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러신학교 마크 래버튼 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풀러신학교 마크 래버튼 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미국 풀러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의 마크 래버튼(Mark Labberton) 신임 총장이 28일 방한, 29일 오후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래버튼 총장은 "풀러신학교는 '이성 간의 결합과 결혼'을 가르치고 있다. 이것이 하나님의 선한 가르침"이라며 "교수들과 학생들을 비롯한 직원들은 학교에 들어올 때, 이 같은 입장이 담긴 신앙고백문에 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성애 동아리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동성애만이 아닌, 동성애를 포함해 성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토론하는 동아리였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이날 함께 자리한 후안 마르티네스 풀러신학교 '국제교류 및 다양성' 부서 부총장은 "미국 내 교회들은 전혀 우려하지 않았던 문제"라며 "해당 내용이 한글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여전히 이 동아리가 존재한다고 밝힌 그는 "동아리 회원들의 토론 중 동성애가 언급된 것일 뿐, 결코 동성애를 위한 동아리가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래버튼 총장은 "현재 미국 내에서는 정치적 입장과 관계 없이 많은 이들이 동성애를 받아들이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라며 "이는 개인주의가 크게 영향을 끼친 때문이다. 개인이 무엇을 원하는가가 가치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세상의 문화에서 자유로운 교회는 있을 수 없다. 미국의 교회들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 같은 개인주의에도 영향을 받는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복음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교회는 복음에 먼저 영향을 받아야 하고, 그 다음이 문화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풀러신학교는 학교 밖에서 동성애 문제에 대해 사회와 토론할 용의가 있다. 동성애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는 교실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서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 이는 우리가 문화 속으로 들어가 우리의 신앙에 대해 말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래버튼 총장은 또 "마치 풀러신학교가 교회 성장 방법론을 가르쳐온 것처럼 잘못 알려진 면이 있다"며 "물론 교회의 성장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을 위해 복음을 수단화하는 것이 문제다. 교회 성장에만 관심을 둔 나머지 기독교인의 내적 변화에 소홀히 한다면, 이는 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여름 총장이 된 그는 한국교회 및 국내 신학교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이미 세계선교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또 주고 있다"면서 "방한 기간 동안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1월 5일 출국한다.

이날 함께 자리한 풀러신학교 한국어학부 이광길 교수에 따르면, 현재 풀러신학교에 있는 약 4천5백명의 재학생 중 20~25% 정도가 한국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