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목사(넘치는교회)는 매주 성도들과 6시간 이상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 성도들 중 대부분이 청년들이어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넘치는교회 개척 10년째인 이 목사는 청년 3백여명과 함께 매주 예배드리고, 전국을 돌고 해외를 순회하며 '뉴 리바이벌'을 부르짖고 있다. 6월 '선교적 교회 컨퍼런스' 강사로 나와 "영화 한 편보다 예배가 짧아서야 되겠는가"라고 부르짖었던 이 목사에게 '6시간 예배'에 관해 물었다.
-그 시작이 궁금합니다.
"예전에 여의도순복음교회 청년부를 오랜 동안 맡았었는데, 그때도 2시간 30분 동안 예배드렸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의 삶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새벽예배조차 나오기 힘들게 되니, 2시간 30분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그것 때문에 교회와 부딪치기도 했지요.
이후 2007년 개척을 나와서 3시간 30분은 예배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1시간 찬양하고 1시간 말씀 전하고 1시간 기도하고 기타 순서를 30분간 했습니다. 알바하고 공부하느라 주일 한 번 예배드리러 교회 나오는데, 하나님과 스마트폰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는데, 하는 마음으로 1년 반 동안 그렇게 했습니다.
순복음 출신이다 보니, 그렇게 예배드리면서 저와 성도들이 성령의 역사를 많이 체험했습니다. 저도 성령을 강조하면서 잔잔하게 가지 않았습니다. 설교 후에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2009년쯤인가, 한 자매가 소위 늦게 '발동'이 걸렸습니다. 남들은 다 끝나가는데 하나님을 만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도 3시간 반을 약속했으니,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축도하고 예배를 끝냈습니다. 그랬더니 이 자매가 울면서 제게 따지더라고요. '하나님께서 지금 날 만나 주시는데, 이게 매일 일어나는 일도 아니고, 그냥 끝내시면 어떡하냐'고요(웃음).
그래서 그 다음 주부터 시계를 가리고 예배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몇 시간이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만큼 예배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그랬더니 평균 7시간 동안 예배드리게 됐습니다. 가장 길었던 예배는 9시간 30분 걸렸습니다.
너무 많은 역사가 일어납니다. 자폐증, 왕따, 우울증이 치유됩니다. 많은 시간을 드리니, 하나님께서 더 역사해 주십니다. 그렇게 만 7년을 하고 나니, 아기 엄마들이 너무 힘들어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위한 오전예배는 9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 30분 드리고, 오후 2시 30분부터 다시 평균 5-6시간 예배드립니다.
갈등도 없지 않았습니다. 7시간씩 예배드리면 누가 오겠느냐는 겁니다. 저도 힘들어서 두 번 정도 멈추려 했었는데,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막으셨습니다. 영국은 15분 예배드리는 곳도 있다는데, 우리가 그루터기가 되려 합니다.
한국교회가 지금 길어야 1시간 예배드립니다. 예전엔 1시간 30분은 했는데 말입니다. 30분 드리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 한 편보다 짧은 예배'는 뭔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것 아닙니까?"
▲넘치는교회 예배 모습. ⓒ교회 제공 |
-그러한 열정이 가라앉을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회복하시나요.
"올해로 목회한지 24년째입니다. 개척 후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한 번도 열정이 가라앉은 적이 없었습니다. 제 안에는 '뉴 리바이벌'과 '300만 라이프 스타일 선교사' 같은 비전이 있습니다. 저는 비전에 미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효도하고 싶은 것입니다.
불교 신자였던 저를 하나님 자녀 삼아주신 것도 감사한데, 목사까지 만들어 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그런데 담임목사까지 됐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다 감당하겠습니까? 비전을 이루고 싶은 이유도,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효도하고 싶습니다. 성령님께서 함께하시기에 열정이 식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예배드릴 때면 청년들이 뛰는데, 저도 같이 뜁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는 저도 살기 위해서입니다. 영적으로 다소 예민한지라, 사탄의 공격도 많이 받는 편입니다. 그래서 저도 뛰면서 샤우팅도 합니다. 다음으로는 아이들에게 도전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잠수 타다' 6개월 만에 돌아온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너와 내가 다른 점이 뭔줄 아니? 너도 힘든 일 있지만, 나도 그렇다. 하지만 너는 침체에 빠지고, 목사님은 침체로 들어가려다 빠져나온다. 무엇 때문일까? 내 힘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신 성령의 능력으로 살기 때문이다. 네 힘으로 살려 하지 마라. 우리 안에 그리스도가 살고 계신다.'
이렇듯 하나님께 효도하고픈 마음을, 성령과의 동행으로 체화하고 살아갑니다. 저도 그렇게 예배를 드리면, 1년이 지날 때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 있습니다. 개척 1년 후 춤을 추게 하셨던 것처럼, 매년마다 주시는 은혜가 기대됩니다. 저는 그래서 목회 전략이랄 것이 없습니다. 그저 던져 주시면 따라갈 뿐입니다."
