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전세계에서 유행한 화제어 중 하나가 '강남스타일'이다. 선진국 클럽인 OECD 회원국 가운데 일본(20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나라에서 뮤직 차트 1위에 올랐다. 싸이가 이룬 의미있는 성과는 세계평화에 적잖이 기여했다는 점이다. 중국에 강제 병합당한 티베트에선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노래를 만들어 세계 여론에 호소, 눈길을 끌었는가 하면 중국의 저명한 반체제 인사는 손목에 수갑을 찬 채 말춤을 춰 공산당의 일당독재에 야유를 퍼부었다.
'강남스타일'은 내년 초 사전에도 등재될 것이 확실시 된다. 영국의 콜린스 사전은 강남스타일과 재정절벽 등 12개가 '올해의 단어'에 선정됐다며 이 중 강남스타일이 끼친 정치 사회 문화적 영향력을 고려해 정식 단어로 오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사전은 강남스타일을 클래스와 트렌드가 있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풀이해놨다. 쉽게 말해 격조있는 삶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강남스타일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다보니 콩글리시도 덩달아 뜨고 있는 추세다. 엊그제 영국의 BBC 방송은 콩글리시는 영어의 진화라며 한국적인 영어 덕분에 어휘가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방송이 꼽은 대표적인 콩글리시가 '스킨십(skinship)'이다. 스킨과 프렌드십의 합성어로 신체접촉을 통해 우정(애정)을 쌓거나 소통을 한다는 뜻이다.
스킨십의 출처는 사실 '잉그리시(Engrish)'다. 재플리시(Japlish) 또는 쟁글리시(Janglish)라고도 하지만 영어권에선 잉그리시가 더 익숙하다. 일본인들은 알파벳 r과 l을 명확히 구분해 발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신조어가 생겨났다.
스킨십이 한국에 들어와 유행하자 BBC는 이를 콩글리시로 착각했던 것 같다. 한국이 IT강국이어서 잉그리시보다 콩글리시 전파력이 훨씬 세 이 같은 보도가 나온 모양이다.
콩글리시 중엔 엉터리 영어가 적지 않다. '언급하다'는 뜻의 멘션(mention)이 한국에선 '멘트'라고 불린다. 그것 뿐인가. 핸드폰은 영어의 엉터리 조합이고 자동차의 '핸들'은 한국 고유의 영어다. 아파트먼트를 아파트라 부르는 건 또 어떻고. 원래의 의미와 다르게 영어표현을 가져다 쓰거나 표현 중 일부를 생략하는 등 따지고 보면 가짜 영어다.
BBC 보도대로라면 멘트도, 아파트도 영어의 진화를 이끌어낸 단어들이 틀림없다. 이젠 콩글리시를 말한다고 해서 창피해 하거나 주눅들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콩글리시 사전이 등장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요즘은 인터넷이 지배하는 세상이어서 다음 세대의 영어는 오늘날의 영어보다 사뭇 다른 형태를 띠게 될지도 모른다. 콩글리시와 잉그리시, 여기에 히스패닉계의 스팽글리시 등이 어우러져 어떤 꼴의 영어가 탄생할지 예측불허다.
영어의 가치가 훼손된다며 앵글로 색슨족은 '앵글리시'란 말을 쓰기도 하지만 언어는 계속 진화하기 마련이어서 한낱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다.
<유코피아 제공 www.ukopia.com>
© 2020 Christianitydaily.com All rights reserved. Do not reproduce without permiss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