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군부가 6개월간 지속된 정국안정을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커지고 있다. 군부는 동요하는 민심이 확산하는 것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28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군부가 내린 계엄령에 따라 시위와 5명 이상의 집회가 금지됐지만 수백 명의 반쿠데타 시위자들이 군부 개입을 비난하고 있다. 한 시민은 방콕 시내 초소를 지키고 있는 병사에게 독약이 든 음료수를 건네며 군부를 상대로 테러를 시도하기도 했다.
여기에 망명했던 탁신 전 총리가 망명정부를 수립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지난 22일 쿠데타 직후 탁신 전 총리의 법률고문인 로버트 암스테르담 변호사가 미국 ABC와 인터뷰가 발단이 됐다. 그는 "탁신 일가가 망명정부 수립을 검토 중"이라며 "아세안 국가 중 일부가 탁신 전 총리의 망명정부 수립 허용을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군부는 반대 민심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언론통제에 나서고 있다. 태국 언론사들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국가평화질서위원회(NCPO)의 언론 탄압에 반대하는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거리에서 인터뷰를 하던 전직 관료가 현장에서 연행됐다.
군은 SNS도 차단했다. 이날 태국 정보통신부는 "페이스북을 일시적으로 차단했고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다른 소셜미디어와 회의를 갖고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군부에 저항하도록 촉구하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협조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태국의 군부 통치가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군부는 NCPO의 행정권 인수, 과도정부 및 입법기관 구성 및 개혁과 부패 척결을 위한 개혁위원회 설치, 개혁 완료 후 선거 시행이라는 세 단계를 거쳐 정권을 민간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헌법 개정, 정치제도 개혁 등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군부가 민정 이양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몰아낸 2006년 군부 쿠데타 당시 민정 이양까지 1년3개월이 걸렸던 것에 비춰 이번 군정이 최소 1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