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폐막한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에 출전했던 3명의 선수들을 통해서 깨달은 은혜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넘어져 다친 박승희 선수입니다. 1등으로 달리고 있었던 박승희 선수는 그대로 가기만 하면 금메달을 따는 것인데, 뒤에서 오던 영국 선수 때문에 그만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급히 다시 일어나 가려다가 또 넘어져서 다음 경기인 1500m 대회는 출전도 못할 만큼 부상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박승희 선수는 울었습니다. 그동안 피땀 흘려 연습해서 그 어려운 금메달을 막 따려는 순간이었는데 영국 선수 때문에 넘어지고 말았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습니까?
그런데 박승희 선수는 인터뷰에서 ‘이제 다 끝난 일인데 어쩔 수 없잖아요. 넘어지는 것도 실력입니다. 그래도 (동)메달을 따서 만족해요!’ 하면서, 남의 탓 하지 않고 용서하는 너무나 멋진 태도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그녀 마음에 번뇌가 없어지고 다음 시합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어서 3,000m계주와 1,000m에서 더 빛나고 값진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는 러시아로 귀화하여 금메달을 3개나 딴 쇼트트랙의 황제라고 불리는 빅토르 안(안현수)선수입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 3개를 선사했던 안현수 선수는 2010년 벵쿠버 올림픽에는 파벌주의에 물든 한국 빙상계 비리의 희생자로 출전도 못하였고 이후 러시아로 귀화하여 이번 올림픽에는 러시아 대표선수로 출전하였습니다. 그리고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나 따서, 개인 통상 8개의 메달을 딴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습니다. 러시아가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며 존심을 세우려고 애를 썼던 동계 올림픽이 폐막할 때는 러시아 선수단을 대표하는 기수로 설만큼 그는 러시아의 국민적 영웅이 되었습니다.
저는 빅토르안이 금메달을 처음 땄을 때 인터넷에 고국을 배반한 매국노라고 욕(?)을 하는 한국 악플들이 가득할 것을 걱정했었는데 오히려 그 반대인 것을 보고서 놀랐습니다. 빅토르 안을 격려하는 글이 가득했을 뿐만 아니라, 그 다음 1,000m 남자 계주에서는 86%의 한국인들이 함께 출전한 한국 선수보다도 오히려 빅토르 안을 응원했다는 통계가 나온 것을 보고 더 놀랐습니다. 이런 현상의 이유는 바로 한국의 공정하지 못한 사회 편 가르기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 희생자인 안현수 선수의 역전극으로 인해 대리 만족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안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와 줄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려 있는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하겠습니다.”라고 했겠습니까?
세 번째가 피겨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입니다. 그녀의 연습이 얼마나 혹독했으면 발목뼈에 1.5cm정도 금이 간 상태인데 수술도 못 한다고 합니다. 그런 김연아 선수가 불공정한 판정이라고 온 세계가 들끓을 때, 자신도 억울하다고 하면서 재판정이라도 해서 금메달을 빼앗아(?) 왔다면 한국 사람들을 비롯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잠깐의 기쁨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소트니코바 선수를 포용하고 지혜롭게 세워주는 행동을 보여주니까 오히려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더 큰 영향력을 나타내더라는 것입니다.
메달을 딴 선수들이 함께 갖는 기자회견에서도 전 세계 매스컴의 모든 질문이 은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에게만 집중되므로 금메달을 딴 17살 소트니코바 선수가 감당이 안 되어 중간에 나갈 정도였었다고 합니다.
지금 나의 신앙경주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쓰여 지고 있습니까?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