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이란 말이 있습니다. 원래 손으로 물건을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요즘엔 예술가를 두루 이르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한 분야에서 높은 경지에 오른 사람을 지칭한다는 면에선 '달인'이라는 말과 비슷하지만, '달인'이 기술적인 통달을 강조하는 말인 반면, '장인'은 기술 뿐 아니라 기술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철학적 성숙의 경지를 포함하는 말이라는 점에서 구별되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말하자면, '달인'은 단순히 어떤 기술을 반복적으로 연마하다가도 이를 수 있는 단계이지만 '장인'은 그 분야에 대한 철학적 성숙과 헌신이 없으면 절대로 이를 수 없는 단계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몇 해 전,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 씨의 발이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아리땁고 가냘퍼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정말 흉측스럽기 짝이 없는 그런 발이었기 때문입니다. 19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말석 군무 무용수를 시작으로 1999년 전문가들이 선정한 세계 최고 무용수 자리에 오르기까지, 하루 19 시간의 피나는 연습을 소화하며 1년 동안 천여 켤레의 발레 슈즈를 닳아 떨어지게 만든 그녀의 두 발은 정말 '장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보여주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발가락 마디마다 솟아오른 굳은 살과 온통 물집투성이인 그녀의 두 발은 그 동안 그가 어떻게 발레를 위해 살아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었기에 '장인'이기 보다 '달인'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된 그리스도인들은 '달인'이기보다 '장인'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창세기 17장을 보면, 자식을 갖고 싶었던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의 말을 듣고 여종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얻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고 완전하라..."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전능하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지 못했던 아브라함을 향한 하나님의 안타까운 마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인생에 물집이 잡혀 터지고 굳은 살이 배기더라도 믿음으로 견디고 인내하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신의 사람들 모두가 믿음의 장인 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보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부활의 아침에 죽음에서 부활하신 믿음의 장인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난을 통해 영광에 이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볼 수 있기를 원합니다. 당신의 믿음엔 얼마나 많은 굳은 살이 배겨 있습니까? 나는 오늘 자기를 부인하며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모두 믿음의 장인들이 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믿음의 장인이 되어 굳은 살이 잡히고 물집투성이가 된 우리의 발을 세상에 보일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실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