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자들이 보수주의자들보다 더 무절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국의 과학자들과 공학자들로 구성된 단체인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이하 NAS)이 밝혔다.
NAS가 이번 주에 내놓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보수주의자들이 자유주의자들보다 더 자기 절제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NAS는 이에 대해 "보수주의자들이 그들이 자기 절제력을 가지고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들은 "정치 이념의 자기 절제 결과(The self-control consequences of political ideology)"라는 제목의 이 연구조사를 위해 세 가지 다른 실험을 실시했다.
첫 번째 실험은 147명의 대학교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보수적인 학생들이 스트룹 검사(Stroop test, 선택적 주의력 평가)를 더 빨리 끝냈다. 이 검사는 주어진 일에 대한 집중력을 측정하기 위해 심리학에서 일반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실험 결과는 보수적인 학생들이 자유주의 학생들보다 집중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실험은 똑같은 시험을 서로 다른 학교의 176명의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 시험에서도 보수적인 학생들이 검사를 더 빨리 마쳤다. 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학생들은 자유의지에 대한 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이 초래한 결과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보였다.
세 번째 실험은 온라인을 통해 모집한 135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에게는 매우 복잡한 여러 가지 '문자 수수께끼'(anagrams, 문자를 재배열하여 단어가 되도록 하는 문제)를 냈는데, 시간이 아주 많이 걸려도 상관 없으니 최선을 다해 수수께끼를 풀어보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앞선 시험에서는 시험을 더 빨리 끝냈던 보수적인 사람들이 이 시험에서는 오히려 자유주의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시험을 치르는 결과가 나타났다. 시험을 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사용해도 된다고 하자 이번에는 최대한 신중하게 문자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노력한 것.
세 번째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또 시험 전에 가짜 기사를 읽도록 했다.
일부에게는 자유의지를 믿는 사람들은 자기 절제력을 해치는 나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는 가짜 기사가 주어졌다.
나머지에게는 정반대의 가짜 기사가 주어졌는데,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이 삶에 매우 유익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가짜 기사에도 불구하고 자유의지가 자기 절제력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참가자들은 보수주의자들이 자유주의자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고, 자유의지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을 가진 자들은 보수주의자들보다 자유주의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죠수아 존 클락슨(Joshua John Clarkson) 신시내티 대학교의 마케팅 부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사이언스 데일리(Science Daily)에 "보수주의자들은 더 자기 절제력이 강한데, 이는 자신들이 더 강한 자기 절제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락슨 교수는 또 거짓 기사를 읽은 보수주의자들과 관련해서 LA타임스에 "보수주의자들은 두뇌를 활용해 그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두번째 판단(second-guessing)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자유주의적인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들은 자유의지가 해롭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편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그들은 처음부터 자유의지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클락슨 교수는 "당신이 자유주의적인 사람들에게 '자유의지에 대한 신념은 나쁜 거야'라고 말하면 그들은 좋아하겠지만 '어쨌든 상관 없어'라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