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위 성직자가 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를 "이슬람 제1의 적(敵)'으로 선언했다.
20일 사우디 국영 통신인 사우디프레스에이전시(SPA)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의 이슬람 성직자인 압둘 아지즈 알 셰이크(Abdul Aziz al-Sheikh)는 최근 IS를 강력히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들이 인류 문명을 파괴하고 이슬람에 적대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 셰이크는 성명에서 "인류 문명을 파괴하면서 이 세계를 부패시키고 있는 극단적이고 호전적인 사상과 테러리즘은 이슬람에 속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이슬람의 제1의 적들이 벌이는 행위다. 무슬림들은 이러한 행위의 가장 첫번째 희생자들이다"고 주장했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으로 통치되고 있으며 어떤 종교적 관용도 인정되지 않는 사우디의 고위 성직자가 IS를 규탄하고 나온 것에 대해서 로이터는 "사우디의 이슬람 강경주의와 IS의 사상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이슬람 강경주의 성직자들 역시 배교, 간통, 신성모독 등을 참수로 다스리지만 이들은 폭력적인 반정부 행위를 반대한다는 데서 IS나 알카에다 등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알 셰이크를 비롯해 최근 이슬람권 고위 성직자들은 잇따라 IS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전 세계 무슬림들에게 이들을 지지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앞서 이집트의 고위 이슬람 성직자인 샤우키 알람 역시 이집트 국영 MEN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IS가 "이슬람과 무슬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람은 "IS처럼 극단주의적이고 폭력적인 집단은 이슬람과 무슬림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다. 이런 집단은 우리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가는 곳마다 희생자를 낳고 부정부패를 퍼뜨린다"고 말했다. 또한 "IS는 이슬람을 무너뜨리기 원하는 이들이 '테러리즘과 싸운다'는 명목 아래 우리의 문제에 간섭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도 IS를 지지하거나 이들의 조직에 가담하는 데 대한 정부 금지령이 내려졌다. 조코 수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안보조정장관은 "IS는 우리나라의 종교적이고 문화적인 다양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부는 IS에 찬동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들의 정신과 가르침은 인도네시아의 국가적 정체성에 위배된다는 것을 확실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IS는 2013년 창립되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가장 위협적인 지하디스트 단체 중 하나로 급격히 세력을 확대해 왔으며, 매우 극단적인 반서구·반기독교 성향을 보이고 있다. IS는 모술을 점거하기 전에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비무슬림들과 서구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로 악명을 떨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