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오레곤에 있는 캐넌 비취로 중고등부 졸업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원래 영어부 목사님이 인솔해서 다녀오는 것이 맞지만, 새 목사님이 오시기 전에 계획된 일이라 목사님의 스케쥴과 맞지가 않아 제가 대신 다녀와야 했습니다. 젊은 사람들과 여행을 가는 일, 그것은 분명 유쾌하고 즐거운 일이지만 또 동시에 많이 피곤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에너지를 따라 가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고등부 졸업여행은 벌써 20년이 넘은 우리 교회의 전통입니다. 성인이 되어 세상으로 나가기 전에 먼저 목사님, 선생님들과 함께 '어떻게 세상으로 나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친구들과 함께 재미난 교제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주를 이루지만, 함께 먹고 함께 자면서 지난 7년간 유스 그룹을 통해 허락하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나누고, 또 성인이 되어 대학 혹은 직장에 가서도 동일한 은혜가 주어질 것을 기대하며 믿음으로 살아갈 것을 결단하는 그런 시간인 것입니다.
첫날, 늦은 밤 숙소에 도착했지만 야심차게 불닭볶음면으로 야식을 만들어 먹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중고등부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뭐냐고 물었더니 많은 아이들이 좋은 믿음의 친구들을 허락하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별히, 교역자들의 이동이 많았던 지난 2년 동안 한 사람도 흩어지지 아니하고 그 어려운 시간들을 함께 격려하며 버텨준 친구들이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소위 교회의 리더로 존경받기를 원하면서도 여전히 자기 유익을 좇아 움직이는 사람들보다 아이들이 훨씬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 날, 아이들과 캠핑 장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2002년 7월, 제가 우리 교회 영어권을 섬기기 시작하면서 갔었던 첫 Senior Trip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 때도 캐넌 비취로 졸업 여행을 왔었기 때문에 언뜻 기억이 났던 것입니다. 지수, 프랭키, 데이빗, 쌔라, 알렉스, 크리스...그야말로 우리 중고등부 아이들에게는 전설과 같은 이름들... 지금은 목사가 되고, 사업가가 되고, SFC Director가 되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장소에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고 있는 그 옛날의 시니어들... 예, 그렇게 세월이 흐른 것입니다. 하나님의 구속사는 사람들을 통하여 그렇게 이루어져가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누군가 그들과 동행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영의 아들 디모데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내 아들아 그러므로 너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 가운데서 강하고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딤후 2:1-2) 이 마음이 2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마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이 그리스도 예수의 은혜 가운데 강하게 자라나 다른 사람들에게 이 복음을 가르칠 뿐 아니라 이 복음을 부탁할 수 있는 그런 신실한 하나님의 일꾼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우리 믿음의 후배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또 함께 그 길을 걸어가실 수 있는 우리 모두 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