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서울대&직장선교 비전포럼이 28일 오후 '한국교회 위기와 직장(일터)선교 발전방향'을 주제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서울대학교 기독교총동문회(회장 박흥일 장로)와 (사)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대표회장 주대준 장로, 이하 한직선)는 지난 2011년 한직선 창립 30주년을 맞아 첫 비전포럼을 가진 후 매년 포럼을 열고 있다.
한직선 주대준 대표회장은 "비전포럼을 통해 서울대 선교 관련단체들과 직장선교 관련단체들의 상호 유기적 참여와 협조를 통해 양 기관의 획기적인 도약과 발전을 기대한다"며 "나아가 학원선교와 직장선교 등 특수선교에 각별한 관심과 지원협조가 이뤄져 결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적 위기 극복을 위한 세 가지 길
1부 기도회에서는 박흥일 회장 사회로 주대준 대표회장의 기도 후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장)가 '위기 극복의 세 가지 길(막 1:14-15)'을 주제로 설교했다. 김명혁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영적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영적 위기의 근본 원인은 죄인들이 하나님을 멀리 떠나고, 죄인들이 교만해져서 의인 의식을 갖고, 하늘을 바라보는 대신 세상을 바라보면서 정치·경제·문화 등 세상 유행에 집착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문을 토대로 '위기 극복의 세 가지 길'로 △회개하는 길 △순수한 믿음의 길 △하늘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천국 소망의 길 등을 꼽았다.
먼저 김 목사는 "모든 영적 위기의 첫째 원인은 하나님을 떠나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간 데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부인하고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면서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회개'가 첫째 길"이라며 "지금 한국교회에는 죄 고발은 난무하지만 처절한 죄의 고백은 점점 사라져가고, 점점 사라지는 '죄인 의식' 대신 '의인 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과 다른 입장을 내세우는 개인이나 교단, 단체나 신학을 이단시하고 정죄하면서 이스라엘이 바리새주의에 빠졌던 것과 비슷한 영적 위기에 처했다는 것.
김명혁 목사는 "창조주 하나님과 구속주 예수님만을 믿고 의지하고 순종하는 데서 떠나 세상과 자신과 돈과 지식과 권력을 믿고 의지하는 데로 돌아간 데서 영적 위기가 발생했다"며 "그러므로 세상과 자신과 돈과 지식과 권력을 믿고 의지하던 것을 포기하고, 십자가 복음에 나타난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믿고 의지하는 '순수한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번째로는 "영적 위기는 또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세속주의에 집착하는 데서 나타난다"며 "종말과 천국 지향적인 기독교를 회복하고, 사도 바울처럼 늘 '천국 소망'을 지니고 하나님 나라의 일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선교, '흩어지는 교회'로 하나의 교회 공동체
2부 포럼에서는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를 좌장으로 '한국교회 위기와 미래대응 전략방안'을 최윤식 소장(아시아미래연구소장)이, '직장선교 실태와 미래발전방안'을 김철영 명예교수(장신대)가 각각 발표했다.
김영한 박사는 '한국교회 위기는 교회 지도자들의 섬김정신 결여에서 오는 위기로, 깨어있는 평신도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목의 개회사에서 "한국교회가 비록 130여년의 짧은 역사에도 한국 사회제도 안에 공적 종교로 안착했지만, 내실 성장(칭의에 따른 성화)을 외면하고 외면적 성장과 물량적 축복만을 추구하는 등 압축성장 후유증으로 중세교회의 병폐를 그대로 안게 됐다"며 "그러나 일반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이 깨어있는 한 한국교회에는 미래가 있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직장선교에서 평신도들은 성속 이원론에서 벗어나 직장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며 "한국 평신도들은 높은 교육과 신앙, 윤리를 지닌 자로서 바른 성경적 신앙을 갖고 한국교회의 좌표를 말씀과 성령 위에 균형잡힌 윤리의식과 연합, 관용의 태도를 실천함으로써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예장통합 직장선교연구소장이기도 한 김철영 교수는 "한국교회는 소위 포스트모던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새로운 복음의 접근을 요구받고 있는데, 그중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 바로 '직장선교'"라며 "그러나 한국교회가 직장선교에 대한 선교적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아직 신학적 이해와 실천적 협력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4대 특성을 ①교역자 중심 ②주일 중심 ③교회(건물) 중심 ④예배 중심으로, 직장선교의 4대 특성을 ①평신도(직장인) 중심 ②평일 중심 ③직장(사회) 중심 ④성경연구 및 기도, 전도 중심 등으로 각각 대비하면서 "한국교회와 직장선교는 함께 그리스도인 된 자들로서 그리스도의 교회를 세워나가기 위해 상호보완적이고 보완협력적 관계를 바로 세워나갈 신학적 사명과 교회적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3중 직무, 즉 '예언자의 직무와 하나님 말씀 선포, 제사장 직무와 하나님-인간 화해, 왕의 직무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깊이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세상에서 역할과 사명을 감당하려면 개교회주의와 독선, 권위주의를 넘어 '협력·상생·연합'이라는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하는데, 오늘날 '일자리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직장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한국의 직장선교는 곧 '흩어지는 교회'로서 하나의 교회 공동체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직장선교 사역의 비전과 목표들이 크게 보면 바로 한국교회 사역의 지평이 될 수 있는 점에서, '생활현장의 복음화'인 직장선교는 21세기 기독교 부흥의 또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최윤식 소장은 한국교회 위기 요인들로 ①양적 감소 ②'늙어가는 교회' 시작 ③모임 및 헌신자 급감 ④재정 약화로 인한 부도, 사역 약화, 선교동력 상실 등을 지적하면서, △깨어지는 가정들에 대한 돌봄사역 △교회학교에 대한 과감한 투자 △고령화 세대들에 대한 새로운 비전 부여 및 선교·전도 동력으로 활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논찬에는 김영훈 원장(한국교회법연구원), 유영대 기자(국민일보 차장), 이영환 목사(한직선 지도목사) 등이 나섰다. 김영훈 원장은 "한국교회 위기 원인에는 여러 현상들이 있지만 결국 한국교회의 정체성, 즉 본래 참모습이 상실된 것이 주된 원인이라 생각한다"며 "직장선교의 결실도 직장인들의 생활신앙 실천여부에 의해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했다.
유영대 기자는 "활발했던 직장선교 활동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수 년 전 '공직자들의 종교 폄훼' 논란이 나오면서부터"라며 "이 때문에 공직자 등 직장에서의 집회가 위축돼 직장선교 활동까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 과정에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의 기독교 공격 실체가 드러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유 기자는 "21세기는 평신도 직장인 선교 시대로, 평신도를 어떻게 잘 양육해 직장인 선교사로 만드느냐가 교회 성장의 성패를 좌우하게 됐다"며 "이제 한국교회와 교역자는 직장선교에 적극 나서야 하고,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이 과제를 협력해서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