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전 활용법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이 책은 학습 전 활용법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당신의 유일한 위로는 무엇인가요? 내가 내 것이 아니요, 몸과 영혼이 다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1문).”

지난 2011년 출간돼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특강 소요리문답(이하 특답)> 상·하권을 펴낸 흑곰북스가, 올해 초 또 하나의 야심작 <특강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하 하답)>을 내놓았다. 특히 올해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발표된 지 450주년을 맞는 해여서 다양한 기념행사도 열리고 있어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하답’은 2년 전 ‘특답’처럼 화려한 그래픽으로 성도들의 눈을 사로잡으면서, ‘먼지 쌓이고 고리타분해진’ 요리문답의 이미지를 단번에 바꿔놓았다.
‘요약맵’은 복집한 교리의 체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여러 문답 사이의 연결성을 확인시킴으로써 머리 속에 큰 그림을 지도처럼 그릴 수 있게 한다. QR코드를 통해서는 추천사와 서평, 여러 어플리케이션을 만날 수도 있다.

단원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따뜻한 색채의 일러스트는 어린이들의 시선을 붙들어 놓는다.
단원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따뜻한 색채의 일러스트는 어린이들의 시선을 붙들어 놓는다.

요리문답서인 만큼 주일학교 공과공부 시간에 교사와 함께 공부해도 좋지만, 성인이든 학생이든 혼자서도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앞의 ‘1문’ 해설을 보면 ‘누구에게 위안이 필요할까요?’부터 시작해 ‘참된 위안은 따로 있습니다’, ‘내가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 등 각 내용들을 조목조목 꼼꼼히 짚어주면서, 주요 교훈까지 챙겨주고 있다. 여기에 이 모든 교리가 ‘성경’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오늘날 실정에 맞는 비유나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죄’와 ‘심판’에 대해 좀처럼 듣기 어려워진 시대에,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신학적인 내용이 담긴 ‘심화학습’과 복습을 위한 ‘확인질문’ 및 ‘에필로그’, 중간 중간 머리를 식히면서 배경지식을 파악하게 해 주는 ‘포토 에세이’와 ‘역사 속으로’ 등은 저자와 출판사의 기획력을 짐작케 한다. 16주 또는 20주 코스 등으로 학습 계획을 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터디 플랜 가이드’와 ‘단원별 학습 점검표’까지 마련, 학교 공부를 위해 시중에 판매되는 참고서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미 나온 ‘하답’ 상권에는 총 3부 129문으로 구성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중 1-2부가 수록돼 있으며, 올해 안에 3부가 담긴 하권이 나올 예정이다. 교리교육 분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답’의 저자인 이성호 교수(고신대학원)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다.

<특강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저자 이성호 교수
<특강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저자 이성호 교수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발표 450주년을 맞았는데, 다른 여러 문답들과 구별되는 특징은 무엇이 있나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칼빈신학의 영향을 받은 팔쯔라는 독일 지역 선제후가 백성들에게 신앙교육을 강화시키려, 우르시누스와 같은 뛰어난 신학자들에게 명령하여 작성된 문답서입니다. 이 요리문답은 다른 나라에도 소개되었는데, 특히 네덜란드 교회가 이 요리문답을 받아들이면서 웨스트민스터 요리문답과 더불어 가장 유명한 요리문답이 되었습니다. 내용에 있어 웨스트민스터 요리문답과 차이는 거의 없으나, 진술하는 형식에 있어 웨스트민스터 요리문답이 훨씬 체계적이라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감성적이고 신앙고백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목요연하게 여러 문답간의 연결성을 설명하고 있다.
일목요연하게 여러 문답간의 연결성을 설명하고 있다.

-집필 동기가 있으시다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그 자체로 매우 좋은 요리문답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좋은 설명서가 필요합니다. 요리문답은 교리의 내용을 설명하지만, ‘왜 교리가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하답’을 통해 그 일을 하려고 하였습니다.”

-450년이라는 역사가 웅변하는 의미가 있지만, ‘450년이나 지난 문답을 왜…’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도신경은 거의 20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교회에서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와 마찬가지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450년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성경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을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내용이겠지요.”

-‘숲도 보고 나무도 보는 교리학습서’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교리란 하나의 큰 체계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예를 들면 믿음과 행위에 있어, 믿음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면 행위에 대한 이해도 달라지겠지요. 따라서 우리가 신앙을 제대로 점검하기 위해서는 각 교리들의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그 교리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돼 있는지 전체적인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답’을 교회에서 어떻게 활용하면 좋겠습니까. 개혁주의 교단이 아닐 경우에도 가능할까요.

“요리문답은 기본적으로 세례교육을 위한 것입니다. ‘하답’은 교회에서 세례를 받을 성인이나 이미 유아세례를 받은 학생들을 위한 입교 교육서로 사용하면 가장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혁주의 교단이 아닌 경우에는 사용하기가 불편한 부분이 조금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도신경이나 주기도문, 그리고 십계명에 대한 해설은 정말 탁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어떤 교회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모로 유익한 ‘역사 속으로’.
여러 모로 유익한 ‘역사 속으로’

-‘하답’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아쉽거나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점이 있으시다면.

“‘하답’은 요리문답을 상세하게 일일히 다 설명하기보다, 핵심적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하였습니다. 그것이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입니다. 그 단점은 다른 해설서에 의해 보충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신학자이시자 목회자이신데, 교리와 성경, 신앙과 신학에 대한 올바른 관계에 대한 견해가 있으시다면. 작은교회 목회기를 담은 <비법은 없다(그책의사람들)>도 쓰셨는데요.

“교리는 성경을 안내하는 지도입니다. 신학은 자신의 내적 신앙을 외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교리 없이 성경을 읽으면 결국 자기 마음대로 혹은 자기만의 시각으로 성경을 볼 수밖에 없어요. 교리의 도움 없이 성경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상당히 교만한 사람입니다. 한국 신자들은 너무 주관적인 신앙을 추구합니다. 자신이 믿는다고 하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지요. 신앙은 고백을 통하여 체계화돼야 하고 이것을 신학이라고 하는데, 이 신학은 성경에 의해서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하이델베르크시 사진도 ‘포토 에세이’에 담았다
하이델베르크시 사진도 ‘포토 에세이’에 담았다

<비법은 없다>를 쓴 이유는 작은교회를 염두에 두고 쓴 제대로 된 책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튼튼하고 좋은 작은 교회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큰 유익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교리문답 교육은 왜 필요할까요.

“많은 교회들이 제자훈련을 실시하는데 큰 약점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명하는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제자 삼으라는 지상명령을 주시면서 방법도 주셨는데, 그 방법에 대해서는 교회들이 관심이 거의 없습니다. 예수님의 방법대로 하지 않으니 그 교회의 목사의 제자가 되든지 아니면 그 프로그램의 제자가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는 예수님의 방법대로 훈련되어야 합니다.

그 훈련의 가장 처음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는 것입니다. 세례를 주기 위해 교회는 역사적으로 요리문답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정말로 교회가 주님의 제자를 삼기 원한다면, 요리문답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