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호 목사
(Photo : ) ▲강철호 목사

 

 

지금 한국교회 안에서 준비하고 있는 많은 탈북민들이, 지금 당장 통일이 된다면 고향으로 달려가 고향 땅에 교회를 세우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겠노라 다짐한다. 나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늘 이렇게 말해왔다.

그러나 때로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양심적으로 고민이 된다. 안정된 대한민국에서 자동차도 소유하고 불편함 없이 살고 있는 삶을 접고, 모든 것이 불편한 북한으로 갈 수 있을까? 또 북한 사람들도 불편한 고향 땅을 위해 땀흘리며 살려고 할까? 이런 생각을 지금 해 본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엔 토박이들이 40%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다수가 전라도, 경상도 각지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다.

한 탈북 형제가 한 고백이다. "나는 지금 당장 통일이 된다면 북한 가족은 물론 사돈의 8촌까지 한국으로 데리고 와서,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맛보게 하겠다".

이 말을 떠올리며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만일 지금 당장 통일이 된다면? 나부터 시작하여 이 땅에 와 터를 닦고 사는 탈북민들 모두, 그동안 얼마나 고향이 변했는지 보기 위해, 그리고 그리운 부모 형제를 만나러 잠시 가볼 뿐, 한국 생활을 완전히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살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더 큰 문제는 당장 수많은 북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물밀듯 휴전선을 넘어올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안정되고 우선은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으로 내려오는 북한 사람들로 인해 대혼란이 올 것은 너무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밀고 내려오는 북한 사람들에게 잠자리와 일자리가 보장되지 못한다면, 어떤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까 하는 점이다.

지금 대한민국으로 자유를 찾아와 정착한 탈북민이 3만 1천명이 되었다. 이들 중 대한민국에서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갇히거나 범죄 경력이 있는 자만 1천여 명이 넘는다. 이들 중 대부분이 생활형 범죄를 저질렀다. 어떤 이들은 한탕을 노리고 북한에서 직접 마약을 운반하여 국내에 유통시키다 체포돼 처벌받는 자도 있었다.

때론 감옥에 갇힌 이들을 면회가서 말한다. "왜 똑바로 살지 못하고 이런 범죄로 오점을 남기나?", "고향에 있는 부모님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아파 하겠는가" 이렇게 꾸짖으면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부모 형제 잃고 죽을 고생하며 한국에 왔는데, 극빈자 생활보호대상자로 살자니 너무 괴로웠다. 남들은 좋은 차, 좋은 집에서 사는데, 내 신세를 보니 너무 처량해 한탕을 해서라도 한 번 폼나게 살고픈 충동이 생겨 하게 되었다." 이렇듯 죄의식을 가지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아마 통일 후 대한민국으로 밀려 내려온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고 머물 곳도 없다면, 똑같이 범죄에 현혹될것이다.

우리는 지금 통일을 갈망하고 있지만, 통일 후 북한 동포들을 어떻게 품어야 할지, 그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음이 심히 걱정된다.

요즘 여러 곳에 탈북민들을 위한 교육시설이 세워져 이 땅에 들어온 탈북민들에게 정착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 우연히 교육에 참여했다가, 유명한 강사의 "자본주의는 돈이다. 대한민국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돈만 잘 벌면 그것이 성공이다"는 말에 충격을 받고 교육의 의미를 되새겨본 때가 있었다.

자본주의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돈만 잘 벌면 되는가? 수단과 방법이 무엇인가? 수단이 도덕이고 방법이 윤리가 아닐까?

지금 통일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사회주의 교육에서 도덕과 윤리가 파괴된 북한 사람들에게 수단과 방법보다 도덕과 윤리를 알게 하는 것이 통일교육 아닐까?

사회적인 도덕과 윤리는 바로 신앙에 근거하며, 올바른 신앙이 북한 선교의 답이 되도록 우리가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강철호 목사(새터교회, 북기총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