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법도 사이비 설립 취소 가능
사법부 판단 받을 기회 봉쇄 문제
개정 시 일반 종교단체 포함 충분
종교의 자유 보장 위한 정교분리,
오히려 종교 자유 발목 잡는 형국

최혁진 의원(무소속) 등 10인이 최근 발의한 일명 '통일교·신천지 방지법(민법 비영리법인 항목 개정안)'에 대해,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 사실상 이단뿐만 아니라 전체 종교단체를 포함한 '비영리법인 감독법', '종교단체 해산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법안은 종교법인 포함 비영리법인이 정교분리 원칙이나 공직선거법 위반 시 주무관청이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다. 주무관청 조사·감독 권한도 대폭 강화해, 법인 업무·재산 상황을 보고받고 소속 공무원이 직접 현장에 출입해 장부와 서류를 검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다. 특히 설립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돼 법인이 해산될 때 '잔여 재산의 국고 귀속'을 의무화했다.

한국교회법학회 서헌제 회장은 이번 법안에 대해 "비영리법인은 설립허가 조건에 위반하거나, 공익에 반할 경우 그 설립을 취소할 수 있다(민법 38조)"며 "공익에 반한다는 요건이 다소 추상적이긴 하다. 과거 신천지에 대해 법인을 취소했다가 패소한 적이 있다"고 운을 뗐다.

서헌제 회장은 "종교단체의 경우 단순히 공익에 반하는 문제가 아니라, 헌법상 정교분리나 종교의 자유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행법에 의해서도 문제가 되는 종교단체를 설립취소할 수 있지만 문제는 사법부를 통해 최종 판단을 받을 기회를 주느냐에 있는데, 이번 법안은 좀더 쉽게 해산시키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 회장은 "우리나라는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가 있다. 법을 제정하는 권력과 집행하는 권력, 판단하는 권력이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며 "이런 입법은 다수당이 힘을 바탕으로 견제와 균형의 민주주의 원리를 넘어서고자 하는 것이다. 법률만능주의처럼, 사법부 판단도 없이 법으로 해산시키겠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우려했다.

그는 "사이비 단체의 범죄는 엄격히 단죄해야 함이 마땅하지만, 법을 이렇게 개정하고 나면 법이 사이비 단체만을 향한다는 보장이 없다. 법이란 보편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법을 위반하면 단죄하고 해산시킬 수 있어야 하겠지만, 이는 현행법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데 이번 법안은 사법적 판단을 뛰어넘겠다는 것으로 보여 매우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한국교회법연구원 원장 김영훈 장로는 "정교분리와 공직선거법 위반이 조건인데, 종교법인이 어떻게 선거법을 위반하는가? 위반하는 것은 사람"이라며 "위반 당사자 개인을 다루는 것은 몰라도, 개인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종교단체를 해산시키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영훈 장로는 "사실 예전에는 종교인의 행위는 어떤 면에서 실정법을 초월하는 영적 영역으로 인정했지만, 현 정권과 좌파 세력들은 그렇게 여기지 않고 그냥 법으로 묶으려 한다"고 했다.

전윤성 자평법정책연구소 연구실장(미국변호사)은 "법안에 의하면 비영리법인이 정교분리 원칙에 위반해 선거, 정당 또는 후보자와 관련하여 정치활동에 개입함으로써 공익을 현저히 해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업무 및 재산 상황 확인을 위해 법인 사무소, 사업장 또는 그 밖의 장소에 출입해 장부, 서류, 그 밖의 물건을 검사하게 하거나 관계인에게 질문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는 영장 없는 압수·수색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전 실장은 "나아가 정교분리 위반이나 정치 개입의 이유로 해산된 경우에 잔여재산을 국고에 귀속하도록 했다. 법안이 '정교분리 원칙'을 명시한 것은, 교단이나 사단법인 기독교연합회와 같은 종교법인을 표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도 아닌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러한 반종교적 법안을 대놓고 발의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일까"라고 개탄했다.

그는 "정교분리의 올바른 용어는 국교분리다. 이는 국가가 종교에 간섭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지, 종교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며 "종교와 정치의 완전한 관계 차단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한 완전한 분리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전 실장은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헌법의 정교분리 조항으로 인해 차별적인 종교의 정치 참여 규제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헌법 정교분리 조항을 원용하면서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정치와 종교의 완전한 관계 차단'을 요구하는 주장과 그로 인한 소모적인 논쟁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가, 이제 종교단체 해산법까지 등장했다"며 "종교 자유 보장 강화를 위해 기능해야 할 정교분리가 종교 자유의 발목을 잡은 형국"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