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H. 슐러 목사(우)와 그의 아들 로버트 A. 슐러 목사(좌)
(Photo : 기독일보)
로버트 H. 슐러 목사(우)와 그의 아들 로버트 A. 슐러 목사(좌)

아버지 로버트 H. 슐러(Robert H. Schuller) 목사에 이어 2년 동안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Ministries) 담임을 맡았었던 로버트 A. 슐러(Robert A. Schuller) 목사가 지도자 컨퍼런스에서 목회직 계승에 대해 언급하며 "만약 아버지가 책임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기만 했다면, 교회가 여전히 사역자들에게 남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26일 인터넷생방송 '리더십 네트워크'에 출연해 "내가 후임 사역자 역할을 수락했을 때, 아버지는 교회의 특사가 되는 것과 기부금을 모으는 것에 힘쓰기로 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어떤 이유에선지 교회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 여동생(쉴라 슐러 콜맨 목사, 수정교회 직전 담임)과 다른 사람들의 공명판이 됐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내 마음에는 어떤 의문도 없다. 내가 적절한 권위와 모든 책임감을 부여받고, 나의 아버지가 단순히 이들에게 "난 더 이상 할 일이 없다'고 했다면, 우리는 많은 일들을 정당하게 했기 때문에 매우 성공적인 담임직 승계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58세의 슐러 목사는 수정교회 지역 신도들 역시 수정교회와 합병됐으며, 교회 설교 방송인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 역시 이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슐러 목사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방송국 사장을 맡아 왔다. 지난 1월 수정교회 이사회는 로버트 H. 슐러 목사의 손자인 바비 슐러(Bobby Schuller) 목사를 매주 방송되는 '능력의 시간' 프로그램 인도자로 선임했으며, 이사회 투표권이 없는 회원들 역시 이에 동의했다.

수정교회의 외관과 전면이 유리로 된 벽면에 세계 최대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본당의 모습.
(Photo : 기독일보)
수정교회의 외관과 전면이 유리로 된 벽면에 세계 최대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본당의 모습.

지난 2010년 10월 부도 신청을 냈던 수정교회는 2012년 2월에는 상징적 건물과 란초 카피스트라노 캠퍼스를 로마 가톨릭 오렌지 카운티 교구(Roman Catholic Diocese of Orange)에 팔았다. 엄청난 액수의 채무액 지불을 위해 유리벽과 세계 최대 파이프 오르간 설치로 유명한 예배당을 포함, 부동산 대부분을 매각하겠다는 회생 계획안을 지난해 5월 법원에 제출했다.

수정교회 전체 사역을 총괄하는 지도위원회 존 찰스(John Charles) 신임 회장 겸 CEO는 지난 1월 보고를 통해 "청빙 목사였던 바비 슐러는 사역지가 6월 새로운 캠퍼스인 성 칼리스투스 가톨릭 교회로 이전하고, 일부 재정적인 문제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급여를 받지 않는 목사직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더십 네트워크의 워렌 버드(Warren Bird) 박사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세습을 전후로 가장 최악의 상황이 무엇이었느냐'고 묻자 슐러 목사는 "전 리더십이 반드시 물러나야 하고 길을 비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장로교 혹은 일부 장로교단이 오래 전부터 이해하고 배워왔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목사들에게, 특별히 교회 설립자에게 이는 매우 어렵고,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아버지를 비롯해 아버지와 비슷한 사자나 호랑이 같은 사람들을 본다. 이것은 그들의 인격과 전 생애를 통해 배워온 모든 것들에 대해 비직관적인 것"이라고 대답했다.

슐러 목사는 "아버지에게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정신적인 능력이 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다. 이는 지난 2000년도에 내게 매우 뚜렷해졌다. 나는 그래서 아버지와 동역하려고 했다. 아버지는 프로그램을 따라오기 어려웠고 언제 일어서야 할지 알지 못했다. 2008년에 아버지는 정말 능력이 없었고, 결정을 내리는 것조차 맘대로 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아버지를 위해 결정을 내려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해야 했던 것은 이러한 힘든 상황을 외면하고 떠나는 것이었으나, 그는 불행히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슐러 목사는 교회와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 끝에 결국 지도위원직을 사임하고 교회를 떠났으며, 이어 교회 주요 사역을 담당하고 있던 그의 모든 가족들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슐러 목사의 딸로 직전 담임이었던 쉴라 슐러 콜맨 목사는 100여 명의 교인들과 함께 '호프 센터 오브 크라이스트(Hope Center of Christ)'란 이름으로 교회를 개척하기로 한 바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예배당 가운데 하나인 수정교회 본당 건물은, 그 이름처럼 온통 유리로 뒤덮인 벽면과 세계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으로 널리 알려져 왔으며, 지난 50년간 방송되며 수많은 시청자들을 모으고 있는 주간 TV 설교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이 촬영되는 장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