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부터 가르치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잃어버렸다. 가르치는 자가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이 무엇인지 분별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교과서에 실렸다는 이유만으로, 액면 그대로 다 받아들이기 힘든 정보와 자료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가르치는 것이다.
여러분 중에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여섯 살 때 아버지가 아끼는 버찌나무를 도끼로 베었다가 나중에 아버지께 잘못을 고백했다는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허구다. 지금까지도 이 사건과 조지 워싱턴의 어린 시절과 관련해서 신뢰할 수 있는 기록은 발견된 것이 없다. 역사학자들은 전기작가가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가르칠 목적으로 영국의 우화에 워싱턴을 삽입한 것 같다고 추측한다.
또한 조지 워싱턴이 1달러짜리 은 동전을 포토맥 강 한 편에서 다른 편으로 집어던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것도 말이 안 된다. 이 강은 폭이 1,500미터가 넘을뿐더러 1달러 은 동전이 처음 제작된 것은 워싱턴이 67세로 사망하기 5년 전인 1794년이었다. 그렇다면 62세의 노인인 조지 워싱턴이 8.1그램밖에 안 되는 가벼운 동전을 1,500미터 이상 던졌다는 말인데, 물리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나님이 기적을 베푸셨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굳이 그렇게 하실 이유가 없으니 말이 안되는 꾸며낸 이야기가 분명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이야기들이 지난 2백년 동안 미국 정규 교과서에 버젓이 실려 있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교사가 수많은 학생에게 허구를 진실로 가르쳐 왔다는 말이다.
워싱턴 이야기 같은 경우는 별다른 해악을 끼치지 않는 가벼운 오류니까 웃고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과학 교과서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인 진화론은 어떤가? 교과서에서는 여러 가지 이론 중 하나에 불과한 진화론을 진리로 가정하고, 그 위에서 모든 내용과 자료와 증거를 제시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인류와 세상의 기원을 다룬 지적 설계론(Intelligent Design)과 창조론(Creationism)도 제시해야 함에도, 그것들은 일절 언급하지 않고 진화론만 다룬다. 그러니 당연히 수업시간에는 진화론에 맞서는 모든 다른 의견은 묵살당하고 만다. 진화론이 명백한 한계를 갖고 있는 하나의 이론일 뿐임을 지적하는 사람은 ‘꼴통’ 보수 그리스도인이나 케케묵은 골동품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으로 취급당할 뿐이다.
기독교 신앙을 지녔는지 아닌지를 떠나, 이는 분명히 가르치는 자가 철저히 배격해야 할, 편협하며 균형을 잃어버린 시각이자 태도다.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점검하고 분별하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이다. 이렇게 자신의 책임을 망각한 교사들이 가르친 결과, 이 시대와 세대 안에 진리와 거짓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해지고, 어둠의 세력이 진리의 탈을 쓰고 모든 분야와 영역에 파고들어 진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