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자가 남자 친구로부터 이력서를 받았습니다. 그 남자를 만난 지 서너 번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그 남자 친구는 이력서에 자신의 사진을 붙이고, 제목을 <당신의 남편이 되기 위한 신청서>라고 붙였습니다. 『강원도 원주가 고향인 저는 자식들의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계신 아버지와 온화한 성품으로 매사에 자상하신 어머니 슬하의 일남 일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 나는 것은, 성실한 남편으로 살라고 하시던 아버지의 힘있는 말씀이 장차 커서 쓸모 있는 애처가가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심어 준 사실입니다. 얼마 전 당신과 함께 떠난 대전 엑스포 여행에서 끝없이 펼쳐진 푸른 금강과 넘실대는 파도를 보며 당신의 손을 잡았을 때는, 저 자신 스스로가 남편이 된 듯 황홀경에 빠져 자연과 미인이 주는 무한한 감동을 체험해 보기도 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외모가 준수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들은 저는 당신이야말로 제게 어울리는 여자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인생의 전반기를 마치며 평생의 반려자를 정할 때입니다. 당신이 허락한다면 자기 위치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남편으로서 인생관이 확고한 반려자로서 아내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꼭 뽑아 주쇼~ 』 (장경철, 축복을 유통하는 삶. p.130) 그녀가 이 이력서를 받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우리는 상상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나면, 나에게는 정체성과 안정감이 생깁니다. 내가 누구인지는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아는 것입니다. 아기는 엄마의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지만, 아기는 나를 사랑하는 엄마의 얼굴을 압니다. 엄마의 얼굴이 보이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지만,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서 울게 되지요. 하나님은 사람이 하나님의 사랑과 사람의 사랑을 받도록 지으셨습니다. 건강하고 진실한 사랑은 한 인간이 분명한 목적과 열정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공급해 줍니다. 프레드 스미스(Fred Smith)는 『진주를 팔아 지혜를 사라 Breakfast with Fred』에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은 사람은 태도와 행동이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가장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가 어떻게 해야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을까요? 저는 초등학교 때 교회에 가면 자주 부르던 찬양이 기억납니다. "예수 사랑하심은 성경에서 배웠네. 우리들은 약하나 예수 권세 많도다.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성경에 쓰였네. 내가 연약할수록 더욱 귀히 여기사 높은 보좌 위에서 낮은 나를 보시네."(찬송가 563장) 찬양과 음악은 우리의 감정을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줍니다. 마음이 맑고 순수해지면,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는 감수성이 깨어나지요. 플라톤은 사랑할 때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성령님을 순간 순간 의지하는 것입니다. 성경도 성령님의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쓴 책이기 때문에 성령님을 의지하며 읽을 때 하나님의 마음이 깨달아지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성령을 통하여 그의 사랑을 우리 마음 속에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로마서 5:5)
주님과의 친밀감이 깊어지는 계절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