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중국 선교 중에 한 고아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약 20명 정도의 어린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원장님의 보호 아래 생활을 하고 있었던 그 고아원은 그 지역의 다른 고아원보다 규모도 작고 시설도 보잘 것 없었으나, 그 지역에서 가장 인정받는 고아원이었다.
약 한시간 정도 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그 비결이 궁금해 물었더니, 원장님이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이렇게 대답을 하셨다. “그것은 사랑인 것 같습니다” 고아원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열악한 환경도, 공동체 생활을 하는 불편함도 아니었다고 한다. 저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잊혀짐’이라는 것에 있다고 한다. 부모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은 씻을 수 없는 상처요 아픔이었다. 이 상처는 친구와 이웃들을 대할 때마다 자신이 잊혀진 존재라는 의식을 늘 하게 되고, 심지어 학교에서 선생들로부터도 멀어지게 되는 결과는 낳게 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 때문에 원장님이 고아원 사역을 시작하면서 제일로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이 아이들 한 사람 한사람에게 진정한 사랑을 심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밥도 부모가 해주는 것처럼 준비하고, 옷도 부모가 입히는 것처럼 해주면서 저들에게 진정으로 사랑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이것이 별로 효과를 얻지 못하게 되면서부터 한가지를 시도했다. 바로 하나님의 사랑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공산주의 국가 안에 있는 공공기관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금지 되어 있으나, 저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섬기고 안아주며 대화를 하는 동안에 저들이 점점 원장님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잊혀지고 버림 받았다는 상처와 아픔보다 더 비참한 것은 없다. 그러나 이 비참함도 사랑 앞에는 분명히 녹아지게 되어 있다. 사람에게는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왜 사는가이다. 왜 사는가는 내가 존재할 가치가 있는 자인가를 확신할 때가 가능하다. 이 확신은 바로 사랑 받고 있을 때 이루어진다. 사랑 중에서 가장 숭고한 사랑 바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아가페의 사랑이다. 이 사랑을 경험하는 순간 나는 결코 잊혀진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이 베푸신 아가페의 사랑이 어떤 사랑인가? 나같이 보잘 것 없고, 쓸모도 없는 자를 위해서 하나님이 그 높으신 하늘의 보좌를 버리시고 낮고 천한 인간의 자리로 내려오셔서 나대신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다는 이 사실이야 말로 인류 역사에 가장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가 아니겠는가? 이 사랑 때문에 내가 비로소 삶의 의미와 가치를 얻었고, 내 삶의 수준이 달라져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이 사랑은 나를 살리는 능력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을 심어야 한다. 사랑을 뿌려야 한다. 비록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 있는 심령이라도 뿌리고 심으면 언젠가는 그 마음의 밭이 부서지고 녹아져서 사랑의 줄기가 솟아오르게 되어 있다. 한 인생의 회복과 한 사회와 국가의 회복은 바로 이 사랑을 심는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