다. 이날 헌금은 한국교회순교자기념사업회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나눔의집 등에 골고루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