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대신(총회장 전광훈 목사)이 17일 예장 백석(총회장 장종현 목사)과의 조건부 통합안을 결의함에 따라, 양측이 통합에 대한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논의까지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양측 사이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다소 남아 있어, 과연 어떻게 최종 합의점을 도출해 통합을 성사시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백석 측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교회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예장 백석은 대신총회의 조건부 통합안을 일부 수용하면서 오는 11월 말 통합총회를 열어 양 교단의 통합을 선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석 측은 "단, 교단 명칭과 신학대학원 명칭 등에 대해서는 양보하되, 백석총회가 앞으로 2년 동안 총회장단과 임원 전체를 맡아 운영하기로 했으며, 대신총회에 속한 전체 교회 중 90% 이상의 교회들이 통합에 합류할 시 양 교단 통합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당초 합의와 다른 내용들에 대해서는 전권위원회가 11월 통합총회 전까지 세부 합의를 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신총회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안산 대부도 새중앙교회 수양관에서 열린 제49회 정기총회에서 백석과의 통합을 조건부로 결의했다. 총회 사흘째인 17일 대신 측 총대들은 ▲총회 명칭을 대신으로 한다 ▲총회 회기는 대신에 따른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을 대신신학대학원으로 한다 ▲총대의 비율을 향후 10년간 양측 1:1 동수로 한다는 4개항의 조건부 통합안을 만장일치 결의했다.
조건부 통합안을 받은 백석은 총회장단과 임원 전체를 향후 3년간 백석이 맡기로 하고, 10월 통합 총회를 개최하며, 대신 측 교회들이 100% 참여하는 조건으로 대신의 결의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연합이라는 큰 틀에서 모든 것을 양보하고 수용한 것"이라고 백석 측은 설명했다.
백석 측은 "그러나 대신 측 전권위원회에서 '회기와 역사, 총대 수는 백석에 맡기는 것을 조건으로 총회장단과 임원 구성을 (백석이 맡는 기간을) 2년으로 줄여 달라'는 제안을 다시 해옴에 따라, 원만한 통합을 위해 백석총회는 이 요구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대로라면 총회 명칭은 대신으로 하고, 회기와 역사는 백석의 것을 따르며, 신학교 명칭은 백석대학교 대신신학대학원이라고 부르게 된다. 총대는 백석의 헌법에 따르고, 총회장단과 임원진 전체는 향후 2년 동안 백석에서만 맡게 된다.
일단 대신총회는 세부사항을 전권위원회에 위임하고, 오는 11월 말 통합총회를 열기로 하면서 90% 총대들의 동의를 단서 조건으로 달았다.
지난 7월부터 만남을 가진 백석과 대신은, "역사적 개혁주의 전통을 공유하는 교단으로 교리와 신학이 다르지 않다면,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하나의 교단으로 화합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며 논의를 진행해왔다.
통합을 먼저 제안한 대신 측 전권위원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한 뿌리'를 강조하며 백석총회를 설득하고 협력을 요청했다. 수 차례 세부사항을 논의한 양측은 최종안으로 ▲대신 총회에서 전체 교회 중 80% 이상이 통합에 합류할 시 신학대학원 명칭을 백석대학교 대신신학대학원으로 한다 ▲대신 총회에서 전체 교회 중 90% 이상이 통합에 합류할 시 교단 명칭을 대신으로 한다(단, 잔류 인원이 대신 명칭을 사용할 경우에는 제반 문제에 대하여 대신 통합추진위원회에서 '우선'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2개항에 합의했다.
백석 측은 "일단 백석총회는 교단 명칭과 신대원 명칭, 총회 임원진 구성 등에 대해서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며 "그러나 추후 논의된 내용이 백석 측의 요구 조건과 달라, 오는 22일 열리는 백석 제37차 총회에서 어떠한 결정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대신 측 역시 총회석상에서 4개항의 조건을 내세워 어렵사리 통합 결의를 이끌어냈는데, 이후 백석 측과의 추가 논의 결과가 변수가 되어 내부 여론이 달라지지 않을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