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인 터키가 1923년 이슬람 공화국 설립 이후 처음으로 기독교 교회 신축을 허가했다.
AFP통신은 최근 "터키의 아흐메트 다부토울루(Ahmet Davutoglu) 총리는 최근 종교 지도자들과 회동하고 "시리아 그리스도 교회가 이스탄불에 소재한 국가 부지에 건축될 예정"이라고 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총리는 동방정교회의 바르톨로뮤 1세 총대주교와 아르메니안정교회의 아람 아텐샨 주교, 유대교의 아샤크 할레바 랍비장 등 타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신년 만찬회를 열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교회는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 인근 예실코이 지역에 설립될 예정이다. 이곳은 개신교회·가톨릭교회·그리스정교회가 위치한 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
터키의 인구는 약 8천만 명이며 대부분 무슬림이다. 이 가운데 기독교 인구는 약 10만 명이다. 터키는 기독교의 유적지가 많은 곳으로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터키 정부는 지금까지 현존하는 교회 건물의 보수만 허용해 왔다.
AFP통신은 "터키 정부가 교회 신축을 허가한 것은 공화국이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 교회들이 재건축되거나 다시 문을 연 사례들은 있지만, 신축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리스정교회 교회였던 하기아 소피아 박물관(Hagia Sophia Museum)은 지난 2013년 라마단 첫 번째 기도회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한편 터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연합(EU)에 가입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모두 기독교 국가"라고 비판했었다. 터키는 지난해 10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도전했으나, 3차 투표에서 스페인에 밀려 고배를 마셨었다.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제기구들의 결정을 보면 객관성을 기대할 수 없으며, 서방 이념에 편향된 결정들을 내린다. 노벨상위원회도 절대 객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