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1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중재하기 위해 나섰다. 이집트는 양측이 휴전한 후 가자지구에 물자가 반입될 수 있도록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모든 집단은 즉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며 "폭력이 확산될수록 양국의 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양측 정부가 휴전 의지를 보이고 있어 공습이 시작된 지 1주일 만에 중동의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양측 지도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의 휴전 제안과 관련, 오는 15일 오전 내각 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이스라엘 하니야 하마스 총리도 이날 TV 연설을 통해 "평화협상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며 이집트의 제안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집트의 휴전 제안이 단기간에 양측의 동의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마스에 강경하 태도를 보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니엘 레비 유럽이사회 외교관계 중동 디렉터는 "하마스가 없어지면 더 강경하고 급진적인 단체가 가자지구를 통치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은 지난 2012년 11월에 시행한 구름기둥작전까지 하마스를 살려두되, 그들의 영향력은 줄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마스가 요구하는 조건 또한 휴전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봉쇄령이 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자지구-이집트 간 국경 검문소인 라파가 개방되는 것 또한 조건 중 하나다.
이스라엘 군인 갈라드 샬리트와 교화 형식으로 석방됐다가 재수감된 팔레스타인인들을 풀어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북아프리카 담당인 이사드르 엘암라니 소장은 "가자지구 주민들은 언제나 분쟁이 그치길 원했다"며 "그러나 평화 협상에 따르는 조건이 맞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AFP통신 등에 의하면, 최근 1주일 동안 벌어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으로, 약 17,000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 북부지역의 고향을 떠나 유엔 난민촌으로 이주했다. 유엔 고위당국자는 지난주 양측의 분쟁으로 최소한 172명이 죽고 1,25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군은 지난 14일 오전까지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교전하면서 약 1,000대의 로켓을 쏘아올렸다. 이스라엘이 곧 지상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가자지구에는 대규모의 집단 탈출이 일어나기도 했다.
유엔은 팔레스타인 보건 기구를 인용해, 가자지구 근처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77%가 민간인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IDF) 피너 레너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테러 지역'을 표적으로 하고 있으며,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우리는 가자 지구의 민간인들을 해치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지역에 있는 민간인들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나 구조물 근처에 남아 있는 것이 극도로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초 납치됐던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이 죽은 채로 발견되자,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배후로 지목하고 비난했다.
다음 날, 동예루살렘에서 온 16세의 팔레스타인 출신 미국인 소년이 이스라엘 군의 폭행에 시달린 끝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를 보복 살인으로 보았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위한 유엔난민구호단체의 크리스 건니스(Chris Gunness)는 "양쪽 모두가 민간인들의 인권의 신성함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프랭크발터 슈타인마이어(Frank-Walter Steinmeier) 외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정치적이 결정자들과 함께 대화를 만들어거야 한다. 이것은 결국 암멘과 예루살렘, 라말라에 대한 대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며칠 이내로 이 지역에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교황 프란치스코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주일 바티칸 성당에서 열린 삼종 기도에서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프란치스코는 지역적·국제적으로 분쟁에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적개심을 멈출 수 있도록 노력과 기도를 아끼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바티칸 라디오는 교황의 말을 인용해 "기도는 우리가 악의 지배를 받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고, 대화와 타협이 아닌 폭력과 미움이 우리를 사로잡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