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구속받지 않고 살려는 현대인들에게는 교회가 구속의 대상처럼 느껴지는 듯 싶다. 정해진 시간에 교회에 나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헌금을 드린다는 것, 또한 계명을 지키며 살라는 설교 등이 자유를 방해한다 생각하는 것이다.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헌법을 제정하고 만 가지를 그 정신에 맞게 실천한 미국은 여러모로 세계의 강국을 이루었다. 가정에서, 학교 그리고 작고 큰 행사에는 성경 말씀과 기도와 찬송가를 포함시켰다. 교계는 세계 선교에 앞장서서 가난하고 미개한 나라에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기도와 재정적인 후원을 해서 학교, 병원, 교회당을 짓고 복받는 곳으로 만들었다. 그런 덕을 많이 본 나라가 한국이다.
그러나 오늘의 미국은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십자가를 단 교회에 모이는 사람들은 주로 노인들이고 등록교인의 평균 출석율이 20% 정도이며 헌금도 많이 떨어져 유지하기가 힘들어 문을 닫는 교회가 계속 늘어난다. 예배 시간에 운동 경기장으로 나가거나 또는 TV 앞에 반쯤 누워서 포테이토칩을 먹으며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을 훨씬 선호한다.
이렇게 기독교가 맥없이 뒷구석으로 밀려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인간들의 방종이 아닐까 생각한다. 감사 대신 원망으로 가득차 도덕도 윤리도 없는 망나니처럼 되어가는 이 사회를 되짚어 본다. 어느 쪽이 먼저인지 모르게 서로 오염되어 가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미국에 왔을 때 30~40년 전에 들은 이야기가 있다. 일 년에 3번 교회에 간다고 했다. 새해 첫 주일, 부활주일, 그리고 성탄절이다. 언제부터인가는 일생에 3번 가는데 유아세례 받으러, 결혼할 때, 그리고 죽어 장례치를 때라고 하더니 오늘날은 그런 일들은 교회의 신세를 안 지고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들 한다.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교회 자체에도 있다. 교인들을 유혹하는 세상 물결을 막을 힘이 없고 그 유혹들을 이길 신앙적인 훈련을 시키지 못하고 있다. 목사들의 설교가 너무도 빈약하다. 깊은 성경의 통찰과 기도의 뒷받침이 약하기에 감동도 없고 지루하다. 또한 교인들을 뜨겁게 사랑하는 열정도 사명감도 없는 것을 볼 때 그곳에 더 머물겠는가!
또 있다. 교회의 장로는 섬기는 직분인데 그것을 망각하고 마치 어떤 권위로 착각을 하고 군림하려는 것을 보면 실망한다. 더욱 괴로운 일은 내분이다. 인간들이 모인 곳에 내분이 있을 수 있으나 그 도를 넘으면 서로가 망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인들을 밖으로 쫓아내는 격이 된다.
물론 순교자적 사명감으로 일하는 목회자도 있으며 또한 그 교회에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떠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교회가 있다. 단지 그런 교회가 많지 않다는 것뿐이다.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교회가 지금 현재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해도 멋진 교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