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에 21장에 보면 바울이 예루살렘을 향해 가는데, 가는 곳마다 성령의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가지 말라고 권합니다. 심지어 아가보라는 예언자는 바울이 어떻게 체포되고 고난당할 것인지를 시범까지 보이면서 만류합니다. 그들의 말은 옳았습니다. 바울은 그들의 예언대로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바울은 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예루살렘으로 갔을까요? 성령께서 바울에게는 그와 같은 사실을 계시해주시기 않았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바울도 그 사실을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보와 지식이 아니라 해석과 순종이었습니다.
성령의 계시로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체포될 것을 안 사람들은 당연히 거기 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가 있으니 피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루시려고 하는 계획이 있음을 알았기에 기꺼이 순종하고 예루살렘으로 갔던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사람들과 바울의 차이였습니다.
사람들도 성령을 통해 바울이 체포될 것을 알았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성령께서 그와 같은 사실을 알려주신 것에 대해 무척 흥분했을 것입니다. 마치 굉장한 비밀을 알게 된 것처럼 들떠서 바울더러 가지 말라고 만류했습니다. 성령의 계시를 아는 것도 중요하고, 지식이나 정보를 통해 분석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순종’입니다.
목회를 하다보면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안 된다, 못 한다, 어려울 거다”고 말하는 교인들이 많습니다. 마치 자기만 그 어려움과 문제점을 알고 있는 것처럼 야단법석을 떱니다. 물론 그분들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바울을 만류한 사람들의 생각이 성령의 감동에 기인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문제는 순종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는 반드시 어려움과 도전이 있습니다. 그런데 때로 그 어려움과 문제점이 바로 하나님이 의도하시는 바라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께는 일의 성사(成事)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일은 순식간에 성취될 수 있습니다. 바로 그 놀라운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는 비결이 순종입니다.
마치 자신의 분석과 판단이 최선인 것처럼 생각하는 교만을 버려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분석과 판단이 필요한 분이 아닙니다. 우리의 순종을 원하십니다. 우리에게 복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순종이 복을 받는 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