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도 사법도 행정도 없이 가면
이 나라 진짜 망할 수밖에" 강조
'공자가 죽어야...' 같은 의미일 뿐
과거 정치권에서도 공천·단식 때
'이재명이 죽어야...' 나왔던 표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교분리와 개신교 수사 가능성을 언급해 파문이 이는 가운데,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설교 제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날 이 대통령은 해당 설교 제목에 대해 "'이재명을 죽여라. 그래야 나라가 산다', 진짜로 그렇게 반복적으로 설교하는 교회도 있다"며 그 뉘앙스를 바꿔 거론하기도 했다.

이는 원래 손현보 목사(부산 세계로교회)가 지난 2025년 1월 5일 주일예배서 전한 설교 제목이다. 이후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기소당한 손 목사는 현재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 수감된 상태다.

손현보 목사는 설교 제목은 이렇게 정했으나, 실제 내용에서는 탄핵 정국 가운데 세이브코리아 집회 개최를 앞두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당대표의 정치적 행태를 주로 비판했으며,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언급했다. 
▲손현보 목사의 1월 5일 설교 모습. “폭력을 행사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직접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손현보 목사의 1월 5일 설교 모습. "폭력을 행사하자는 것이 아니다"고 직접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 

손 목사는 당시 설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과 방송통신위원장, 이재명 수사 검사를 탄핵시키는 등 29번이나 탄핵시켰다. 주요 인사들을 전부 탄핵시키면, 이 나라가 바로 되겠나"라며 "어떤 잘못이 아니라 직무 자체를 정지시켜서 행정부를 마비시키려는 목적이다. 이런 형태의 탄핵은 역사 가운데 한 번도 없었다"고 개탄했다.

그는 "히틀러가 독재할 때, (독일은) 기독교 국가임에도 어떤 목사도 교회도 일어나지 않고 말하지 않았다. 본회퍼라는 목사님만 일어나서 외치다 사형을 당해 죽고 말았다"며 "이 역사를 방관하고 있으면, 그 비극은 전부 다 국민이 겪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현보 목사는 "더불어민주당은 입법권을 가지고 행정부를 전부 탄핵시키고 있다. 자기 뜻대로 하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공갈과 협박을 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독재 중의 독재자 아닌가? 대낮에 공갈 협박을 하고 있는데도, 그런 소리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그럴 수 있는가' 하고 넘어가고 있다. 동료 의원들도, 언론사도, 유튜브도 자기 뜻대로 안 하면 '내란 동조자'라며 처벌하겠다고 고발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손 목사는 "이게 바로 전체주의 국가로 들어가는 초입이다. 내란에 동조했다고 모두 잡아들이고, 국회의원까지 전부 다 동조 세력이라고 난리치고 난 다음, 이제 헌법재판소에 가서 (탄핵 사유에서) '내란'을 빼겠다고 한다"며 "이렇게 막무가내로 자기 뜻대로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안에 살고 있는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이 나라는 정말 큰 위기가 있고, 나라가 망하고 말 것이다. 정말 나라가 망한다"고 우려했다.

또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한때 강력했던 나라들도 어떤 사람과 일 때문에 전부 망했다. 나라도 망한다. 대국이라고 언제나 그대로인가"라며 "우리가 조금 먹고 산다 해서 절대로 계속되지 않는다. 때문에 기도하고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얼마 전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재명이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고 말했더니, 어떤 사람이 경찰서에 고발했다. 지금 이재명 한 사람 때문에 입법도 사법도 행정도 없이 나가면, 이 나라는 진짜 망할 수밖에 없다"며 "의식 있는 국민들은 깨어 일어나 기도해야 될 줄 믿는다. 백성이 깨어 있어야 나라가 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의 양심에 따라 하나님 아버지 앞에 기도해야 한다. 반드시 우리가 승리하게 될 줄 믿는다"고 덧붙였다.

손현보 목사는 이후에도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발언이 사실상 비유라고 여러 차례 공개 석상에서 밝힌 바 있다.

손 목사는 지난 2월 16일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임하는 통로(마 15:21-28)'라는 제목의 주일예배 설교에서 "'제가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말한다 해서 그 사람이 목숨 끊고 죽으라는 뜻이 아니"라며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말처럼, 나라의 모든 질서를 무너뜨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가 모든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저런 자의 권력이 없어져야 한다고 상징적으로 말한 것이다. 이재명이 죽든지 안 죽든지 저랑 무슨 상관인가"라고 밝혔다.

이후 5월 6일 '고신 정신과 체제 전쟁'을 주제로 열린 고신애국지도자연합(고애연) 주최 제2회 시국현안 세미나 및 기도회에서도 "이명박 4대강, 박근혜에 대해 그렇게 잘못했다고 비판하고 탄핵시켜야 한다던 사람들이, 나보고 '왜 당신은 이재명이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고 설교하느냐'고 한다"며 "그건 내 신앙이다. 이단이 아닌 이상, 어떤 설교를 할 것인가는 설교자의 권한에 속한 것이다. 진리 안에서, '저런 지도자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정권을 잡아선 안 된다' 그런 은유적 표현이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2024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앞두고 2023년 말 ‘대표가 죽어야 당이 산다’고 했던 표현. ⓒ채널A
▲2024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앞두고 2023년 말 '대표가 죽어야 당이 산다'고 했던 표현. ⓒ채널A 

더구나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표현은 정치권에서도 등장한 적이 있다.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당시 대표에 대해 민주당 우세 지역구인 '계양을' 대신 '험지' 출마 요구가 잇따르면서 '대표가 죽어야 당이 산다'는 표현이 나왔다. 그러나 실제 공천 결과, 이러한 표현을 했던 이들은 모두 공천에 탈락하고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이들만 살아남는 '친명횡재 비명횡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앞선 2023년 8월 31일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던 이재명 대표에 대해 당시 여권인 국민의힘에서 비판하자, 박지원 당시 전 국정원장은 자신의 SNS에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며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도 야당 지도자 시절 단식으로 민주주의를 지켰다"고 적었다. 이재명 대통령 논리대로면, 이 역시 '이재명을 죽이라'는 표현이 되고 만다.

▲2023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에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SNS에 표현한 바 있다. ⓒ채널A
▲2023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에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이재명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SNS에 표현한 바 있다. ⓒ채널A 

이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현보 목사의 설교 제목을 직접 언급하면서, 손 목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는 이례적으로 구속 수감된 것이 순전히 사법적 판단만으로 이뤄진 것이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