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니키 헤일리(Nikki Haley)와 상원의원 팀 스콧(Tim Scott)과 린제이 그래함(Lindsey Graham)이 주의회 경내에서 남부연합기를 철거해줄 것을 요청했다.
남부연합기는 1861년부터 1865년까지 이어진 미국 남북전쟁 때 노예제도를 지지한 남부연합정부가 사용한 깃발로, 남부 백인들에게는 문화적 정체성과 지역의 자존심을 대변하지만 흑인계 미국인 및 인권운동가들에게는 인종차별주의와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헤일리 주지사는 22일 주정부 직원들과 주 의원들이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의 연합의 상징이었던 남부연합기가 남북전쟁이 끝난 지 150년이 지난 이제는 옮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헤일리 주지사가 "이제는 남부연합기를 주의회 경내에서 옮겨져야 할 때"라고 말하자 민주당과 공화당 주의회 의원들은 일제히 오랫 동안 박수갈채를 보냈다.
헤일리 주지사는 "남북전쟁이 끝난 지 150년이 지난 지금 납부연합기는 더 이상 위대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미래를 상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소속의 헤일리 주지사는 그동안 이 민감한 상징물이 주의회 경내에서 철거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는 속에서도 입장을 바꾸지 않았었다.
그래함 상원의원도 지난 금요일까지만 해도 남부연합기 철거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었지만 결국 입장을 바꾸었다.
백인 청년인 딜란 루프가 "인종전쟁을 시작하고 싶었다"며 이 주의 유서 깊은 흑인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의 흑인을 살해한 가운데 딜란 루프가 특히 남부연합기를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으로 여긴 것으로 알려지기까지 했는데 주의회에서 논란거리인 남부연합기를 계속 게양하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남부연합기는 아직도 사우스 캐롤라이나를 비롯해 남부 지역 전역에서 볼 수 있다.
한편, 남침례회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러셀 무어 위원장은 앞서 "남부연합기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셀 무어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남부연합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스스로를 '베테랑 (남부)연합군의 자손'이라고 밝힌 무어 위원장은 "백인 기독교인들은 남부연합기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의 흑인계 미국인 형제·자매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면서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서 베레랑 연합군의 자손인 나는, 비기독교인이면서 백인인 미시시피인들보다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과 더욱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무어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 깃발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노예제 철폐'과 '인권'에 대한 도전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어린 형제·자매들을 노예로 삼거나, 교회와 목회자와 가정을 테러하고 십자가를 불태우는 데 이 같은 상징이 사용되기도 했다. 십자가와 남부연합기는 공존할 수 없다"면서 "백인 기독교인들은 우리의 흑인 형제·자매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역사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한 역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연합기를 내리자고 제안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