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은 수십 내지 수백 억 년의 긴 반감기를 가진 방사성동위원소(우라늄, 루비듐 등)를 이용하여 오래된 광물이나 암석의 연대를 측정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이다.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에 의해 지구의 나이 46억 년이 마치 과학적인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성경에 근거하여 지구 나이를 6,000년으로 주장하는 것은 마치 천동설을 주장하는 것과 같이 기독교를 현대과학에 무지한 집단으로 매도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기독교 내부에서 조차 경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억에서 수백 억 년의 긴 반감기를 가진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과 달리,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은 5,73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반감기를 가진 방사성탄소(C-14)를 이용하여 생물화석의 연대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또한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에 사용되는 모원소는 지구가 아닌 별들의 폭발 과정에서 만들어지지만, 방사성탄소는 지구 대기 중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은 자원소(N-14)의 초기값이나 현재값을 모르더라도 모원소인 탄소(C-14)의 양 만으로 연대측정이 가능하며, 모원소인 방사성탄소의 초기조건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반탄소(C-12) 대비 방사성탄소(C-14)의 비율이 극히 작고, 방사성탄소의 반감기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방사선계측기나 질량분석기를 사용하더라도 최대 10만 년 이내의 연대에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구 대기 중에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질소가 우주에서 오는 우주방사선(특히 중성자)과의 핵반응에 의해 일부가 방사성탄소로 변한다. 대기 중에서 방사성탄소는 생성과 붕괴 과정을 동시에 수반한다. 이 때 대기 중 방사성탄소의 평형농도(C∞)는 다음 식으로 계산된다.
여기서 R은 대기 중에서의 방사성탄소의 생성율을, λ는 방사성붕괴상수를 나타내며, 방사성탄소 농도의 시간변화율은 생성율과 방사성붕괴율에 의하여 결정된다. 방사성탄소의 생성은 현재 농도와 무관하게 매우 느린 반면, 붕괴는 현재 농도에 비례하고 반감기가 5,730 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반감기의 5~6배에 해당하는 약 3만 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생성과 붕괴가 거의 평형을 이루어 평형농도에 도달하게 된다. 현재 지구 대기 중에는 일반탄소 대비 방사성탄소의 비율이 평형농도로 여겨지는 약 1조 분의 1의 비율이다. 이렇게 생성된 방사성탄소는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가 되고, 이산화탄소는 식물의 광합성 과정에서 잎에 있는 기공을 통해 식물 내부로 흡수되며, 그 식물을 먹은 동물의 뼈 속에도 축적된다. 이 때 동·식물 내에 존재하는 방사성탄소와 일반탄소의 비율은 대기 중에서의 비율과 동일하게 된다. 이후 방사성탄소를 흡수한 동·식물이 죽게 되면 이산화탄소의 흡수는 중지되고, 체내에 흡수된 일반탄소는 그대로 남게 되지만 방사성탄소는 방사성붕괴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그 양이 줄어들게 된다. 죽은 동·식물의 화석에서 방사성탄소와 일반탄소의 비율을 측정하면 그 화석생물의 죽은 연대를 계산할 수 있는 원리이다. 즉, 그 화석에 남아있는 일반탄소 대비 방사성탄소의 비율이 처음 비율(1/1조)의 1/2이면 5,730년, 1/4이면 11,460년, 1/8이면 17,190년이 되는 것이다.
▲방사성탄소의 생성 곡선(왼쪽)과 방사성탄소의 붕괴 곡선 |
그러나 10만 년 이상이 지난 시료에서는 방사선계측기 또는 질량분석기에 의해 방사성탄소가 검출되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천만 년 내지 수억 년이 지난 것으로 간주되는 생물의 화석에서, 심지어 석탄 및 다이아몬드에서도 방사성탄소가 검출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들 시료들은 최대 10만 년을 넘지 않은 것이 되므로 진화론적 지질주상도 및 오랜 지구연대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6,500만년 전에 멸종했다는 공룡의 뼈에서도 잔류 방사성탄소가 존재하며, 측정된 방사성탄소 연대는 대략 2만 년에서 4만 년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방사성탄소 연대는 진화론적인 지구연대와 엄청난 모순을 보이고 있지만 진화론 과학자들은 시료의 오염 가능성을 제기하며 과학적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철저하게 오염을 방지하고 실험을 해도 반복적으로 방사성탄소가 검출되고 있다는 것은 오래된 지구연대 가설을 합리적으로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오히려 수만 년의 방사성탄소 연대를 근거로 성경적 지구연대인 6,000년은 틀렸으므로 창세기를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창세기 내용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대부분의 화석은 지금부터 약 4,500년 전에 있었던 대홍수 시기에 만들어졌으므로 성경연대는 방사성탄소 연대와도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연대가 틀렸다고 주장하기 이전에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에서 간과하고 있는 다음과 같은 가정과 전제조건들을 심도 있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방사성탄소 연대측정에서는 지구 대기 중의 방사성탄소 농도가 이미 평형상태에 도달해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즉, 지구의 나이가 방사성탄소 반감기의 100만 배 이상이기 때문에 일반탄소 대비 방사성탄소 농도 비율인 1조 분의 1은 더 이상 변하지 않는 평형농도라고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구 나이를 성경적 연대인 6천 년으로 가정한다면, 대기 중 방사성탄소의 농도는 아직 평형상태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4,500년 전의 대기 중 방사성탄소 농도는 현재 농도의 약 36%에 불과하며, 지금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이것을 보정하면 약 8,000년 이상의 연대가 줄어들 수 있다.
둘째, 방사성탄소를 생성하는 우주 방사선의 세기는 지구의 자기장에 반비례하는데, 과거의 지구 자기장이 현재보다 강했다면 과거에는 대기 중의 방사성 탄소의 비율이 지금보다 낮았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구 자기장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1,400년 마다 절반으로 감소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이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방사성탄소 연대는 약 19,000년 정도 감소하게 된다.
셋째, 암석층과 화석에 나타나는 양상을 바탕으로 대격변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데, 과거 지구에 엄청난 규모의 격변적 사건(중앙해령의 분출 등)들이 있었기에, 지구 대기권의 변화와 맨틀층 방사성물질의 대량방출 등으로 대기 중 방사선탄소의 농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창세기에 기록되어 있는 궁창 위의 물이 실재했다면 지구에 도달하는 우주방사선을 상당 부분 차단했을 것이고, 이것 또한 방사성탄소 연대를 수천 내지 수만 년 왜곡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처럼 절대연대 측정법이라고 알려진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법도 지구연대를 오래된 것으로 전제하면 수만 년의 연대로 계산되어 지고, 성경적 젊은 연대를 전제하면 수천 년의 연대로 계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런 모든 사실들을 감안할 때 방사성탄소를 이용한 지구연대는 충분히 1만 년 이내로 수렴될 수 있으며 이것은 성경연대와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박재원(㈜미래와도전 기술이사, 핵공학박사, 한국창조과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