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콥트교회 수장인 타와드로스 2세 교황이 콥트력 주현절을 맞아 “IS에 의해 희생된 21명의 교인들을 순교자로 추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와드로스 2세는 성명을 통해 “그들은 죽음이 임박한 순간에도 계속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외쳤으며, 일부는 마지막 순간에 여호와의 이름을 크게 부르기도 했다”면서 “IS는 이슬람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공포심을 심기 위한 의도로 동영상을 공개했으나, 콥트 교인들이 보여준 용기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안토니오스 아지즈 미나(Antonios Aziz Mina) 사제는 “그들의 입술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말은 ‘예수 그리스도’였다. 마치 초대교회 순교자들과 같이, 곧 자신들을 영접해 줄 한 분께 모든 것을 맡겼다. 마지막까지 불렀던 그 이름은 그들의 순교를 나타내는 징표와 같다”고 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교인들이 살해당했다”며 “우리의 형제 자매들의 피는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이 가톨릭 교인이든 정교회 교인이든 콥트교 교인이든 개신교 교인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 이들은 모두 기독교인이다. 그들의 피는 동일하게 그리스도를 증거한다”고 말했다.
IS가 지난달 15일 동영상을 통해 참수했다고 주장한 이들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리비아 시르테 지역에서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기독교박해감시단체인 ICC(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는 “참수를 자행한 지하디스트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강력히 규탄했다. ICC의 토드 대디얼스 중동 지역 담당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이 같은 행위가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다시금 끔찍한 행위를 저질렀다. ICC는 이집트 정부에 ‘리비아 내에 거주하는 자국민 보호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집트 정부는 이번 참수 이후 즉각적인 공습으로 IS에 대한 응징에 나서는 동시에, 희생된 21명을 위한 국가적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현지 콥트교회 대변인인 하니 바크훔 키로울로스 주교는 “IS의 목표가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이라면 그들은 실패했다. 현지 이슬람 지도자들이 이번 참수를 강력히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뿐 아니라 이집트 정부가 즉각적인 응징에 나선 것은, 이집트에서 모든 국민은 종교와 관계 없이 동등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