▲지난달 선교적 교회 컨퍼런스에서 발표중인 이창호 목사. ⓒ이대웅 기자 |
-한국교회를 향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4-5년 전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심판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형교회마다 문제가 터졌습니다. 에스겔 8-9장을 보면 우상숭배하는 예루살렘을 심판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것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은 살려주고 성전부터, 늙은이와 제사장부터 심판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읽고 그렇게 느꼈는데, 이는 재앙이 아니라 소망이고 평안이라고 하셨습니다. 더 좋게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7년 동안 한국교회를 아파하면서 울고 다녔습니다. 다음 세대에 희망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도 5천명과 함께 예배하는 목회자들은 이런 것을 느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청년들, 다음 세대들과 부딪치면서 보니,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3년 전, 엘리야에게 하셨던 '큰 비의 소리가 있으리라'는 열왕기상 말씀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리바이벌(Revival·부흥)'이 아닌 '뉴(New) 리바이벌'을 말씀하셨습니다.
'리바이벌'은 수백 번도 더 들어봤고 '어게인1907' 운동도 했었는데, '뉴 리바이벌'은 처음이었습니다. 왜 'New'일까요? 먼저 우리가 '부흥'이라고 하면 자꾸 교회 크기가 커지는 것만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뉴 리바이벌'은 그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오실 때가 가까웠으니, 이를 예비하는 부흥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경험한 것과 다른 부흥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우리 세대가 아닌, 다음 세대가 주역이 되리라는 것입니다. 지금의 청년 세대 말입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다음 세대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이 당장 성도가 많으니 신경을 덜 쓸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한국교회 미래가 사라집니다. 특히 그들만을 위한 예배가 필요합니다. 발바닥이 뜨거워 신발을 벗고 다니는 10-20대 아이들이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는 예배 말입니다. 스마트폰만 끼고 사는 아이들이 고침받는 예배가 필요합니다."
-'라이프 스타일 선교사'는 낯선 개념입니다.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해서 2천만, 3천만 성도가 되면 좋지만, 그것만 기대하기보다는 뉴 리바이벌, 새로운 부흥의 시대에 새 부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게 주신 것이 '라이프 스타일 선교사', 즉 '일상 선교사'입니다.
우리는 성도로서 그리스도의 향기여야 하고 소금과 빛이어야 하는데, 다 성경에 나오는 말이지만 잃어버렸습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합니까? '예수는 좋은데 니들이 싫어서 교회 안 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향기가 아니라 악취가 난다는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내가 있는 곳이 곧 선교지'라는 영성입니다. 중동만이 선교지가 아니고, 온 땅이 선교지 될 때가 올 것입니다. 핍박이 찾아올 수도 있고, 교회 십자가를 모두 떼라고 하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나는 보내는 선교사니까...' 하면서 놀고 있을 수 없습니다. 그것도 물론 해야 하겠지만, 나 자신이 선교사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엄마 아빠가 예수 믿지 않으면 내가 선교사이고, 직장에서 안 믿는 상사가 있으면 내가 선교사입니다.
▲넘치는교회 예배 모습. ⓒ교회 제공 |
'흙수저'라는 말 많이 하지요? 요즘 학생들은 편의점 알바를 해야 등록금을 벌어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 생각하면 흙수저 되는 것이지요. 바꿔야 합니다. 우리가 일하러 가는 편의점, 그곳이 선교지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너를 그 편의점에 세우셨다. 점장에게, 손님에게 선교사가 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선교하러 갔는데 용돈(월급)도 주십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더 이상 흙수저가 아닙니다. 세상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흙수저가 되는 것입니다.
라이프 스타일 선교사는 열방으로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가 하나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전국 5대 도시를 다니며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그때 주신 비전이 '한국과 열방 가운데 라이프 스타일 선교사 300만명을 일으키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국에 '뉴 리바이벌 센터'를 만들어 아이들이 그곳에 모여 뉴 리바이벌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고 싶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뉴 리바이벌'이라는 비전은 저만 이루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교회다운 교회', '옛 부대가 아닌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름부으심', '시대에 맞는 새 술'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 술을 담으려면, 우리가 새 부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목회자들 안에 '끌어모으려는' DNA가 있습니다. 성도들이 옆 교회에서 옮겨와도 '섬기던 교회로 다시 가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는 생존과도 연관이 있겠지요.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 목회자가 된 것도 아닌데, '이 몸 하나 죽이시겠는가' 하는 마음도 필요합니다. 죽이시면 죽고, 굶기시면 굶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지금 10-20년 전과 예배가 똑같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을 보십시오. 뒤처지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모릅니다. 그들의 보고서를 우연히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답답했습니다. 교회는 정말 바뀌지 않는다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다음 세대를 살려야 합니다. 희망이 있습니다. 2천만 성도는 안 될지 모르지만, 분명 '뉴 리바이벌'이 있을 것입니다. 그 일에 쓰임받으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제발 영화 한 편보다 짧은 예배를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예배는 한 시간 드리면서, 영화는 어떻게 두 시간 짜리를 봅니까? 목회자들이 자꾸 성도들 비위를 맞추려 하고 끌어모으려고만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도가 오기 좋은 교회, 편안한 교회'를 만들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옆 교회 교회학교가 좋더라' 소문나면 바로 옮겨버립니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습니까? 목회자들입니다. 그래선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