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박석규 목사.

8월은 '광복의 달' 이다. 15일이 독립 68주년 기념일이다.
일제가 연합군에게 항복하던 날, 해방된 그 날의 감격은 형용할 수 없다.

찬송가 '삼천리 금수 강산'은 翰西 南宮 檍 장로가 1907년 작시한 신앙을 바탕으로 독립사상과 애국심을 불러 일으켜 애국가와 같은 역할을 해준 찬송이다.
이태리 가곡 작곡가 개타노 도니제티(Gatano Donizetti) 곡을 편곡한 크라리온(Clarion) 곡에 마추어 부르다 1967년 개편 찬송가 위원회에서 그 유명한 민족 찬송가를 외국 곡에 마추어 부르는 것 보다 우리 나라 작곡가가 작곡하여 부르게 하자는 논의에 따라 이동훈 교수가 작곡을 맡게 되었다.

이동훈 선생은 평안북도 용천 이기혁 목사의 장남이자 서울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의 부친이다.
바이올린 제1연주자요, 지휘자, 테너, 교수, 찬송가 작곡가로 한국교회음악의 뿌리다. 시대의 아픔과 고난 가운데 순수한 교회음악의 열정으로 근원처럼 존재한 인물이다.

그가 작곡한 찬송가는 '삼천리 금수간산' 외에
김재준 작시 '어둔 밤 마음에 잠겨' (261장)
방병섭 작시 '가슴마다 파도친다'(303장)
김활란 작시 '캄캄한 밤 사나운 바람 줄 때'(461장) 등이 있다
21년간 필그림 합창단의 지휘자겸 단장으로 한국 합창운동의 선구자다.
아버지를 따라 청렴하고 결백하며 돈 안생기는 교회음악에만 전념하다보니 가난하게 살았다. 일화에 의하면 결혼생활 30년 온돌방에 불 한번 뜻뜻하게 때보지 못하고 지냈다고 전해진다. 그는 58세에 소천하였다.

찬송가 371장 원래 제목은 '일하러 가세' 다.
남궁 억 장로는 우리나라가 일제 침략으로 갖은 수모를 겪기 시작할 무렵 이 가사를 만들어 온 민족이 부르게 하였다. 내용이 간단하고 익히기 쉬워 빨리 보급되었다.
민족의 가슴 깊이 스며 들었고 찬송가에 정식 편입되어 방방곡곡 교회에 울려퍼지자 일본 경찰이 애국심이 농후하다는 이유로 1937년 3월 부르지 못하게하여 찬송가 금지곡 제1호가 됐다.
그러나 사라진 것이 아니라 폭죽처럼 터져가는 불꽃되어 삼천리 강산에 메아리치며 기독교인의 行進曲이 되었다.

남궁 억 장로는 1863년 서울 정동에서 태어났다.
명문 가정이었으나 일직 부친을 여이고 편모 슬하에서 '불의와 가난에 굴복하지 말라'는 교훈을 들으며 자랐다. 영어학교가 생기자 입학하였고 졸업 후 총해관(지금의 외교통상부) 통역생으로 취직하여 관직에 몸 담았다.
영어 실력이 알려져 고종황제 영어 통역관이 되고 영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벨지움을 순방하는 전권대사의 통역관으로 일하고 군수가 되기도 하였다.
황성신문사를 설립하였는데,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맺어지자 분개하여 관직을 사퇴했다
나라를 구할 길은 오직 인재를 기르는데 있다고 생각하여 교육에 뜻을 두어 전념하였고 '현산학원'을 설립하기도 하였다.

그의 업적 가운데 빼놓수 없는 것이 '무궁화 운동'이다. 일제가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하여 일장기와 일본 國花 벚꽃을 보급하고 장려하는 것에 항거하여 무궁화 묘목을 만들어 '무궁화 동산 꾸미기 운동'을 벌렸다.
무궁화 나무를 전국기독교 학교와 교회, 기독교 단체, 가정에 분배하였다. 그야말로 삼천리 반도는 무궁화 꽃 동산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본이 그냥 둘리 없다. 그는 체포되었고 8만주가 넘는 무궁화 묘목이 모두 소각되었으며 각급 학교에 심어졌던 무궁화는 물론, 마을 가정집에 있는 무궁화 나무까지 뽑아 버렸다.

하나님 사랑, 나라 사랑을 실천하며 애국의 길을 가는 동안 수많은 고난과 역경에 부딪쳤다.
그는 5번의 옥고를 치르면서도 끝까지 지조를 지켰다.
1934년 또 다시 72세 나이에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어 복역중 병보석으로 출감되었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되어 1939년 4월 5일 77세를 일기로 독립을 보지 못하고 소천하였다.
그 일생을 돌이켜 볼 때, 할일 많은 이 땅, 일꾼이 부족한 시기에 태어나 가진 재능 다 바쳐 활동한 분이다.
그는 평소에 '내가 죽거든 무덤을 만들지 말고 과목 밑에다 묻어서 거름이나 되게하라'고 했다.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하나님 주신 동산
이 동산에 할 일 많아 사방에 일꾼을 부르네'
삼천리 반도는 錦繡江山이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강산이다.
하나님이 주신 복된 우리 삶의 터전이다.
그 누구도 침략하고, 억압하고, 빼았아 짓밟을 수 없는 강산이다.
이 아름다운 금수 강산에 할 일이 많다. 우리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으니 일하러 가자고 독려하고 있다.

2절을 보자
'봄 돌아와 밭 갈 때니 사방의 일꾼을 부르네'
봄은 4계절 중 가장 활기찬 계절이다. 씨뿌리고 싻 나고 꽃 피는 희망의 계절이다. 봄은 청춘의 계절이다. 젊음의 계절 spring-time이다.
그 봄이 돌아왔다. 어김 없이 돌아 왔다. 광복의 도래를 암시하고 있다. 어김없이 돌아 왔으니 밭 갈 때라, 일할 때라, 동,서,남,북 四方의 일꾼을 부른다.
구구절절이 애국심의 발로요 민족애의 절정이다.

'일하러가세 일하러가 삼천리강산 위해
하나님 명령 받았으니 반도강산에 일하러가세'

'곡식익어 거둘때니 사방에 일꾼을 부르네
곧 이날에 일가려고 누구가 대답을 할까'

8할이 농민으로 농사를 지을 때라 농사에 비유하여 가사를 쉽게 썼다.
그동안 씨 뿌려 가꾸어온 곡식 이제 다 익었다. 추수 할 때가 왔다.
거둬들일 일꾼을 부른다.
하나님의 명령이니 일하러 가자 !
이 날에 누가 대답을 할까?
내가 가겠소!
나서야 하지 않겠나...

이 응답은 어느 시대나 동일하게 有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