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사모.
(Photo : 기독일보) 최영희 사모.

우리집 뒷마당에 있는 무화과나무엔 올해도 어김없이 무화과가 많이 열려서 나를 기쁘게 하고 있습니다. 8월 끝자락부터 익기 시작한 열매들이 9월이 다 지난 지금도 보라빛의 소담스러운 열매들을 매어달고 있습니다. 미처 따지 못하면 사방으로 십자가를 그어 놓은 듯 쩌~어억 갈라져 농익은 속살을 드러내면 얼른 따서 입에 넣습니다. 그 신선하고 달콤한 맛은 먹어보신 분들만 아실겁니다. 아침이면 한바구니씩 따도 담날 아침이면 또 익은 열매들이 생겨나 얼마나 기쁨을 주는지 모릅니다.

저도 주님께 이런 풍성한 수확을 안겨 드리어서 나 주님의 기쁨 되고 싶습니다.

무화과나무는 별로 손이 가지 않고 특별한 방법으로 키우지도 않습니다. 관수도 비에 의지하는 것뿐입니다. 상추나 고추등 1년생 작물들은 매일 물을 주어야 하고 1주일 이상 비가 오지 않는다면 말라죽어 버릴 것입니다. 비료도 주지 않고 봄, 가을 한 번씩 멀치를 덮어주는 것이 다입니다. 다른 밭에는 숙성시킨 퇴비로 밭을 만들고 중간중간에 양분도 보충해 줍니다. 수령이 오래되어 워낙에 뿌리가 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나도 주님나무에 뙇~~ 붙어서 뿌리내린 든든한 가지이고 싶습니다.

높은 곳에 있는 무화과를 딸 때에는 사다리에 올라가서 땁니다만 그래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을 딸 때에는 나뭇가지 아래를 잡아 당기면 됩니다. 다른 나무들과 달리 유연해서 심하게 잡아당겨도 가지가 부러지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조금만 힘들게 해도, 흔들어 놓기만 해도 상처받고 실족하는 내 모습이 비교되었습니다. 이리 잡아당겨도 저리 잡아당겨도 아파하지도 않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금 제자리 찾아가는 무화과나무 가지입니다.

나도 이런 가지가 되고 싶습니다.

보통 무화과 나무가지 하나에는 무화과가 10-12개가 열리는 것 같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서 시간간격을 두고 하나가 크면 하나가 좀 작게 끝까지 다 익습니다. 한 가지에 어찌 이리도 많이 열리는지요.. 요즈음 같은 때는 정말 부러워 죽겠습니다. 우리교회 사랑나눔잔치를 앞두고 한 영혼이라도 주께로 인도하여 하나님앞에 전도의 열매를 맺고 싶은데..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참음 등등..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들도 주렁주렁 맺고 싶은데..

나도 정녕 무화과나무 가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