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폐에 새긴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In God We Trust)” 문구와 관련, 삭제를 요청한 무신론자의 고소가 기각됐다.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해롤드 바에르 주니어(Harold Baer Jr.) 판사는 지난 9일,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바에르 판사는 “반복적으로 이러한 문구의 세속적인 목적과 효과를 추정하면서 제9·5·10 항소법원, D.C 항소법원 등 모든 항소법원의 결과를 고려해 왔으나, 화폐에 새긴 이 문구에서 위법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각각의 항소법원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화폐에 새긴 문구에서 어떤 위법한 단서를 발견할 수 없었다. 세속적인 목적 외에 어떠한 종교적인 영향력 혹은 지지를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보수 종교단체인 미국법과정의센터(American Center for Law and Justice, ACLJ)는 41명의 국회의원들과 약 9만명의 미국 시민들의 이름으로, 이 문구를 지지하는 법정소견서를 제출했다.
ACLJ의 제이 세클로우(Jay Sekulow) 사무총장은 “법원이 이같은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 기각은 바른 결정이며, 이는 미국 대법원을 비롯한 앞선 법원에서 ‘이 문구가 헌법 조항과 제1수정헌법을 위배하지 않는다’고 내린 판결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과 19명의 원고는 미국 화폐에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문구가 들어간 것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소송은 특별히 제이콥 J. 류(Jacob J. Lew), 재무부장관, 리차드 A. 피터슨(Richard A. Peterson) 국무부 장관 대리, 래리 R. 펠릭스(Larry R. Felix) 연방인쇄국 국장 앞으로 제기됐다.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의 댄 베이커(Dan Baker) 공동회장은 앞서 “이는 ‘종교적인 문구’로, 정부에 있어서는 안 된다. 교회와 민간단체들에게 속한 메시지는 사역자들 안에서 공유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언급한 ‘우리’는 누구를 나타내는가? 만약 우리 모두가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미국정교분리연합(Americans United for 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의 대외협력 담당자인 롭 보스톤(Rob Boston) 목사 역시 법원의 기각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스톤 목사는 “우리는 이번 결정에 동의하지 않지만, 놀랄 것도 없다. 대부분의 법원이 이 문구를 ‘의식적인 이신론’이라고 부르며, 관련 이슈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