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Hellenism과 Judaism이란 말의 유래와 뜻
1) Hellenism
2) Judaism
유다이즘이란 말도 누구나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도록 이 말을 정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말은 흔히 에스라에 의해서 대표되고 탈무드에 의해서 완성된 유대인들의 종교를 지칭하거나 또는 종교가 그 핵심을 이루고 있는 유대인들의 사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래서 풀러신학교의 해그너(Hagner)교수는 I. H. Marshall, A. R. Millard, J. I. Packer, 그리고 D. J. Wiseman이 편집한 New Bible Dictionary에 실린 “Judaism”이란 글에서 유다이즘을 “유대인들의 종교 즉 그들의 신앙과 실천”이라고 정의했고, 매사츄세츠에 있는 Gordon College의 윌슨(M. Wilson) 교수는 엘웰(W. A. Elwell)이 편집한 “Evangelical Dictionary of Theology”에서 유다이즘을 “유대인들의 종교와 문화”라고 정의하였다.
그런가 하면 “나와 너(Ich und Du)”라는 책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유대인 사상가 마틴 부버(Martin Buber)는 그의 “유다이즘에 관하여(On Judaism)”란 책에서 유다이즘을 “종교적 실체의 현상(phenomenon of religious reality)”이라고 정의했는데, 그에 의하면 “종교적인 실체란 문화와 그 여러 국면들에 의해서 그 형체가 결정되는 종교에 있어서의 변하지 않는 핵심이다”라고 하였다. 그의 유다이즘에 대한 정의 역시 뚜렷하지는 않지만 종교가 유다이즘의 핵심이라는 생각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영국학자 데 랑쥬(De Lange)는 이와는 상이한 의견을 갖고 있다. 그는 그의 책 유다이즘개론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유대인들은 유다이즘을 그들의 종교라기보다는 그들의 생활양식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종교라는 말이 우선적으로 신앙의 체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쓰이게 된 것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를 보는 시각에서 비롯되었다. 히브리어에는 종교라는 단어가 없으며, 현대에 이르러 종교라는 말로 사용되는 “다트”라는 말은 원래 신앙의 영역이라기보다 법의 영역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히려 유대인의 특수성(Jewish identity)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종교적 신앙은 유대인이라는 사실에 있어서 한 성분(ingredient)일 뿐이며, 그것도 가장 중요한 성분이 아닐 수 있다. 자신들이 모든 면에서 충실한 유대인이지만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유대인이 많다. 신앙심이 깊은 유대인들이라고 할지라도 자기들을 유대인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유대인의 특수성에 대한 우선적 요소는 출생에 의해서건 또는 선택에 의해서건 그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종교적 신앙과 활동 그리고 이들과 밀접하게 연관된 역사를 떠나서 한 민족으로서의 유대인을 생각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1937년에 오하이오 주에서 열린 랍비들의 총회에서 다음과 같은 원칙의 선언서(Declaration of Principles)가 채택되었다.
“유다이즘은 유대인들의 역사적인 종교체험이다(Judaism is the historical religious experience of the Jewish people).”
차라리 “유다이즘이란 종교적인 체험을 축으로 한 유대인들의 사상과 문화이다”라고 정의했으면 더욱 좋을 뻔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역사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종교적 체험인가? 그것은 아마도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직접 모세의 인도로 이집트의 노예에서 해방되어 시내산에서 토라를 선물로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이 말은 랑쥬의 책 2면에 인용되어 있는데, 이 말이 언급하고 있는 체험이 모세 5경에 기록된 가장 중요한 유대인들의 체험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되면 유다이즘에 대한 정의는 학자들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심한 경우에는 동일한 학자라도 그가 쓴 책에 따라 그 정의가 다르다. 예를 들면 유대인 학자로서 현재 미국학계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유다이즘에 관련된 책들을 가장 많이 저술한 학자들 중의 하나인 뉴스너(Jacob Neusner)는 그의 “기독교 초기의 유대교”라는 책에서 유다이즘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유대교란 현실에 대한 유대적 해석에 따른 신념, 교리, 실천, 경건의 제 형태와 행위, 도덕적 그리고 지적 활동의 총체이다(Judaism: the whole body of belief, doctrine, practice, patterns of piety and behavior, and moral and intellectual commitments that constitute the Judaic version of reality).
그런데 뉴스너는 “현실에 대한 유대적 해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이처럼 정의가 또 다른 정의를 필요로 한다면 올바른 정의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위의 책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기독교가 시작했을 때의 유대교”라는 책에서는 유대교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유대교는 하나님의 의한 유배, 구속, 노예와 해방의 이야기를 자신에게 들려주는 종교이다.
그는 바로 그 앞 페이지에서 “유대교는 종교이다. 종교는 그밖에 무엇이건 간에 하나의 이야기이다”라고 적었다. 과연 어떻게 해서 종교가 실제 생활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하나의 이야기일 수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실제생활과 분리된 종교는 종교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책보다 앞서 출판된 “유다이즘 소사”에서 내린 유다이즘에 대한 정의에서는 현실생활을 언급하였다:
유다이즘이란 세 가지 구성요소들로 되어 있다: (1) 그것은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계시한 토라 특히 모세 5경과 그 밖의 예언서들을 정경으로 간주한다. (2) 그것은 모든 장소와 시대를 불문하고 토라를 고수해 온 자들이 그 연장된 가족 즉 5경이 말하는 거룩한 백성의 일부를 형성한다. (3) 그것은 이스라엘이 토라의 가르침에 따라 살 것을 요구한다. 이 세 요소들은 유다이즘의 세계관, 사회적 단일성, 그리고 삶을 정의한다. 세계관은 토라가 어떻게 읽혀져야 하는가에 의해서 정의되며 유다이즘의 사회적 집단은 - 이것은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그 교회인 바 - 이스라엘 즉 그 거룩한 백성을 포함하고, 그 삶의 방식은 토라에 규정되어 있다.
이것 역시 유다이즘의 구성요소이지 그 정의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해 보인다. 요약하자면 “유다이즘은 유대인의 종교를 지칭하고, 그 종교는 토라와 예언서에 근거한 것으로서 토라는 종교뿐만 아니라 생활방식까지도 규정한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