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저기 봐요, 나이가 60대인데 생체나이는 70대가 넘었대요." "그러니 먹는 거 좀 균형 있게 먹어요. 너무 육류만 좋아하고 채소를 안 먹으면 저렇게 된데요." 뭘 보고 저런 소리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틀리지 않는 말입니다. 난 '중용'이란 말을 참 좋아합니다.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침이 없는 자세'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종종 내 삶과 내면을 들여다보면 한 편으로 치우친 부분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어디 먹는 음식만 그렇겠습니까? 사람을 만나고 좋아하는 것도 내 취향 따라 가까이 합니다. 뭘 보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것만 보려 합니다. 그러기에 뭔가 맘에 들면 한동안 그 일에서 빠져나오질 못합니다. 균형을 잃은 모습입니다. 사람의 몸뿐 아니라 세상의 이치가 '균형'(Balance)때문에 유지가 됩니다.
쉽게 항상 타고 다니는 자동차만 봐도 얼마나 '균형'이 중요한지 모릅니다. 타이어에 공기압이 균형 잡히지 않으면 흔들리고 속도가 붙으면 위험한 지경에 이릅니다. 세상의 정치나 이념도 좌니 우니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면 극단적이 되어 나라가 어지럽습니다. 경제 문제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무조건 아껴쓰는 것만 중요한 듯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생산과 소비가 균형이 맞아야지 한쪽으로 기울면 경제가 흔들리게 됩니다. 자연의 질서도 '먹이 피라미드'가 균형을 맞추고 유지되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 쪽이 파괴되면 한 순간은 몰라도 어느 때 가서 생태계 전체가 위험하게 됩니다.
더 말하지 않아도 인류 창조 이후에 가장 중요한 현상 유지의 요소는 '균형'일 것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이 흔들리고 세상으로부터 욕을 받는 이유는 '믿음'과 '행함'의 균형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있노라 말하면서 '행함'이 없는 죽은 믿음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실상은 '믿음'도 없으면서 있는 척 '행동'하며 살아온 위선과 외식의 모습이 자연스럽습니다. 현대 교회의 문제는 '믿음'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배운 것도 많고, 들은 것도 많은 크리스천들에게 없는 것이 '행함'입니다. 진정한 복음의 능력인 '행함'은 없고, 형식적인 것들로 가득 치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먼저 세상에 드러나고 인정받기보다 그리스도인으로 균형 잡힌 삶의 모습을 갖추어야 합니다. 내면이 예수님을 만난 흔적과 성령을 통한 변화를 경험해야 합니다. 이런 흔적 없이 '주님의 일을 해보겠노라 나서지 말길 바랍니다. 행하는 그 일로 책망과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내면에서 먼저 만난 주님이 이제 내 삶에 영향을 끼치시도록 드리는 모습이 나타나야 합니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여가를 보내는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말입니다. '믿음과 행함'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크리스천의 직장이, 가정이, 교회가 흔들리고 무너지고 깨지고 추해져 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 백성을 향해 원하시는 것은 위대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믿음과 행함'이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저는 종종 남성들에게 느헤미야서를 권해드립니다. 이유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의 사람이 어떻게 그 민족과 대적들 앞에서 지도력을 발휘해 나가는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느헤미야는 성벽을 재건하는 사명과 자신을 주변의 적들로부터 지키는 일에 치우침이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였던 모세는 찾아오는 백성의 송사만 보다가 인생을 마감할 뻔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장인 '이드로'의 조언에 자신의 잃어버린 '균형'을 찾았습니다. 우리 주님은 이 땅 위에 공생애 기간 중 수많은 기적을 행하셨고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에 파묻히지 않으시고 항상 한적한 곳을 찾으셨습니다.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지금 혹시 여러분이 어느 한 편에 치우쳐 넘치는 모습이 보이십니까? 내가 잃어버린 '균형'이 나와 가정과 신앙 공동체를 흔들 수 있음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Ki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