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미국 뉴욕타임스(NYTimes)에 기고한 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시리아 공습은, 유엔 헌장에 따라 받아들일 수 없는 ‘공격적 행동’”이라며 “이는 중동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필연적으로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들을 낳고, 전쟁을 시리아 국경 밖으로 확대시킬 것”이라면서 “무력 사용은 앙측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미 아프가니스칸과 리비아, 이라크 전쟁에서 입증되지 않았는가. 시리아 공습은 이란의 핵 문제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갈등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 나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가 오히려 반군이 강대국의 후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다”면서도 자국이 시리아 정부군에 군사 지원을 해 온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시리아 문제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면서도 “동기가 무엇이든 자신을 ‘예외적’이라고 생각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기고문에 대해 백악관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다음날인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그동안 러시아에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해 온 푸틴이, 오히려 미국이 국제사회에 전파하고 있는 민주주의 가치를 부르짖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고문이 미국 언론에 실린 것도 참으로 멋진 아이러니다. 이는 표현의 자유라는 미국의 특별한 전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밥 메넨데즈 미국 상원외교위원회 위원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KGB 출신이 미국의 국익에 관해 논한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난했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푸틴의 기고문은 미국인 전체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